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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7일, 대전시 목척교가 다시 복원되어 준공식을 진행했다. 하천에 설치된 대형다리는 그야말로 웅장(?)하다.

목척교 복원사업으로 목척교 주변 대전천 역시 화려한 하천으로 변모했다. 대전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목척교 복원은 대전근대화 원도심 상징 건물인 홍명상가와 중앙데파트가 철거되면서 진행된 대규모 하천정비사업이다. 대전의 생태하천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목척교 복원원 사업에는 176억 원이 투입되었다.
동망마트 폭파장면 2008년 10월 대전천을 복개했던 동방마트가 철거되었다.
▲ 동망마트 폭파장면 2008년 10월 대전천을 복개했던 동방마트가 철거되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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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설치된 야간조명과 인공분수와 벽천 등으로 하천을 대도시와 비유하면 서울과 같은 화려한 도시가 되었다. 서울의 청계천을 모델로 삼은 탓인지 목척교 주면은 온통 대리석과 나무데크 등으로 뒤덮여 있다.

지역에서는 준공식 이후 제방도로의 교통문제 등과 제방도로로 인한 하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해결해야 할 숙제처럼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더욱 필요한 것은 대전천의 생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홍명상가와 중앙데파트를 철거하면까지 만든 이번 복원사업의 중요한 테마가 생태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제2청계천이 되버린 대전천의 모습에서는 생태라는 말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창 공사중이던 목척교 복원공사현장 3대하천 복원공사현장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토목공사를 진행했다.
▲ 한창 공사중이던 목척교 복원공사현장 3대하천 복원공사현장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토목공사를 진행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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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 청계천에는 사람만 있을 뿐 자연이 공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에 비춰볼 때 대전천은 제2의 실패한 생태복원사례가 될 수밖에 없다. 복계하천을 뜯어낸 의미에 대해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목척교 복원사업 역시 단순한 사람의 놀이공간으로 전락한 것에 대한 아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다. 복원되기 전 터줏대감처럼 서식하던 해오라기 쇠백로, 중대백로, 알락할미새, 검은등할미새는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인공적인 시설물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특히 목척교구간의 경우 하루 유동인구가 많아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시설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곳에 자연스럽게 새들과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 대전천은 다시 죽은 하천이 될 수밖에 없다.

철거된 홍명상가 아래 서식하던 해오라기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해오라기는 어디로 간건일까?
▲ 철거된 홍명상가 아래 서식하던 해오라기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해오라기는 어디로 간건일까?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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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목척교 주변은 온통 콘크리트와 돌무더기 뿐이다. 양안을 모두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만 조성해 생물들의 서식처는 없어졌다. 처음 사업을 추진하던 근본적인 목적인 생태복원이 사라진 대전천은 보여주기에는 화려할지 몰라도 근본적인 복원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대전천 옛모습 지금의 대전천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 대전천 옛모습 지금의 대전천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 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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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적으로는 인공하천에서 또 다른 인공하천을 만든 형태인 목척교 복원사업이 남긴 숙제는 대전천에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모습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다. 과거 좁은 대전천에서 물놀이와 썰매를 타던 시절을 생각하면, 분명 지금의 목척교는 너무 인공적인 모습 뿐이다.

예전의 대전천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조금 더 자연의 관점에서 대전천을 바라봐야 한다. 지금처럼 단순한 조경공사의 대상으로 대전천을 바라본다면, 생태복원은 없을 수밖에 없다. 다시 생태복원계획을 세워 또 다른 공사를 시작해야 하는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다. 이중공사로 세금은 그대로 낭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목척교 조감도 화려한 목척교조감도 이곳에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목척교 조감도 화려한 목척교조감도 이곳에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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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류를 통한 국가예산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3대 하천의 생태복원의 진정한 의미를 살릴 수 있는 계획들을 마련해야 한다. 대전천 역시 연속적인 비오톱을 위해 하천의 한쪽 단면을 자연에게 돌리려는 노력들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진정한 생태복원을 통한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목척교#대전천#목척교복원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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