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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우리 모두의 교장 선생님!"

 

6일 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을 승인해 중징계를 받았던 전북 장수중학교 김인봉 교장(56)의 타계 소식이 알려지자, 그의 쾌유를 기원하기 위해 개설된 카페에는 애도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김인봉 교장은 지난 5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전북대병원에서 투병 생활을 하다가 이날 오전 6시55분께 별세했다.

 

장수 출신인 김인봉 교장은 1981년 교직에 입문해 1989년 전교조 활동을 하다가 해직되기도 했다. 이후 2008년부터 장수중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일제고사 때 전국에서 처음으로 체험학습을 승인해 전북도교육청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김 교장은 징계처분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지난 5월 광주고법은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김 교장은 5월 말경 당시 장염 증세를 보이다가 증세가 악화돼 전북대병원에 입원한 뒤 간암 판정을 받았다. 체험학습을 승인했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받고 지난 3월 말부터 학교에 나오지 못한 지 2개월 만이었다.

 

김 교장의 투병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부모와 전교조 장수지회 등을 중심으로 '쾌유를 바라는 희망찾기 모임'이 발족했고, 인터넷 <다음>에 '김인봉 선생님의 쾌유를 빕니다 (http://cafe.daum.net/inbong-cure)'라는 카페도 개설됐다. 이 카페에는 김 교장의 참교육을 향한 열정과 교육 철학에 대한 기록 등은 물론 그의 건강을 기원하는 기도문 등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6일 김 교장이 타계하면서 이 카페는 그의 명복을 비는 추모카페가 되고 말았다.

 

닉네임 '나무숲'은 "선생님. 선생님.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이렇게 갑작이 떠나실 줄은 몰랐는데"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어 "다시 환하게 웃으실 줄 알았는데…, 가슴이 자꾸만 먹먹해져 옵니다"라며 "그곳에서는, 무거운 짐 다 내려놓고 편히 쉬시길"이라고 명복을 기원했다.

 

김형근씨는 "저희 후배들에게 선생님은 바라보며 생기를 얻는 큰 산이셨다"는 글로 김 교장을 추모했다.

 

"……교장으로 발령 나시고 일제고사 대신 체험학습으로 학생들을 경쟁지옥에서 빼내 인간으로 가르치신 참 스승이여~ 선생님을 보내고 나서야 타들어가는 교육의 걱정만큼 몸이 정말 상하셨음을 알게 됩니다.

 

분단된 조국, 상품 만들기로 전락해버린 교육의 현실, 그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놓지 않으셨던 선생님! 저희 후배들에게 선생님은 바라보며 생기를 얻는 큰 산이셨습니다. 김인봉 선생님, 이제 누가 있어서 선생님의 역할을 대신하겠습니까? 생각하면 할수록 애가 끓고 복받치는 그리움에 눈곱이 젖어듭니다.(생략)……."

 

닉네임 '민들레'는 김 교장을 "이 시대 진정한 교육운동가"라고 기억했다.

 

"언제나 존경했던 김인봉 교장선생님! 이 시대 진정한 교육운동가 김인봉 선생님! 당신의 그 따뜻함과, 친절함과, 정확했던 판단력들, 언제나 적절했던 조언들과 그 영민함. 문학과 풍류를 알던 그 섬세함. 많은 사람들을 두루 품고 포용할 줄 알던 그 무던함. 우리 모두의 교장선생님! 이 모든 것들을 언제나 기억할 것입니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란희(55)씨와 아들 올튼(26), 딸 예튼(24)씨가 있다. 빈소는 전북대병원 장례식장 2층 천실(☎063-250-2450)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8일 오전, 장지는 장수군 계북면 선산이다.


#김인봉 교장#일제고사#체험학습#장수중학교#김인봉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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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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