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일 서울지방경찰청 서경마루에서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청사를 방문한 천안함 용사 유가족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일 서울지방경찰청 서경마루에서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청사를 방문한 천안함 용사 유가족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20일 서울지방경찰청 서경마루에서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청사를 방문한 천안함 용사 유가족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일 서울지방경찰청 서경마루에서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청사를 방문한 천안함 용사 유가족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조 내정자께서 현충원을 참배하고 장병들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조 내정자와의 짧은 대화로 모든 것을 수용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군인 가족이라는 명예를 위하여 이 사건에 대해서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20일 오후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들이 자신들을 동물에 비유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현충원에 가서 참배하고 순직 장병들에게 사죄하면 협의회 차원에서 더 이상 공식적인 사퇴 요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현오 내정자, 천안함 유족 앞에 고개 숙이고 눈물 흘려

이에 앞서 '천안함 46용사유족협의회'(아래 유족협의회) 유족 17명은 이날 오후 3시5분경 서울시 종로구 서울경찰청을 방문해서 조 내정자와 만나 10분 가량 공개 면담을 한 뒤 1시간 30분 가량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

이날 조 내정자는 면담이 이루어진 15층 서경마루 회의실 앞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유족들을 맞이하며 고개를 숙였다.

조 내정자는 '천안함 희생 용사 유가족에게 드리는 사과 말씀'에서 "지난 3월 기동부대 지휘요원 교육시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유가족에게 심대한 마음의 상처를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또 "문제가 된 표현은 여러분의 비통한 마음을 비하할 의도가 전혀 아니었으며, 천안함 희생 용사들에 대한 경건한 국민적 추모 분위기를 격조 높게 이어가기 위한 바람을 강조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조 내정자는 이어 "발언의 진의와 취지가 잘못 전달돼 당혹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이다.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심려를 끼쳐 드려 다시 한 번 죄송하다. 앞으로 공직자로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절제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조 내정자가 모두 발언을 마친 후 진행된 비공개 대화에서는 한때 유족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복도 밖으로 새어나오기도 했다. 한 유가족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유가족들을 동물로 빗대 말했느냐"는 취지로 소리쳤고, 일부 유가족이 흐느껴 우는 소리도 들렸다.

일부 유가족 "진정성 의심... 끝까지 법적 책임 물을 것"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천안함 유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이인옥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 대표가 조 내정자를 만난 뒤 "조 후보자가 고개 숙여 사죄하고, 눈물을 흘리는 등 진솔한 모습을 보였고, 빠른 시일 안에 현충원을 참배해 산화한 장병들에게 사죄하기로 약속했다"며 "협의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정했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천안함 유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이인옥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 대표가 조 내정자를 만난 뒤 "조 후보자가 고개 숙여 사죄하고, 눈물을 흘리는 등 진솔한 모습을 보였고, 빠른 시일 안에 현충원을 참배해 산화한 장병들에게 사죄하기로 약속했다"며 "협의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정했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면담을 마치고 나온 유족협의회 이정국 대변인은 "유족들의 이야기를 듣던 조 내정자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고 회의실 안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조 내정자와 면담을 마친 유족들은 내부 논의를 거쳐 조 내정자에 대해 앞으로 공식 언급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일부 유가족은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 유족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사과를 한다는 사람이 직접 찾아오지도 않고 경찰청으로 유족들을 불렀다는 것은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며 "조 내정자에게 끝까지 법적인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족협의회 이정국 대변인도 "(조 내정자의 사퇴 요구를 철회한 것은) 유족협의회 차원의 입장을 정리한 것이지 개인적으로 발언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날 조 내정자와의 면담에는 천안함 희생장병 15명의 유족 17명이 참석했다. 조 내정자는 이날 참석하지 않은 유족에 대해서는 "기회가 주어져 청장에 취임하고 나면 유족분들과 충분히 협의해 적절한 절차를 거쳐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발언과 천안함 유족 비하 발언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국민참여당 이호상 당원이 조 내정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발언과 천안함 유족 비하 발언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국민참여당 이호상 당원이 조 내정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태그:#천안함, #조현오, #경찰청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