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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해양위원회(위원장 송광호)의 한국철도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14일 대전 한국철도공사에서 진행된 가운데, 허준영 사장이 거짓 답변과 물의를 일으키는 답변으로 의원들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민주노동당 강기갑(경남 사천) 의원은 "감사를 시작하기 전에 요청했던 자료를 왜 아직까지도 내놓지 않는 것이냐"며 "제가 요청한 7월 27일자 경영자 회의자료, 대체 있습니까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허 사장은 "아직까지 저희 직원들이 제출하지 않은 것을 보면 자료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자료가 없다는 게 정말 확실합니까"라고 재차 물었고, 이에 허 사장은 "네, 없는 게 확실합니다"라고 답했다.

 

강 의원은 다시 "그래서 제가 허 사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하는 겁니다"라면서 관련 자료를 꺼내 들고 흔들었다. 그는 "이 보고서가 바로 노조활동의 동향을 기록한 자료인데, 제가 아무리 요청해도 하도 없다고 잡아떼기에 제가 따로 미리 확보한 것입니다, 그리고 경영자 회의 자료도 이렇게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이러고도 계속 자료가 없다고 버티고 잡아뗄 수 있는 것이냐"면서 "감사 시작할 때도 일부러 한 번 더 확인하기 위해서 자료요청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위증을 하고 그럴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송광호 위원장을 향해 "위원장님 (위증혐의로) 고발조치해 주세요"라고 요청했다.

 

허준영 사장 상임위 불참 사유 놓고 민주당 의원들 '호통'

 

허준영 사장의 거짓답변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허 사장이 지난 8월 24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증인으로 참석하지 않은 사유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민주당 강기정(광주 북구갑)의원은 "당시 허 사장은 8월 20일에 병원에 가야 하기 때문에 불참한다는 '불참사유서'를 제출했는데 병원에 간 것이 사실이냐"고 따져 묻고 "진단서를 제출하라"고 말했다.

 

이에 허 사장은 "과로로 인해 몸살을 앓았고, 병원에 가지는 못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4일 전에 불참사유서를 제출했는데, 4일 후 아플 것을 예상하고 냈다는 말이냐"고 따졌다.

 

그러자 허 사장은 "당시 8월23일부터 5일 동안 저는 휴가중이었다, 제가 사장으로 와서 보니 직원들이 쉬지 않고 일을 해서 휴가문화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휴가를 냈던 것이다"라면서 "다만, 휴가중이라고 해도 국회에 출석하려 했는데 몸이 아파서 참석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당시 부사장이 분명이 눈이 아파서 병원에 갔다고 답변했는데, 부사장이 사장의 휴가가 언제인지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그리고 불참사유서에 사장이 분명히 사인한 상태에서 병원에 가기 위해서라고 쓰여 있는데 이게 앞뒤가 맞는 말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이렇게 국회를 무시하고, 거짓으로 답변자료를 내고, 지금 이 자리에서까지도 거짓말을 하는 것에 대해서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허 사장이 "아마 불참사유서를 내는 과정에서 우리 직원들이 의원들이 무서워서 그렇게 냈는가 보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아니 이번에는 직원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돌리려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허 사장은 "이 건은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문제다, 직원들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게 아니다"고 맞섰다.

 

허준영 사장 "장난삼아 파업하고..." 발언에 국감장 발칵

 

허준영 사장은 또 강기정 의원이 철도파업과 관련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와 노조원들의 집으로 보낸 서신을 문제 삼자 "노조가 명분도 없이 장난삼아 파업하고…"라고 답변해 국감장을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다.

 

그러자 민주당 김재윤(제주 서귀포) 의원은 "허 사장이 공기업사장이 맞는지 의심스럽다"며 "어떻게 노조가 장난삼아 파업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세상에 장난삼아 파업할 노조가 어디 있겠나, 철도공사 노조가 장난삼아 파업하나, 노조원은 철도공사 직원 아닌가"라면서 "사장이라면 직원의 아버지 어머니가 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모독적인 발언을 할 수 있나,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공기업 사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도 허 사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한나라당 심재철(경기 안양동안구을) 의원은 "표현이 잘못된 것 같으니 사과하고 정정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최구식(경남 진주갑) 의원도 "여당 간사로서 정식으로 말하는데, 허 사장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진지하게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허 사장은 "저의 발언에 대해 뜻밖에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놀랐다"며 "저는 당시 파업현장에 있었는데, 파업의 명분도 없고 대부분의 직원들은 노조집행부에 끌려 다니는 것이었고, 왕따가 무서워서…"라고 변명했다.

 

그러자 심재철 의원이 답답하다면서 "그냥 잘못했다고 뭉뚱그려서 넘어가세요"라고 말했고,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나서서 "대체 엎드려서 절 받기도 유분수지, 이게 뭐하는 것이야"며 "답변을 들을 필요도 없다, 저게 무슨 사과하는 태도냐"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저도 당시 파업현장에서 노조원들을 만났었고, 우리 당 이정희 의원은 철도공사가 파업을 유도했다는 문건을 밝혀서 기자회견도 했었는데, 이 사안을 두고, 이런 모욕적인 태도와 발언을 하고, 국회 불출석 과정에 있어서도 거짓말을 하고, 거기에 사과하라니까 저런 태도를 보이고, 대체 국회를 뭘로 보는 것이냐"고 호통쳤다.

 

강 의원은 또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을 수 있고, 그에 따라 대응할 수는 있겠지만, 파업하는 노동자들의 고민이나 왜 눈물을 짓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고, 그런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과연 공기업 사장의 자격이 있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의원들의 강력한 호통에 대해 허 사장은 결국 "저 때문에 물의 일으켜서 죄송하다"면서 "표현이 지나쳤던 것 같다, 그 점에 있어서는 사과한다"고 말했다.


#허준영#국정감사#한국철도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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