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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식수 공급원으로 거론되며 새로운 수돗물의 한 형태로 부상한 '강변 여과수'가 오염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염물질인 '1.4다이옥산'이 환경부 권고기준(50㎍/ℓ) 이하이기는 하지만 원수와 처리수에서 거의 같은 수치로 나왔다.

민주노동당 손석형 경남도의원(창원)은 경상남도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지적했다. 손 의원은 이종엽 경남도의원,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 등과 함께 2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손석형 경남도의원은 2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변 여과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손석형 경남도의원은 2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변 여과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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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여과수는 자연의 정화작용을 그대로 이용해 취수하는 방법을 말한다. 오랫동안 강변의 대수층(모래자갈층)에 체류하는 물을 우물 형식으로 취수하며 표류수가 취수정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50~100일 정도로 길게 해 대수층을 통과하는 동안 토양에 의한 흡착과 미생물에 의한 분해, 빛과 공기가 없는 상태에서 세균을 사멸하게 해 양질의 원수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창원시는 2006년부터 북면정수장을 비롯해 대산정수장, 대산정수장(1단계) 등 3곳에 강변 여과수 시설을 갖추었다. 창원시는 강변 여과수 공급률을 점차 높여 나가고 있는데, 2009년 50.7%에서 2011년 93.6%로 높일 예정이며, 2013년까지 창원시(옛 창원시) 전역에 일반수돗물 대신 강변 여과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4다이옥산 농도 권고기준을 50㎍/L로 제시하고 허용위해도는 10㎍/ℓ로 정해 놓았고, 국제암연구센터(IARC)에서는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지목했다. 이 물질은 끓이거나 오존처리하면 걸려낼 수 있다.

손 도의원이 제시한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의 자료에 보면, 강변 여과수에서 1.4다이옥산이 검출되었다. 2009년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창원대산, 창원북면, 함안칠서정수장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최대 11.35㎍/ℓ(북면, 2010년 8월)이 나왔다. 3곳 정수장에서는 2㎍/ℓ 안팎에서 11㎍/ℓ 안팎까지 1.4다이옥산이 나온 것이다.

원수와 처리수의 1.4다이옥산 비율도 비슷하다. 창원대산의 경우 최대였던 올해 4월 6.35(원수):5.34(처리수)㎍/ℓ이었고, 창원북면은 최대였던 올해 8월 11.35:10.78㎍/ℓ, 함안칠서는 올해 4월 7.36:6.86㎍/ℓ이다.

손석형 도의원은 "창원시민들에게 공급되고 있는 강변여과수 처리수에서 독성 물질인 '1.4다이옥산'이 여과되지 않은 채 그대로 검출되는 분석결과가 나왔다"면서 "더욱 충격적인 것은 원수보다 처리수에서 1.4다이옥산 함량이 더 높게 측정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하 위원장은 "강변 여과수는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14다이옥산이 검출되어 걱정이다. 4대강정비사업으로 수질이 더 나빠질 것이라 걱정하는데, 물의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이날 회견문을 통해 "이같은 사실은 강변 여과수 처리공정에서 1.4다이옥산 등 유해성 물질을 제대로 처리해내지 못한다는 뜻으로, 주민 건강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지금 이 순간 창원시민이 먹는 물이 인체에 유해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시민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모든 대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에 대해,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강변 여과수 1.4다이옥산 오염 위험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과 "강변 여과수 24시간 수질감시체계를 마련할 것", "시민들에게 공급되는 모든 수원, 처리수, 영향요인 등 수질 전반에 대해 정밀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창원시청 관계자는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 분석 자료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면서 "1.4다이옥산은 법정검사 항목이 아니고 감시항목이다. 이번에 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나온 수치는 환경부의 권장기준치 이하다. 검출이 됐다는 것이지 농도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강변여과수#창원시#손석형 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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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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