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달걀은 난황(노른자), 농후난백(젤리같은 흰자), 수양난백(물같은 흰자)로 구성된다. 달걀의 신선도는 난고(난황의 높이), 농후난백의 높은 비율로서 판단한다. 사진은 특 A급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유기농초란(첫달걀)이다.
 달걀은 난황(노른자), 농후난백(젤리같은 흰자), 수양난백(물같은 흰자)로 구성된다. 달걀의 신선도는 난고(난황의 높이), 농후난백의 높은 비율로서 판단한다. 사진은 특 A급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유기농초란(첫달걀)이다.
ⓒ 맛객

관련사진보기


달걀을 반찬이 아니라 요리로 승화시킨 나라가 일본이다. 그들의 달걀말이는 미식적이다. 때론 감탄을 자아나게 한다. 그런 점에서 예술적 요리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달걀만 가지고 나온 요리는 아니다. 새우와 마, 우유 등 몇가지 재료가 첨가되어서 만들어진다. 그렇기에 '달걀은 미식의 소재다!' 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렇다면 달걀은 미식의 소재가 될 수는 없는 것일까? 여주에서 친환경 달걀을 생산하는 에덴동산을 방문했을 때다. 계사를 둘러보고 실내 작업장으로 들어섰다. 일반적 크기의 달걀 사이로 작은 달걀들이 보였다.

초란은 일반란에 비해 사이즈가 작다. 하지만 영양적으로 절대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앞서기도 한다. 우측줄 아래 달걀은 커 보이는데 쌍란일 가능성이 높다
 초란은 일반란에 비해 사이즈가 작다. 하지만 영양적으로 절대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앞서기도 한다. 우측줄 아래 달걀은 커 보이는데 쌍란일 가능성이 높다
ⓒ 맛객

관련사진보기


첫눈에 봐도 약간 실망스런 크기로  보였다. 친환경적으로 자라는 닭들이 저런 달걀을 낳았다는 사실에 실망감도 들려던 참이었다. 문제의 그 달걀은 바로 초란이었다. 초란은 5개월(120~150일)동안 자란 닭이 처음으로 알을 낳기 시작한때부터 약 2주여의 기간에 생산되는  달걀을 말한다. 초절정 영양달걀이라고 할 수 있다.

초란이 무척 신선해보인다
 초란이 무척 신선해보인다
ⓒ 맛객

관련사진보기


초란은 아무 때나 나오지 않는다. 시중에서 구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초란의 영양적 가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에덴농장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다. 해마다 초란이 나올 무렵이면 최고급 자동차를 타고 온 부부가 있다고 한다. 지적이고 품격까지 갖춘 그들은 그 자리에서 이물질 묻은 초란을 아랑곳하지 않고 댓개씩이나 까서 마시고 또 댓판 사가지고 간다고 한다. 최고급 일류 호텔의 요리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부류로 보이는 그들이 무엇 때문에 초란에 환장하는 것일까.

초란의 맛은 일반 달걀에 비할 바가 아니다
 초란의 맛은 일반 달걀에 비할 바가 아니다
ⓒ 맛객

관련사진보기


탁! 탁! 직접 초란을 깨서 맛을 봤다. 난황(노른자)의 농도는 끈적일 정도로 짙었다. 농도만 짙은 게 아니라 맛도 진했고 심지어는 약간 씁쓰름함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고소함은 말할 것도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농후난백(노른자를 감싼 흰자)의 질감은 탱탱거렸고 쫄깃함은 일반 달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한 마디로 미식이었다. 달걀이 미식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아울러 내가 모르는 미식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사실도.

초란은 미식적인 것만은 아니다. 크기는 작지만 영양만큼은 월등하다. 쌍란의 비율이 많다는 게 방증한다.

왼쪽은 유기농초란이고 오른쪽은 유기농달걀이다. 초란의 색이 더 짙다
 왼쪽은 유기농초란이고 오른쪽은 유기농달걀이다. 초란의 색이 더 짙다
ⓒ 맛객

관련사진보기


닭은 알을 만들기 위한 난포세포를 수백여 개 가지고 있다. 이 세포가 성숙되는 순서대로 달걀이 된다. 닭이 처음 알을 낳기 시작할 때 닭들은 힘이 넘친다. 그 때문에 난포세포 두개가 한 번에 배란이 되기도 한다. 이때 난각이 싸버리면 쌍란이 된다. 가장 힘 있고 건강한 닭이 낳은 달걀이 바로 초란이라 할 수 있다.

증명이라도 하듯 초란의 농후난백은 난황을 번쩍 떠받들고 있을 정도로 단단했다. 신선한 달걀일수록 난고(난황의 높이)이고, 농후단백이 많다. 초란은 이 두 가지 요소가 압권이다.


태그:#초란, #달걀, #유기농달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