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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김대중 배우기'(주제: 김대중과 글로벌 리더십) 강좌가 고등학생과 대학생, 일반인 및 정당인과 '행동하는 양심' 회원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3일(수요일) 오후 7시 김대중도서관 지하 1층 컨벤션 홀에서 열렸다.

 두 번째 ‘김대중 배우기’ 강좌 첫 강의가 열리고 있는 김대중 도서관 지하 1층 컨벤션 홀.
두 번째 ‘김대중 배우기’ 강좌 첫 강의가 열리고 있는 김대중 도서관 지하 1층 컨벤션 홀. ⓒ 조종안

(사)'행동하는 양심'이 주최하고 '김대중 도서관', '폴리뉴스'가 후원하는 두 번째 강좌 첫 강의는 양성철 고려대 석좌교수(전 주미대사)가 강사로 나서 <세계 지도자로서의 김대중>이란 주제로 2시간 넘게 진행했다. 

이해동 목사(행동하는 양심 이사장)는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과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한 개강식 인사말에서 "우리의 민족사는 물론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상가요 정치지도자 김대중 선생이 국내에서의 이해와 평가가 너무도 미흡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목사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권력욕에 사로잡힌 개인과 집단이 분단과 지역주의를 이용해 덧씌워놓은 악귀"라고 진단하고, "오히려 세계에서 높게 평가받는 인물의 참모습을 국민과 역사에 드러내도록 하는 게 우리의 직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월과 3월에 열렸던 첫 번째 강좌도 아주 유익했고 좋은 성과가 있었다"면서 "강좌를 통해 김대중이라는 인물을 정확하게 알고 올바르게 평가해서 나라와 역사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하리라 믿는다"고 강사들과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해동 목사는 서울의 명동 하늘을 울렸던 76년 '3·1 민주구국 선언 사건'과 허위로 날조된 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71년 대통령 후보 김대중과 함께 두 차례의 옥고를 치른 인연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의 종합적인 평가와 분석은 아직 일러

 양성철 고려대 석좌교수가 ‘김대중을 왜 글로벌 리더라 하는가’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습니다.
양성철 고려대 석좌교수가 ‘김대중을 왜 글로벌 리더라 하는가’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습니다. ⓒ 조종안

사회자의 소개를 받고 연단에 오른 양성철 고려대 석좌교수는 <세계 지도자로서의 김대중>이란 주제로 강의하게 되어 영광이라면서 "김대중 선생은 큰 산인데 나무 몇 그루만 보고 수박 겉핥기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대한민국 15대 대통령 김대중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와 분석은 아직 이르다"며 "몇 가지 문제 제기와 전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경력, 정당인, 국회의원, 네 차례의 대통령 후보로서의 정치활동 등 공인으로서의 기여, 대통령으로서의 국내외 활동과 업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는 것.  

양 교수는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의 국제적 위상과 이미지, 기여(공헌)에 국한해서 파악한 내용을 중심으로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며 글로벌 리더십에 관한 개념과 지도자의 자질, 성격 능력 조선 여건 등을 제시했다.  

양 교수는 글로벌 리더란 무엇이고, 자격은 무엇인지에 대해. 김대중의 망명생활, 국제 활동에서 보여준 세계 지도자들과의 교류, 동북아 지역의 국제 이슈와 주요 사례, 햇볕정책, 동아시아공동체, 한일, 한중 외교 등 재임 시절에 보여준 김대중의 리더십을 설명해나갔다. 

세계 지도자로서의 김대중 

양 교수는 "세계화, 국제화, 지구화(globalization)는 그 기능과 역할이 인간 활동의 모든 분야와 일치한다"면서 불의에 굽힐 줄 모르는 끈기와 집념으로 밀고 나간 역사의식과 미래지향적 비전, 열린 민족의식과 세계관, 신앙심 등 김대중이 생전에 보여준 글로벌 리더십 자질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어 "인동초로 상징되는 김대중 대통령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수차례 떨어지고 당선되고 쫓겨나고 구금되는 등 그의 인생은 다른 사람이 결코 이겨내기 힘든 인생이었다"면서 "놀라울 정도의 초인간적인 집념과 인내심을 가진 분"이라고 소개했다.

