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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이 웃었다.

5일 오후 경남 통영 강구안문화마당.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대표 송도자)이 연 '다가가기' 행사에 초대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4명이 춤과 노래를 보고 들으며 웃었다.

이용수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추모제 때 헌화하기 위해 꽃을 들고 제단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추모제 때 헌화하기 위해 꽃을 들고 제단으로 다가가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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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등 참가자들이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평화인권문화제' 때 고인이 된 위안부 할머니들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 등 참가자들이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평화인권문화제' 때 고인이 된 위안부 할머니들의 영정 앞에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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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체는 올해로 여덟 번째 '다가가기' 행사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금 마련 평화인권문화제"를 연 것이다. 이틀동안 이곳에서 영화 상영(소망, 작은연못, 아이리스창, 경계도시)과 연극 공연(극단 '걸판'의 "이 연사 외칩니다"), 그림전(한시대 다른 삶 캐리커쳐전 '항일과 친일'), 사진전(일본군 위안부, 침략신사 야스쿠니, 원폭피해) 등이 열렸다.

영화상영에 앞서 '해방 65주년 일본군 위안부 추모제'와 개막식이 열렸다. 통영거제에 사는 이기선(88), 김부옥(93) 할머니와 창원에 사는 임정자(89), 대구에 사는 이용수(83) 할머니가 왔다.

이날 추모제는 여성학자 오한숙희씨의 사회로 열렸다. 단상에는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영정을 놓아두었다. 4명의 할머니들이 먼저 영정 앞에 국화꽃을 갖다놓았다. 휠체어를 탄 할머니도 꽃을 바쳤다. 뒤이어 시민들이 헌화했고, 여고생들도 단체로 뒤를 이었다.

현재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83명이다. 국내 75명, 국외 8명이다. 통영거제지역에서는 8명이 신청했는데, 2명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현재 2명이 살아 있다. 2007년 8월 이순선(거제), 김기하(통영), 2009년 5월 김정애(통영), 2010년 3월 이두순(거제) 할머니가 눈을 감았다.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평화인권문화제에서는 오한숙희씨가 사회를 맡았다. 옆에 서 있는 사람은 송도자 대표.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평화인권문화제에서는 오한숙희씨가 사회를 맡았다. 옆에 서 있는 사람은 송도자 대표.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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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평화인권문화제'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평화인권문화제'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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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한숙희씨는 "현재 83명의 할머니께서 생존해 계신데, 일본은 그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시기를 바라고 있다. 증인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먼저 이용수 할머니가 마이크를 잡았다. "처음 통영에 왔다"고 한 이 할머니는 "우리 할머니들만 피해자가 아니다. 여러분들의 어머니며 할머니들이 피해를 입었고 가족 모두가 피해자이며, 대한민국 모두 피해자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15살에 잠을 자다가 끌려갔다. 지금은 83살인데, 아직도 일본은 반성을 못하고 있다. 저들을 결코 그냥 두어서는 안된다.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꼭 받아내야 한다. 그래야 여러분이 편안히 살 수 있다. 반드시 명예회복이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일본군위안부피해할머니와함께하는창원마산진해시민모임 이경희 대표가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다가가기'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일본군위안부피해할머니와함께하는창원마산진해시민모임 이경희 대표가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다가가기'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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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은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당에서 '평화인권문화제' 행사의 하나로 추모제를 열었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은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당에서 '평화인권문화제' 행사의 하나로 추모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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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이경희 대표가 앞에 섰다. 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 공동대표인 이 대표는 최근 함안보 공사장 고공농성 지원 활동을 벌이다 몸살을 앓고 입술이 부르텄는데도 참석한 것이다.

이 대표는 "오늘 제 얼굴이 부르트고 아픈데, 우리 어머니들께서는 평생 가슴에 맺힌 딱지로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하고 생각하니 가슴이 더 아프다. 어머니께서는 피눈물로 살아 오셨다"면서 "우리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하고, 전쟁 범죄를 부인하는 일본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우리 모두 잘못이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통영에서는 올해로 8회째 '다가가기'를 해오고 있다. 경남에만 할머니들이 10명 정도 생존해 계신다. 그 할머니들은 내일이나 모레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이 시대에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 통영거제시민모임에 회원 가입도 하고, 주변에도 권유해달라"고 호소했다.

충렬여고 6명, 통영여고 10명이 자원봉사를 했다. 여고생들은 이날 낮부터 강구안문화마당에 나와 여러 행사 준비를 했던 것이다. 여고생들은 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건강하십시오"라고 인사하기로 했다.

주현경(통영여고 3년)양은 "평소 교과서에서 보던 역사의 문제를 알게 되었고, 우리 지역에도 할머니들이 계신다는 사실을 알고 놀랬다. 고3이지만, 장기적으로 봐서는 역사 문제가 중요하기에 나와서 돕고 있다. 마음에서 우러나서 참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충렬여고와 통영여고 여학생들이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평화인권문화제' 때 고인이 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영정 앞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충렬여고와 통영여고 여학생들이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평화인권문화제' 때 고인이 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영정 앞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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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들이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금마련 평화인권문화제'에 참석할 할머니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여고생들이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금마련 평화인권문화제'에 참석할 할머니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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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사라(충렬여고 2년)양은 "친구들과 역사 동아리를 하고 있는데, 지역 역사를 조사하다가 할머니들을 알게 되었고, 토론도 벌였다"면서 "날씨가 더워서 힘들다고 하는데, 할머니들이 당한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할머니들을 만나서 더 좋다"고 밝혔다.

송도자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문화제는 역사를 바로 알고 새겨 다시는 이런 참혹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바로 세워 가기 위한 발걸음이다"며 "과거의 잘못을 단죄하지 못한 것, 그것은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라 햇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사회는 친일파들의 변명에 세뇌되어 잘못을 단죄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친일파들에게 용기를 주어 굴욕적인 협정과 우리 사회의 온갖 부정, 부패의 악순환을 낳고 말았다"면서 "이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래야만 굴욕적인 외교에서 벗어나 당당하고 떳떳하게 자주적인 외교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야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비롯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회복이 실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영시의회는 지난해 11월 30일, 거제시의회는 12월 24일, 경남도의회는 12월 24일 각각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지금까지 경남지역 11개 시․군의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했는데, 통영거제시민모임이 벌인 서명운동과 청원운동이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금마련, 평화인권문화제"가 5일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금마련, 평화인권문화제"가 5일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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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산씨가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평화인권문화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수 김산씨가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평화인권문화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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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 이용수 할머니가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평화인권 문화제' 때 송도자 대표를 소개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이용수 할머니가 5일 오후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평화인권 문화제' 때 송도자 대표를 소개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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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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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일본군위안부, #평화인권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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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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