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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7일 오후 11시 40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이자 핵심측근인 장성택 신임 국방위 부위원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이자 핵심측근인 장성택 신임 국방위 부위원장.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북한은 7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2기 3차회의에서 장성택(64) 국방위원회 위원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한 김정일 위원장의 제의에 따라 이같이 선거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의 제의에 따라 김영일 대의원을 내각총리에서 소환하고 최영림(81) 대의원(평양시당 책임비서)을 내각총리로 선거했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곽범기·오수용·박명선 내각부총리가 해임되고 대신 강능수 노동당 부장(86)과 김락희(77) 황해남도 당 책임비서, 리태남(70) 평안남도 당 책임비서, 전하철(86) 당 중앙위 위원을 새로 부총리에 기용했으며, 조봉주 현 기계공업상과 한광복(64) 현 전자공업상에게 내각부총리를 겸하도록 해 내각 부총리는 기존 5명에서 8명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리주오 대산에 안정수를 경공업상에, 정연과 대신에 조영철을 식료일용공업상으로 기용했으며, 체육지도위원장은 체육상으로 명칭을 변경해 박명철 국방위 참사에게 맡겼다.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지난 4월 9일에 두 달 만에 열린 것이다. 북한이 1998년 이후 2003년을 제외하고는 최고인민회의를 매년 1회씩 열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는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2인자 장성택 공식화.... "장성택 중심으로 후계체제 이끌겠다는 뜻"

북한의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역시 장성택 국방위원의 국방위 부위원장 '승진'이다. 지난해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에 임명된지 1년 2개월만에 부위원장으로 올라선 그는 검찰, 인민보안부, 국가안전보위부를 관장하는 노동당 행정부장을 겸하고 있으며, 사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매제이다.

특히 그의 경쟁자로 알려진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지난 2일 돌연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김일철 국방위원 겸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도 해임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그의 부각은 더욱 두드러진다. 븍한 매체들은 그의 이번 승진이 김 위원장의 '제의'에 따라 이뤄졌음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 대부분은, 그의 부위원장 선임이 '2인자 공식화'이며 김 위원장이 그를 중심으로 후계체제를 구축해나가겠다는 의도를 밝힌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장성택과 함께 김정일 위원장의 양날개였던 리제강이 사라진 뒤 장성택이 승진했다는 점에서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장성택을 위한 회의였던 것 같다"면서 "그가 명실상부한 2인자라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알린 것으로, 김 위원장이 장성택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후계구도를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최영림의 내각총리 기용도 장성택과 연결시켜 분석했다. 양 교수는 "장성택이 가장 애착을 갖고 추진해온 사업이 '평양 주택 10만호' 건설이었다는 점에서, 장성택이 평양시당 책임비서인 최영림을 총리로 추천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도 "장성택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조직을 정비한 것"이라며 "총리와 부총리 인선도 장성택과 연동돼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 연구교수는 또 "장성택의 '2인자 공식화'는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를 한층 더 강화시킬 것임을 예고한다"며 "북한에서 중국의 차세대 엘리트들과의 교류는 주로 군부출신들이 맡아왔는데, 장성택은 군부출신이 아님에도 중국이 지목해서 교류를 요청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장성택이 부위원장이 되면서, 실질적인 북한의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의 부위원장은 조명록 인민군 총정치국장, 리용무 차수,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오극렬 부위원장 4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최영림, 화폐개혁 후유증·인민생활 개선 책임"... "김일성 때 인물들, 관리내각"

최영림 신임 내각총리는, 2007년 4월 임명됐다가 3년 2개월만에 물러난 김영일의 뒤를 이어 인민경제 운영을 맡게 됐다.

1929년생인 그는 고 김일성 주석의 책임서기(비서실장)을 세 번이나 역임했던 인물로, 1971년에 당 경제부서 부장, 1983년 정무원(현 내각) 부총리를 맡은데 이어 1990년에는 국가계획위원장을 겸임했고 1992년에는 금속공업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 뒤로는 주로 중앙검찰소장(1998-2003),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서기장(2005. 4∼2009)등으로 경제와는 거리가 있는 업무를 맡아왔다.

그는 우선 지난해 11월 30일의 화폐개혁의 후유증을 처리할 책임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일 전 총리는 지난 2월 평양시 인민위원회 주요 간부들이 모인 회의에서 화폐 교환 이후 국영상점 상품 판매 가격이 잘못 책정돼 인민들의 생활에 혼란과 불안정을 주었다며 사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지난 2월 15일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경축 중앙보고대회 주석단(귀빈석)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돼 퇴진이 예상돼 왔다.

임을출 연구교수는 "북한이 화폐개혁 이후 주민들의 생활이 다소 호전되는 듯하다가 화폐개혁 이전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최 신임 총리는 내각 재정비와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과제를 맡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각이 대폭 바뀌었고, 그 교체 부서들도 경공업성, 식료일용공업성 등 인민생활 관련 부서들이라는 점도 이와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최 신임총리를 비롯해 강능수(86), 김락희(77), 전하철(86) 신임 부총리 등이 김일성 시대에 활약한 고령의 원로급 인들물이라는 점에서 경제운용권을 갖기보다는 관리형 내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정철 숭실대 정외과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볼 때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인사발표보다는 김정일 방중 이후 북한 내부의 입장 정리나 방중 후속 입법이 더 중요한 것일 수 있다"면서 "인사 이외의 최고인민회의 논의 내용이 공개돼야 이번 인사의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고인민회의#김정일#장성택#최영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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