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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화면 캡처.
 <네이버> 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화면 캡처.
ⓒ 인터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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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으로서 현실 세계에서 내 가족을 지키는 게 최선이었다. 매일마다 싸움이었다. 난 한순간도 쉬지 않고 싸우고 있었다."

가수 타블로(본명 이선웅)가 그동안 학력 위조 논란으로 겪은 심적 고통을 방송에서 토로했다. 그는 8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 'MBC 스페셜' <타블로 그리고 대한민국 온라인>에 출연해 "사람들은 인터넷 상에서 일어난 것들로 보고 생각한다"며 "이 일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인터넷 상으로 인터뷰하고 글 올리는 것들만 대응책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인간으로서 현실 세계에서 내 가족을 지키는 게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이 겁먹으면 괜찮다고 얘기하고 아내가 혼자 아기 보면서 힘들어하면 옆에 있어주는 게 대응이었다"며 "그래서 당시 인터넷이나 기사 등으로 대응하는 것은 힘들었다, 매일마다 싸움이었다, 난 한순간도 쉬지 않고 싸우고 있었다"고 울먹였다.

타블로 "사람이 아닌 아바타가 된 느낌... 매일 싸움이었다"

 MBC 스페셜 <타블로 스탠퍼드 가다>
 MBC 스페셜 <타블로 스탠퍼드 가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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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타블로는 자신의 진심과 해명을 믿지 않는 세상에서 느낀 고통과 답답함을 담담하게 밝혔다.

"내가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인터넷 상의 아바타가 된 느낌이었다. 감정도 없는 게임의 한 캐릭터란 기분이 들었다."

'MBC 스페셜'은 2회 방송을 통해 타블로가 미국 명문 스탠포드대학에서 영문학 학사·석사를 취득한 게 사실인지 심층적으로 다뤘다. 타블로와 함께 스탠포드대를 방문했고, 그의 지도교수와 기숙사 동료들도 만나 인터뷰했다.

또 경찰과 검찰을 통해 타블로의 캐나다 국적 취득 과정 및 출입국 기록을 확인하고, <관보>에 고시된 그의 본적지 서울 용답동을 직접 답사하는 등 의혹이 집중된 사안에 대해 하나하나 사실 확인을 거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네이버> 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 매니저 '왓비컴즈(whatbecomes)'가 오래전부터 '악플러'로 활동해 온 인물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그가 "타블로를 맞고소하겠다"며 밝힌 미국 내 변호사의 연락처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도 확인했다. 

MBC, 대한민국 경찰 그리고 미국 스탠포드대학이 내린 결론은 딱 하나였다.

'타블로는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 영문학 학사·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아직도 이 '팩트'를 사실로 믿지 않는 이들이 있다. 여전히 의구심을 품고, 아직도 "타블로는 진실을 말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일명 '타진요'의 핵심 관계자 및 일부 회원들이다.

'왓비컴즈'는 경찰의 체포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잠적했다. 그는 카페 공지를 통해 "당분간 매니저를 그만두려 한다, 인터폴하고 공조해서 저를 체포할 사안이 절대로 아니다"며 "친구의 아이디를 차용한 게 무슨 죄가 됩니까?"라고 밝혔다. 일부 회원들은 100여 개의 댓글을 달아 그에게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약속하고 있다.

"왓비님의 현명한 판단 존중하겠습니다."
"마음 고생 많으셨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우리의 인연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고 앞으로도 길게 길게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다시 뵙는 그때까지 건강하십시오."

잠적한 '왓비컴즈'... 카페 회원들은 "건강하십시오"라며 여전히 지지

 누리꾼들이 타블로에 대해 쓴 악플들.
 누리꾼들이 타블로에 대해 쓴 악플들.
ⓒ MBC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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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9일엔 카페 '타진요'를 판매한다는 '왓비컴즈' 명의의 인터넷 게시물 캡처 사진이 인터넷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 물론 이 게시물이 '왓비컴즈'가 진짜 작성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게시물에는 "올해 5월 카페를 만들어 회원수가 19만 명이 됐고 이제 곧 20만 명이 될 것 같다, 회원들 활동은 활발하고 여러 분야에 관심 있는 회원들도 많다"며 "카페 스태프도 매니저의 말을 잘 듣고 회원들 역시 매니저나 스태프를 잘 따르는 편이라 카페 내에선 다툼이나 분쟁 등 골칫거리 문제들은 없다"고 나와 있다.

논란이 커지자 다시 '타진요' 회원들은 "왓비컴즈 사칭이 아니겠느냐", "설마 왓비컴즈가 그럴 리 없다" 등등의 말로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 타블로가 각종 증거를 대며 사실을 이야기해도 믿지 않는 것과 무척 대조적인 풍경이다.

'MBC 스페셜'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면서 타블로의 학력 논란은 그동안 우리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이 보인 학력 위조, 병역 기피, 탈세 등 부도덕한 모습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왜곡된 정의관을 가지고 자신의 행동이 마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신념이 있다"며 "인터넷 게시판 마녀사냥도 정의를 위한 것으로 인식한다, 정의라는 미명하에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며 일부 누리꾼들의 그릇된 문화를 비판하기도 했다.

경찰 중간수사결과 발표와 'MBC 스페셜' 보도로 타블로 학력 위조 논란은 일단락됐다. 물론 여전히 의혹을 품은 이들이 많이 존재한다. 이번 사안을 두고 보수신문 등은 인터넷 실명제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을 통해 진실에 기초하지 않은 누리꾼들의 권력화를 경계하는 것과 동시에 부유층의 반칙이 통하지 않는 사회정의가 세워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카페 '타진요' 회원 수는 9일 오후 20만 명을 돌파했다. 물론 여기에는 단순히 카페 게시글을 읽기 위해 가입한 사람들도 포함돼 있다.


#타블로#타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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