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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변 둔치 내 지하 45m 지점 모래-자갈층(대수층)에서 취수해 국내 최고의 수질을 자랑하던 창원 강변여과수 수돗물에서 '발암의심물질'(1.4-다이옥산)이 검출되어 시민사회단체와 창원시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박완수 창원시장이 '4대강(낙동강)사업 계속'을 주장하고 있는 속에, 시민사회단체들은 "창원시장은 시민들의 식수를 담보로 요행을 바라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변여과수 발암의심물질 검출 논란은 지난 2일 민주노동당 소속 손석형 경남도의원(창원)이 강변여과수에서 1.4-다이옥산이 검출되었다고 밝히면서 시작되었다. 손 도의원은 경상남도보건환경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2월, 3월, 6월, 7월, 9월에 원수보다 처리수에서 1.4-다이옥산 함량이 높게 측정되었다고 밝혔다.

 민생민주창원회의는 4일 오전 창원시청 브리핑룸에서 강변여과수에서 나온 발암의심물질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민생민주창원회의는 4일 오전 창원시청 브리핑룸에서 강변여과수에서 나온 발암의심물질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 장성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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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다이옥산의 환경부 권고기준은 50㎍/ℓ이다. 손 도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강변여과수에서 최대 11.35㎍/ℓ(원수), 10.78㎍/ℓ(처리수)가 검출되었다. 1.4-다이옥산은 발암물질이지만, 물을 끓이면 사라진다. 손 도의원은 강변여과수의 오염 위험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생민주창원회의는 4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장도 창원시민이 뽑은 창원시민이다. 박완수 시장은 창원시민 식수원을 지키는 낙동강 보전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창원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시민이 마시고 있는 수돗물은 수질검사 결과 안전하다"고 밝혔다.

민생민주창원회의 "창원시장은 시민 입장에서 4대강사업을 봐야"

민생민주창원회의는 "창원시는 창원 대산 강변여과수 정수시설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그래서 우리 창원시민들은 대산정수장의 강변여과시설을 통해 정수된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좋은 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철석같이 믿었다"며 "이 때문에 1.4-다이옥산 검출사건이 몰고 온 충격과 배신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 사건에 대한 창원시 담당공무원의 심각한 안전불감증이다"며 "기준치 이하든 이상이든 어쨌든 먹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 식수에 들어가 있다. 아무리 책임을 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더라도 '발암물질이 기준치 이하라서 문제 없다'는 발언을 서슴없이 할 수는 없다. 매일 독약을 손에 쥐어주면서, 죽을 만큼은 아니니까 걱정 말고 먹으라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따졌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김두관 경상남도지사가 4대강사업 반대 입장을 밝히자 기자회견을 열어 '낙동강사업 계속'을 주장했다. 민생민주창원회의는 "창원시장이 진정 창원시민의 먹는 물을 생각한다면 4대강사업을 강행하는 정부에 줄서기를 해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도민의 입장에서 4대강사업을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 하고, 경남도와 입장을 같이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아무리 기준치 이하라고 하더라도 발암물질에 오염된 수돗물을 아이들에게 계속 먹일 수는 없다"며 "기준이라는 것은 편의에 따라, 때와 상황에 따라, 혹은 사람에 따라 낮게도 높게도 정할 수 있는 것이다. '발암물질 기준치 이상 혹은 이하'와 같은 사람이 임의로 만든 조건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밝혔다.

민생민주창원회의는 "4대강사업으로 창원시 강변여과시설의 실효성이 더욱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창원시장은 창원시민들의 투표로 시장으로 선출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창원시장에게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아닌 창원시민의 입장에서 4대강사업을 심사숙고할 것"을 요청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창원시민이 기준치 이하의 발암물질이라도 강제로 먹어야 하는 상황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창원시는 이에 대한 대책을 제시할 것"과 "창원시는 4대강사업이 낙동강 식수원에 끼치는 영향에 대하여 해당 전문가와 함께 공개적으로 검토하고 대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창원시 "공동 수질검사 의뢰해 그 결과에 따라 대응"

창원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강변여과수는 생물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이 1급수와 유사한 수질이므로 건강하고 깨끗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취수 및 정수 과정에서 화학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먹는 물 수질기준을 충분히 만족시킬 만큼 양호하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수질검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수돗물평가위원회(위원장 최용봉)의 입회 속에 시료를 채수하여 한국환경수도연구소(서울)와 부산상수사업본부 수질연구소, 동진생명연구원 등에 공동 수질검사를 의뢰하여 그 결과에 따라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창원시는 "강변여과수 정수장 상류지역에는 1.4-다이옥산을 다량 배출할 수 있는 사업장 또는 배출원이 없고 인근 토양 등 자연계에 존재할 수 있는 1.4-다이옥산이 미량임을 감안한다면 지금과 같은 수준의 건강하고 깨끗한 수질을 유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또 창원시는 "통상 1.4-다이옥산이 우려될 만큼 검출된다면 당연히 오존처리시설을 설치하여 1.4-다이옥산의 농도는 줄여야 하겠지만,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의 자료와 같이 소량일 경우에는 환경부 권고기준 등 수질기준에 비추어 봐도 식수로 사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는 건강하고 안전한 물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창원시는 "1.4-다이옥산 검사는 측정기기의 상태와 검사자의 전문적인 기술에 따라 미세하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먹는 물 수질검사기관 등과 연계하여 계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항상 시민들께 건강하고 안전한 먹는 물을 공급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변여과수#1.4-다이옥산#4대강정비사업#민생민주창원회의#박완수 창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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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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