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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탁주 노조는 파업 49일째인 3일 오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막걸리가 불결한 환경에서 제조되어 왔다고 폭로하고 사업주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대구탁주 노조는 파업 49일째인 3일 오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막걸리가 불결한 환경에서 제조되어 왔다고 폭로하고 사업주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 조정훈

대구에서 '불로막걸리'로 유명한 대구탁주 노조가 파업 49일째인 지난 3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업장 환경이 불결하고 위생복 조차 입지 않고 근무해 왔다"고 폭로한 뒤 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날 노조는 "그동안 대구탁주는 팔공산의 청정한 물로 (막걸리를)만든다며 깨끗함을 강조해 왔으나 실상은 곰팡이가 가득하고, 밀가루와 쌀을 보관해 두는 곳에는 쥐와 새들이 드나든다"며 "생산된 막걸리 안에서 날파리, 휴지 등의 이물질이 발견되어 벌금을 내는 등 작업환경이 불결하다"고 폭로했다.
 

노조는 또 "대구탁주의 작업환경은 산업재해의 위험을 방치하고 있다"며 "증자 과정에서의 고열과 높은 습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국소배기장치와 방호조치 없이 100℃를 넘나드는 찜솥에 무방비 상태로 들어가 맨몸으로 작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반복작업으로 인한 근골격계질환, 곡물분진과 높은 습도로 인해 작업장 전반에 퍼져있는 곰팡이균에 의한 호흡기계질환, 주입과정에서의 기계소음 등에 (노동자들이)노출돼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구탁주는 최근 몇 년간 200억 원 이상의 연매출을 올리며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적게는 90여만 원의 저임금과 1년 365일 중 설, 추석을 제외한 362일간의 중노동에 시달려 왔다고 주장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주들은 해결의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구탁주 노조원이 곡물을 쌓아놓은 자루 옆에 쥐약을 놓아 둔 사진을 보이며 작업현장에서의 불결함에 대해 폭로하고 있다.
대구탁주 노조원이 곡물을 쌓아놓은 자루 옆에 쥐약을 놓아 둔 사진을 보이며 작업현장에서의 불결함에 대해 폭로하고 있다. ⓒ 조정훈

 대구탁주 노조원이 섭씨 100도가 넘는 찜솥에서 쪄낸 밥을 퍼내는 모습. 아무런 보호장구도 하지 않은채 작업을 하고 있다.
대구탁주 노조원이 섭씨 100도가 넘는 찜솥에서 쪄낸 밥을 퍼내는 모습. 아무런 보호장구도 하지 않은채 작업을 하고 있다. ⓒ 조정훈

 대구탁주 노조원들이 노사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않으면 업무에 절대로 복귀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대구탁주 노조원들이 노사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지 않으면 업무에 절대로 복귀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 조정훈

노조는 "사측은 경영상 타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돌입한 지 62시간만에 직장폐쇄를 개시하고 단체협약을 위반해 가면서 대체근로를 실시했다"며 "(사측은)불성실 교섭으로 일관하며 노동조합의 파업을 무력화 시키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영일 위원장은 "대구탁주 사업주들은 막대한 이익은 서로 나눠가지면서도 노동자들이 기본급 6만 원 인상해 달라는 것은 외면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날 노조는 ▲ 노동자들의 정당한 땀의 대가를 인정하고 노조의 요구를 수용 ▲ 성실한 임단협 교섭 ▲ 노동안전보건에 대한 의무 준수 ▲ 비위생적인 탁주 제조 환경 즉각 개선 ▲ 대구탁주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사업주 즉각 처벌 등을 촉구했다.
 
 대구탁주 노조위원장 등이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대구탁주 사업주 67인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대구탁주 노조위원장 등이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대구탁주 사업주 67인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 조정훈

기자회견을 마친 노조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으로 대구탁주합동제조장 및 대구탁주제조협회 대표 등 67인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자리에서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이준식 근로개선1과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해서는 산업안전과에 통보해 즉시 조사를 해서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조치를 하고, 접수된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의 고발장은 내용을 확인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대구탁주노조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즉시 조사에 들어가지 않으면 조합원들과 비조합원인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회사 작업장 내에서 물리적 동원을 통해서라도 작업을 중지시키겠다고 말했다.

#대구막걸리#불로막걸리#대구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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