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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뇌는 어디에서 오는가?
 번뇌는 어디에서 오는가?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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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진 것을 얻으면 얻을 것을 잃을까 걱정이 됩니다. 가진 것을 잃으면 그 허전한 마음을 주체하기가 어렵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면 냉방비가 걱정되고, 추워지면 난방비 또한 염려입니다.

약속을 하면 그 약속을 놓칠까 마음이 초조해지고, 찾아주는 이가 없으면 외로움이 짙어집니다.

누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지면 기다림에 애타는 마음이고, 특정인을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면 즉시 내 마음부터 불편해집니다.

도대체 이 근심과 망상(妄想), 불안과 불편은 어디에서 오는가?

불교에서는 사람의 분별로부터 비롯된 모든 번뇌를 108종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백팔결(百八結)이라고도 하는 백팔번뇌(百八煩惱)는 각기 다른 설명이 있더군요.

첫째는 안(眼눈), 이(耳귀), 비(鼻코), 설(舌혀), 신(身몸), 의(意뜻)의 인식기관이 호(好좋음), 악(惡나쁨), 평등(平等이도 저도 아님)과의 결합으로 인한 18가지 번뇌와 고(苦괴로움), 락(樂즐거움), 사(捨괴로움도 즐거움도 아님)의 결합으로 인한 18가지가 합쳐져 36가지가 되고 이것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존재함으로 108가지의 번뇌가 되었답니다.

둘째는 인식기관인 안이비설신의 육근六根(혹은 육관六官)과 그 인식대상인 색(色형태), 성(聲소리), 향(香냄새), 미(味맛), 촉(觸감각), 법(法진리)의 육경六境(혹은 육진六塵)이 합쳐져 12가지가 되고, 이것은 다시 고(苦괴로움)·락(樂즐거움)·불고불락不苦不樂(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음)이 합쳐져 36가지로 분화됩니다. 이것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걸쳐 이어지므로 108가지가 된 것이랍니다.

셋째는 안이비설신의 육근과 색성향미촉법의 육경 그리고 이 둘의 결합으로 일어나는 인식인 육식(六識)의 18가지에 좋음, 싫음, 좋지도 싫지도 않음 중에서 번뇌의 원인이 되지 않는 좋지도 싫지도 않음을 제외한 결합인 36가지에 전생, 금생, 내생의 3세를 곱한 108번뇌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해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저는 두 가지의 결론을 얻었습니다.

첫째는 108종의 번뇌로 이는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번뇌를 총칭하는 것이며, 둘째는 호, 불호의 분별로, 이 번뇌의 원인은 모두 내 자신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그 해법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환자인 자신의 치료를 위해 다른 사람을 진단하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러므로 '삶이 그대를 속이는 일'은 없는 것입니다.

어쩌면 인생은 아주 단순한 것인지 모릅니다. 오욕(五慾)에 애착하는 자신의 갈애(渴愛)와 무명(無明)이 그것을 얽힌 무명실 타래처럼 헝클어 놓아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뿐이겠지요.

최근 불면의 원인을 3병의 맥주와 3잔의 커피를 에너지 삼아 내가 아닌 곳에서 찾고자 했던 오늘 하루 동안의 헛된 노력에 대해 저 스스로를 책망합니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번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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