양 교수는 "2차 대전 후 지구화는 넓은 의미에서 기독교 문명권에 뿌리를 둔 미국과 서유럽이 주도해 온 게 사실이다"며 "지구화를 현대화(modernization), 서구화(westernization), 유럽화(Europeanization), 미국화(Americanization)와 같은 뜻으로 좁혀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통령제 하의 대통령, 의원내각제의 수상이나 총리, 공산국가의 주석, 기타 총통 등의 직책을 가진 정치지도자들은 기업, 금융, 예술 등 다른 분야와는 달리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그들의 글로벌 리더십을 평가한다"며 나라의 위상(국격)과 군사력, 경제력(국력) 등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주요국 몇을 지적했다. 

"미국 대통령은 누구든 취임하면 자동으로 글로벌 리더가 되고,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나라(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의 지도자, 경제 강국 일본과 독일도 형식적으로는 글로벌 리더로 대접받습니다. 그러나 중견국가인 한국은 김대중 대통령을 세계가 평가하는 것처럼 지도자의 위상과 기여도가 글로벌 리더가 되는데 큰 몫을 하지요. 남아프리카의 넬슨 만델라, 필리핀의 코라손 아키노 등도 비슷한 예일 것입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양 교수 강의를 경청하는 참가자들. 여고생에서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참가했습니다.
진지한 표정으로 양 교수 강의를 경청하는 참가자들. 여고생에서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참가했습니다. ⓒ 조종안

양 교수는 강의하러 오는 길에 교보문고에 들러 영문사전(옥스퍼드 아메리칸)을 봤는데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 세 분(이승만, 박정희, 김대중)에 대해 기록해놓았더라고 전했다. 이승만은 강제로 망명해서 객사한 대통령으로, 박정희는 산업화에 기여한 대통령으로, 김대중은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한 대통령으로 소개하고 있더라는 것.

잠시 숨을 내리쉰 양 교수는 "지구화는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와 다양한 개념이 바탕에 깔려 있다"며 "금강산 관광선 출항(1998년), 국민연금 확대(1999년), 여성부 신설(2000년), 국가인권위원회 출범(2001년), 아웅산 수치 여사 구금 석방과 버마 민주화 운동 적극 지지, 동티모르 자주독립 실현에 주도적 역할, 첫 아시아국가 수반으로 유럽의회 기조연설(2001년) 등을 볼 때 김대중은 진정한 글로벌 리더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EU, 중국의 힘겨루기 사이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한국이 개최하는 G20 정상회담 효과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군사적으로 한국은 미국과 동맹이고 중국은 북한과 동맹인 가운데, 하루 반나절 만찬 행사에서 얼마나 많은 경제적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겠느냐는 것.  

국민의 정부에서 주미대사(2000년 8월-2003년 4월)를 지낸 양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의 주요업적을 소개하는 중에 잠시 눈물을 보여 강의실 분위기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10분 휴식을 하고 열린 2부 강의에서 양 교수는 "눈물을 보여 미안하다"며 "그래서 정치를 못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저 같은 사람은 글로벌 리더 자격이 없어요"라고 해서 웃음이 터지기도. 

양성철 교수는 끝으로 "김대중 대통령은 평소 '외교는 우리의 명줄'이라며 '외교 하는 국민이 되라'고 외쳤고, '세계인으로 사는 리더십'을 강조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실천했다"며 "그러한 리더십 정신으로 구한말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한반도 위기를 극복해가자!"고 당부했다.

'김대중 배두기' 두 번째 강좌는 12월 1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 열릴 예정이다. 양성철 교수의 제1강(11월 3일)을 시작으로 제2강(11월 10일) 김한정 경원대 교수, 제3강(11월 17일) 김근식 경남대 교수, 제4강(11월 24일) 노명환 외국어대 교수, 마지막 제5강(12월1일)은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맡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대중배우기#행동하는 양심#김대중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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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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