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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에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 열차 대전발 0시 50분
세상은 잠이 든 고요한 이 밤
나만이 뿌리치며 울 줄이야
아 붙잡아도 뿌리치는
목포행 완행열차…
 
기적소리 슬피우는 눈물의 플랫폼
무정하게 떠나가는 대전발 영시 오십분
영원히 변치 말자 맹세했건만
눈물로 헤어지는 쓰라린 심정
아, 부슬비에 젖아가는 목포행 완행열차…
<대전 부르스> - 최치수 작사
 

 
노상방뇨로 찌린내 진동하는 '대전 부르스' 노래비 유감
 
대전은 어떤 도시일까. '대전'하면 노래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은 대개 국민 18번 노래, <대전부르스>를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그동안 대전엔 여러 번 가봤지만, 대전에선 한 번 도 살아본 적이 없다. 정서적으로 깊이 다가오는 <대전 부르스>외에 대전은 도대체 어떤 도시일까. 나는 그래서 사전을 한 번 찾아보았다.
 
대전은 동경 127°14'~127°33', 북위 36°10'~36°29'에 있고, 동쪽으로는 충청북도 보은군·옥천군이 북쪽으로는 충청북도 청원군, 충청남도 연기군, 남쪽으로는 충청남도 금산군, 서쪽으로는 충청남도 논산시·공주시에 접한 도시라고 적혀 있다.
 
한 마디로 대전은 한반도 남부의 중심부에 위치한 도시. 그래서 옛부터 교통의 요지로 알려졌다. 대전에서 서울까지 167.3㎞, 부산까지는 294㎞, 광주까지는 169㎞ 떨어져 있다. 대전은 이렇게 남한의 심장부에 있는 도시로 통한다. 뿐만 아니라 교육·문화의 중심도시.
 

 
이 남한의 심장부 대전의 역에 내리면 대전의 상징물처럼 다가오는, <대전 부르스>노래비가 역광장에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대전 부르스> 노래비 주변은 걸인 및 노숙자 등이 항상 맴돌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서울역, 부산역 등 어느 고장이나 별로 다를 바 없어 그냥 무심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익숙한 풍경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지난 13일 대전역에서 추억의 <대전부르스> 노래비 외 대전을 관광하기 위해 함께 온 지인들과 사진 촬영하다가 코를 감싸 쥐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지독한 찌린내! "
"아니 세상에 이럴 수가..."
"정말 말이 안 나오네..."
 
함께 온 지인들은 서로 놀라움을 금치 못한 얼굴로 한마디씩 했다. 세상에 대한민국 심장부이자 교육문화 중심의 도시 대전의 역 광장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분명 노상방뇨한 지저분한 흔적이 여러군데 있고, 찌린내가 진동하는 노래비 위에서 노숙자로 보이는 사내 몇 명이 낮잠을 자고 있었다. 또 주위는 휴지와 기타 쓰레기들로 지저분 했다. 그러나 노래비 주위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노인층 등 대다수 사람들은 이에 개의치 않는 듯 보여졌다. 해서 일행들이 유난히 야단스러운가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전역 광장은 대전의 얼굴이란 점이다. 때문에 항상 청결하도록 관계청에서 관심을 가져야겠다.
 

 
불후의 명작, <대전 부르스>는 1959년 가수 안정애가 발표한 대한민국의 트로트곡. 다른 가수들이 다시 부르면서 <대전 블루스>로 표기된다. 작곡자는 김부해, 작사자는 최치수.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로 시작하는 이 가사는, 신세기 레코드사 직원이었던 최치수씨가 실제로 대전역에서 떠나는 0시50분 열차에서 헤어지는 두 남녀의 모습을 보고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가사를 받은 김부해 작곡가는 3시간여의 작업끝에 <대전부르스>를 창작했다고 전한다. <대전 부르스>는 출반 3일 만에 전국에서 주문이 쇄도했고, 음반을 찍어낸 신세기 레코드사는 창사 이래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한다.
 
이제 <대전 부르스>는 국민들의 18번 가요이자, 응원곡으로 종종 불리운다. 노래 가사 <대전 부르스> 중 "떠나가는 새벽열차 대전발 영시 오십분" 부분을 차용해서 <대전발 영시 오십분>(1963년 작)이란 영화가 제작되는데, 이 영화는 노래의 가사에 의해 스토리텔링을 만들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대전역 광장에 건립된 이 추억의 노래비는, 1999년에 건립된 것. 당시 '추억의 노래비'에 작곡가와 작사가, 가수의 이름까지 새겨 넣으려 했으나, 원곡을 부른 안정애 가수가 조용필의 이름도 같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여, 가수 이름이 빠져 있다는 일화도 전해지고 있다.
 
<대전부르스>는 가수 안정애가 부를 당시에도 크게 히트했으나, 조용필이 1980년대에 취입해 새롭게 인기를 얻었고, 이후 장사익 등 여러 가수들이 다시 부른 바 있다. 대전뿐만 아니라 온 국민들이 사랑하는 <대전 부르스> 노래 가사가 새겨진 추억의 <대전 부르스>노래비는 대전역 광장에 있으나, 온 국민이 사랑하는 노래가 새겨진 노래비기에, 항상 깨끗하게 유지되었으면 하는 마음 큰 것이다.
 

 
대전발 0시 50분... 평양행 완행열차 기다릴 날이 곧 도래 되길...
 
노래 가사에 나오는 대전발 0시50분 완행열차는, 1959년 산 제 33열차. 그러니까  이 노래 가사의 '대전발 0시50분 열차'는 대전발 목포 도착이 아닌, 서울발 대전 경유의 목포행 열차이다.
 
그러니까 서울발은 오후 8시45분이고, 이 기차가 대전역에 도착하는 시각은 0시40분으로 10분 정차 후 0시50분에 대전에서 목포로 출발했던 것. 그러나 이 열차는 생긴 지 1년 후, 1960년 2월 오후 3시35분 발차로 변경되었다고 전해진다.
 
아무튼 대전역은 대전에 있지만 대전 시민만의 것은 아닌 것이다. 더구나 대전역은 교통요지의 관문. 추억의 '대전 부르스' 노래비를 찾는 모처럼의 관광객에게는 유감이 아닐 수 없었다.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 노래를 좋아하고, 한 건물 건너 한 군데씩 노래방이 있는 우리나라다. 대전을 홍보하기에는 이 보다 더 좋은 노래가 어디 있을까. 그리스 가곡 '기차는 8시에 떠나네'처럼, 세계적인 유명 가수들이 다투어 <대전 부르스>를 취입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다고 문득 생각해 본다.
 
또 누가 알까. 통일이 되어 대전발, 평양, 신의주...아니 유럽까지 가는 기차표를 살 수 있는 날이, 내일 모레 곧 들이닥칠지도...
 


#대전#대전블루스#서대전#대전역#노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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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곧 인간이다고 한다. 지식은 곧 마음이라고 한다. 인간의 모두는 이러한 마음에 따라 그 지성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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