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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지붕이 떠내려가요!"

17일 오전 10시 26분 구례읍에서 문척면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가는데 섬진강 상류에서 각종 쓰레기 더미가 흘러 내려오더니 급기야는 지붕까지 떠내려 왔다.

 집중폭우로 섬진강이 범람하여 상류에서 떠내려오는 지붕
집중폭우로 섬진강이 범람하여 상류에서 떠내려오는 지붕 ⓒ 최오균

 섬진강에 물이 불어 상류에서 떠내려온 지붕이 구례 구문척교를 타고 넘어가고있다.
섬진강에 물이 불어 상류에서 떠내려온 지붕이 구례 구문척교를 타고 넘어가고있다. ⓒ 최오균

16일부터 지리산 인근에 천둥 번개와 함께 시간당 50mm 내외의 집중 폭우가 밤새 쏟아져 내려 섬진강이 거의 만수 상태다. 더욱이 섬진강 댐에서 16일 오후 4시부터 초당 760톤을 방류하고 있어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과 합류하여 점점 위험 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곡성 섬진강 수위는 오전 11시 현재 7.7m로 홍수 경보 발령 수위인 7m를 초과하면서 하천이 범람해 곡성 오곡에서 구례 유곡, 동해리 가옥 90여 채가 침수됐다. 또한 구례군과 하동군 경계인 송정지점 섬진강 수위는 현재 13.02m로 홍수주의보 발령 수위인 12.5m를 넘어섰다.

 위험수위 12.5m를 넘어선 섬진강 송정지점에 각종 쓰레기가 흘러가고 있다.
위험수위 12.5m를 넘어선 섬진강 송정지점에 각종 쓰레기가 흘러가고 있다. ⓒ 최오균

 위험수위를 넘어선 하동 남도대교. 일부 침수로 저지대 주민이 대피했다.
위험수위를 넘어선 하동 남도대교. 일부 침수로 저지대 주민이 대피했다. ⓒ 최오균

17일 오후 3시 현재 강 수위가 올라가면서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 평사리공원 주차장 및 저지대 일부가 침수되어 주민들이 대피를 하고 있다. 만약에 주암댐까지 방류를 할 경우 더욱 큰 피해가 예상된다.

섬진강 댐 관리사무소 봉승현씨에 의하면 섬진강 댐은 17일은 초당 760톤 방류를 유지하고 앞으로 일주일 정도 방류를 할 예정이며, 강우량에 따라 방류량을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류를 하지 않을 경우 댐 상류 지역에 큰 침수가 예상되어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완전히 물에 잠겨버린 구례 '구문척교'
완전히 물에 잠겨버린 구례 '구문척교' ⓒ 최오균

 완전히 물에 잠겨 물속으로 사라져버린 구문척교
완전히 물에 잠겨 물속으로 사라져버린 구문척교 ⓒ 최오균

"해마다 문척교는 한 번꼴로 잠기지만 올해처럼 많이 잠기는 것은 처음 봅니다."

문척면에 있는 한 주민은 노도와 같이 흘러가는 섬진강 줄기를 바라보며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구문척교는 수면 바닥에서 상판까지 4.5m인데 다리 전체가 완전히 잠기고 일부 도로 위까지 물이 넘쳐 들어오고 있다.

온갖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섬진강

섬진강 수위보다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은 섬진강 상류에서 떠내려 오는 각종 쓰레기 더미다. 등산객과 관광객이 버린 휴지조각은 물론, 드럼통, 개집, 막걸리 병, 스티로폼, 비닐 등 수없이 많은 온갖 쓰레기들이 흘러내려와 섬진강은 몸살을 앓고 있다.

 섬진강에 떠내려 가는 드럼통
섬진강에 떠내려 가는 드럼통 ⓒ 최오균

 섬진강에 떠내려오는 온갖 쓰레기들
섬진강에 떠내려오는 온갖 쓰레기들 ⓒ 최오균

 "섬진강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는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로 수많은 쓰레기로 섬진강은 몸살을 앓고 있다.
"섬진강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는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로 수많은 쓰레기로 섬진강은 몸살을 앓고 있다. ⓒ 최오균

저렇게 많은 쓰레기들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면 바다는 또 얼마나 몸살을 할까를 생각하니 끔찍하기만 하다. 대문 앞의 쓰레기는 그 집 주인의 의식 수준을 말해주고, 산과 강, 바다의 쓰레기는 그 나라 문화 수준의 척도다.

문척교 입구에 붙어 있는 "섬진강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란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다. "쓰레기를 안 버리고 줄이기 운동"이 절실히 요청된다.


#섬진강 범람#섬진강 쓰레기#구례 구문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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