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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2일 대법원이 2년 이상 근무한 현대차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사실상 인정한 판결을 내린 이후 울산시의회가 적극적인 구제 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이 증가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소속 김진영 울산시의원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중 4000명이 정규직화 대상이며, 1000여명이 정규직 고용의무 대상으로 추정된다.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의원들의 활동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이 주축이 돼 노동계 인사 및 학자들과 잇따라 구제를 위한 실질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

 현대차 비정규직들이 현장안에서 노조가입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들이 현장안에서 노조가입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 울산노동뉴스
울산시의회 내 의원연구단체인 풀뿌리 의정포럼(대표의원 김진영)은 17일 오후 3시 시의회 의사당 4층 의원세미나실에서 대법원 판결에 따른 울산지역 비정규직 해법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한다.

노동관계자 등 5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김진영 의원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날 토론회는 '대법원 판례의 의의와 과제'란 내용의 권두섭 변호사의 주제발제에 이어 상호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된다.

토론자로는 해고자이며 대법 판결을 이끌어 낸 소송당사자인 최병승 금속노노조 미조직 비정규직 국장과 강정형 현대자동차노조 조직실장, 울산대 법학과 오문완 교수, 하현숙 시의회 의원 등이 나선다.

김진영 시의원은 16일 "7월 22일 대법원은 2년 이상 현대자동차 사내협력업체에서 근무한 노동자는 정규직 고용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판결했다"며 "이는 2005년 7월 1일 이전 입사자가 2년 이상 근무를 하였다면 고용의제 조항이 적용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자동차가 울산지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라 이번 판례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가 향후 큰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며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시의회의 정책적 방향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주 금요일인 8월 13일엔 울산시의회 하현숙(민주노동당) 시의원이 의회 휴기 중 시의원들이 교대로 하는 일일 근무일을 맞아 노동계 인사들과 대법판결과 관련한 현황파악과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울산시의회 내 하현숙 의원사무실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현대자동차지부 강정형 조직실장, 하부영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의 방석수 정책위원장, 정후택 노동위원장, 최한석 의정지원단장이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하부영 전 본부장은 "대법판결이 있은 만큼 현대자동차는 법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해당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차노조 강정형 조직실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현대자동차의 하청업체 일부가 불법파견을 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사람들은 파견법에 의해 현대자동차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결정적인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하현숙 시의원은 "이번 판결이 불법파견으로 인한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또한 지역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민주노동당과 현대자동차 노조, 비정규직 노조와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해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의회차원에서도 토론회 개최 등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울산시와 시의회, 노동부울산사무소 등 관계기관도 향후 해결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법 판결 후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급증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비정규직의 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지난 2004년 노동부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1만 명을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하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파견 철폐를 위한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수백 명이 해고되고 수십 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실형 등을 선고받았던 것. 이번 판결은 이때 기소돼 함께 실형을 받았던  최병승 조합원이 다시 해고무효 소송을 통해 이뤄냈다.

이 때문에 현대차 비정규직들은 그동안 해고와 법적 조치에 대한 두려움, 업체의 종용 등으로 노조에서 탈퇴하거나 노조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발했다.

하지만 7월 22일 대법 판결 이후 비정규직들의 노조 가입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8월 한달을 미조직 노동자 노조 가입 총력기간으로 정해 업체별, 사업부별 설명회 등을 통해 노조 가입운동을 벌인 결과 8월 9일 휴가가 끝난 후 하루 1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에 새로 가입하고 있다. 현재 신규 가입자가 500명을 넘었고, 기존 조합원과 합쳐 현대차비정규직 노조원이 1200여명으로 늘어났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이 직접 현대차 울산공장으로 달려와 노조 가입운동을 독려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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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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