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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문수 경기도지사. ⓒ 유성호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팔당 유기농민과 천주교 사제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천주교계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자 <경기일보>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달 29일 경기도청 실·국장 회의에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남양주시 팔당 유기농민들과 천주교계에 대해 "(유기농민들이) 남의 물통에서 농사짓고 있는 꼴이다"며 "(천주교 사제들이) 물통 안에서 기도를 한다는데 무엇을 기도하는지 모르겠다, 말도 안 되는 선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11개 유기농가 때문에 '물탱크 조성 사업'을 포기해야 하느냐"며 "정부는 얘기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이는 선진국의 행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천주교계는 "천주교 신자로서 사제를 모독하고 유기농업을 매도한 김 지사는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김문수 "남의 물통 안에서 무슨 기도를 한다는 것인지..."

'4대강 사업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이하 천주교연대)'와 팔당 유기농민들은 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주교에서 세례를 받아 '모세'라는 세례명을 가진 김 지사가 한국  천주교회의 대표인 주교님들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가르침을 무시했고, '물통 안에서 무엇을 기도하는지 모르겠다'고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김 지사를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수도권 2500만 시민의 식수원으로 생명의 젖줄인 팔당상수원보호구역을 물통이라고 표현하고, 유기농지를 포함한 상수원 일대를 잔디공원으로 만드는 사업을 '물탱크 조성사업'이라고 말하는 것은 김 지사의 환경과 생태, 유기농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서상진 천주교연대 집행위원장은 "1천만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김 지사의 발언은 너무도 천박하고 무지에 가득 차 있다"며 "특히 정부의 무차별적인 속도전으로 무참히 죽어가는 생명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종교계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선동'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한국 천주교와 주교님들의 권위, 사회적 가르침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김 지사가 '물통'이라고 말하는 팔당호는 다양한 생명체들이 조화롭게 살아 숨 쉬는 곳이자, 농민들이 강과 조화를 이루며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우리 모두의 자산인 곳"이라고 말했다.

또 서 집행위원장은 "농민과 공무원 등 모든 4대강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현장 공개 토론회를 열자"고 경기도청에 제안했다.

하지만 김 지사 측은 3일 오후 현재 천주교계의 사과와 토론회 개최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기도청 대변인실 관계자는 3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경기일보>에 보도된 발언이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 외에 아직 발표할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김 지사가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종교계를 비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지사는 지난 6월 1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종교인들은 종교를 해야지 왜 거기(여주) 와서 시위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종교인들은 특권층이 아니다"고 종교계를 비난한 바 있다.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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