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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6·2지방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당권(당 대표)과 대권(대통령 후보) 장악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대의원들은 당권과 대권의 분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당 지도체제에 대해서도 정 대표가 선호하는 단일성 지도체제보다 순수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인텔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오는 8월 개최 예정인 민주당 전당대회의 주요 이슈에 대한 대의원들의 생각을 물었다.

민주당 전국 대의원과 기초 및 광역의회 당선자 등 3937명을 상대로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자동 여론조사시스템에 의한 전화조사(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1.3%다.

 민주당 대의원들은 당권과 대권 분리를 찬성하고 있으며, 당 지도체제 역시 단일성 지도체제보다는 순수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대의원들은 당권과 대권 분리를 찬성하고 있으며, 당 지도체제 역시 단일성 지도체제보다는 순수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한국인텔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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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의원 65.2% "당권과 대권은 분리해야"... 순수집단지도체제 찬성 55.4%

최근 정 대표의 "당권과 대권의 분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발언으로 불거진 당권·대권 분리 논쟁에 대해서 민주당 대의원 응답자 중 65.2%는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당권과 대권 분리를 반대하는 응답자는 22.3%에 불과했다. 12.5%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당권과 대권을 동시에 거머쥐려는 정 대표의 야심찬 행보에 일단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권과 대권의 분리에 대한 찬성의견은 모든 지역에서 고르게 높게 나타났다. 찬성 의견이 제일 높은 지역은 울산(76.0%)이며 제주(73.7%)와 전남(71.7%), 광주(70.3%) 등의 순이었다. 특히 현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인 대의원들의 64.5%도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현 지도부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하고 있는 대의원들의 68.5%도 당권과 대권 분리에 찬성했다.

민주당 지도부체제 선출방식과 관련해서는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단일성 지도 체제(38.5%)보다 다득표자 순으로 동시 선출하자는 순수집단지도체제(55.4%)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1%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지난 8일 정 대표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공식 건의한 순수집단체제에 대해 "야당에는 집단지도체제가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과반수 대의원들은 정 대표가 선호하는 단일지도체제보다 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 당권과 대권을 동시에 거머쥐고 독주하려는 '정세균 독주체제'에 대한 견제심리가 강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사결과 현 지도부에 대해 긍정적 평가보다 부정적 평가를 하는 층에서 순수집단지도체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단일성 지도체제를 선호하는 응답자는 35.9%였으며, 순수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는 응답자는 59.5%였다.

특이한 점은 차기 당 대표 적합도에서 정세균 대표를 지지하는 층에서도 비록 오차범위 안이긴 했지만 순수집단지도체제(48.8%)에 대한 선호층이 단일성 지도체제(45.4%) 선호층보다 약간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차기 민주당 대표 적합도 정세균 - 정동영 - 박주선 - 천정배 순

 차기 민주당 대표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대의원들은 정세균-정동영-박주선-천정배 순으로 대답했다. 사진은 지난 7일 '2010년도 하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묵념을 하고 있는 정동영-박주선-정세균.
 차기 민주당 대표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대의원들은 정세균-정동영-박주선-천정배 순으로 대답했다. 사진은 지난 7일 '2010년도 하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묵념을 하고 있는 정동영-박주선-정세균.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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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민주당 대표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민주당 대의원들은 정세균(28.0%), 정동영(20.6%), 박주선(11.5%), 천정배(7.9%) 순으로 응답했다. 9.2%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동영 의원이 20.6%의 지지율로 정 대표를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당내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정 의원이 파괴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서울은 정세균(24.9%) 대표와 정동영(23.4%) 의원, 박주선(13.1%) 최고위원의 2강 1중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정세균(26.9%) 대표, 정동영(21.6%) 의원, 천정배(11.6%) 의원이 2강 1중을 형성했다.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기반인 광주전남에서는 박주선 최고위원이 오차범위 안에서 정세균 대표를 제치고 적합도 1위를 달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광주에서는 박주선(22.0%), 정세균(21.2%) 순이었으며 전남에서도 박주선(22.9%), 정세균(18.3%) 순이었다.

눈에 띈 것은 그동안 정동영 의원의 근거지로 평가되던 전북에서 정세균 대표가 38.1%의 적합도를 기록하며 22.1%에 그친 정동영 의원을 크게 앞질렀다는 점이다. 현역 대표 프리미엄이 작용했다는 분석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정 대표는 강원(42.1%), 충북(42.7%), 충남(38.6%), 대구(30.5%) 등 전국에서 고르게 높은 적합도를 기록했다. 

한편 현 지도부에 대한 평가에서는 긍정적(47.1%) 평가가 부정적(20.8%) 평가보다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승리요인에 상관없이 현 지도부가 지방선거 승리 효과를 톡톡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매우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16.4%, 잘하고 있는 편이라는 평가가 30.7%였다. 하지만 긍정과 부정이 혼재된 응답인 보통이다는 평가가 32.1%에 달하기 때문에 세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 평가는 울산(72.0%), 충북(66.7%), 충남(64.4%), 강원(62.6%) 등의 순으로 모든 지역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부정적 평가가 가장 높았던 지역은 광주(30.5%)였는데 시장 경선파동 등 여파로 보인다. 이밖에도 서울과 전남(24.8%), 경기(23.5%) 지역 등이 상대적으로 타 지역에 비해 부정적 평가가 높았다. 

오는 8월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 전당대회에서 전국 대의원들이 어떤 선택을 하며 당의 미래를 결정할지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정동영#박주선#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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