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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충남도 4대강(금강)사업 재검토 특별위원회 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5일, 충남도 4대강(금강)사업 재검토 특별위원회 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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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이 4대강(금강) 사업 군민 여론조사결과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여군과 부여군개발위원회(위원장 김용태), 금강발전협의회(회장 박계영)는 지난 5일 부여군개발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금강살리기사업과 관련한 자체군민 여론조사결과 71.48%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부여군민들은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충남도의 주장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금강살리기 사업은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부여군이 벌인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군민들의 4대강 찬성 여론의 근거로 제시한 셈이다.

하지만 부여군 등이 벌인 여론조사 결과는 '충남도4대강(금강)재검토특위'(이하 재검토 특위)가 내놓은 대안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부여군이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 또는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4대강 사업의 찬반논쟁을 부추기는 등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충남도 재검토특위는 지난 달 30일, 금강살기기 사업과 관련한 검토의견을 통해 진정한 금강살리기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금강하구둑 개선'이라고 밝혔다. 또 준설규모를 최소화하고 농경지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상습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필요한 곳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부여보와 금강보 건설과 관련해서는 수질에 부정적인 영향 등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하고 교량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부여군이 벌인 여론조사 결과는 재검토특위가 내놓은 대안과 어떻게 다를까?

부여군 "군민 71.48% 금강살리기 찬성"?... 정치활용 논란

 대전지역 시민 200여 명이 4일 저녁,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정문 앞에서 촛불을 밝히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대전지역 시민 200여 명이 4일 저녁,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정문 앞에서 촛불을 밝히고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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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이 벌인 여론조사 내용은 모두 5가지 문항으로 '금강살리기 사업에 대한 인지도'와 '금강살리기 사업의 지역발전에 대한 도움여부' '준설토를 활용한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의견' '금강하구둑 개선에 대한 의견'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 보완 필요성' 등을 묻는 내용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부여군민 68.7%는 금강살리기 사업이 '지역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하면서도, 69.6%가 '지역특성에 맞게 보완해 추진해야 한다'(적극 찬성 40.8%, 찬성 28.8%, 반대 12.2%, 잘모르겠음 18.2%)고 답했다. 또 77.9%는 금강하구둑 개선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준설토를 활용한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서는 70.5%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 부여군은 각 문항에 대한 평균 찬성률이 71.48%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응답은 충남도재검토특위가 내놓은 '금강하구둑 개선시급' '필요한 곳에 한해 농경지 리모델링' '지역특성에 맞게 사업 재조정' 등으로 농경지 리모델링 대상에 대한 차이가 있을 뿐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부여군은 충남도재검토특위가 제시한 '부여보 건설을 중단하고 교량으로 활용'하자는 대안에 대해서는 아예 군민들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용우 부여군수는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충남도가 발표한 입장은 금강유역 주민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난하며 "공주시와 공조해 금강사업에 반대하는 충남도를 설득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부여군 관계자는 '부여군민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충남도재검토특위가 내놓은 대안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기자의 지적에 대해 "언론에는 충남도가 금강살리기 사업에 반대하는 것으로 보도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재검토특위 중재안과 다르지 않은데... 왜 반대 시위?

안희정 충남지사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
▲ 안희정 충남지사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
ⓒ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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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금강살리기 사업과 관련한 충남도에 대한 일방적 비방은 8일 오후에도 있었다. '4대강살리기연기주민협의회' 소속 3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 도청정문 앞에서 '금강사업에 반대하는 충남도 4대강 재검토특위와 안희정 도지사 규탄' 시위를 벌였다. 대학생들로 보이는 이들은 당초 2시간 동안 규탄집회를 벌이겠다고 했으나 10여 분간 잠시 피켓을 들고 서 있다 타고 온 버스를 타고 곧바로 귀가했다.

그러나 연기군의 경우 "4대강(금강) 사업과 관련 안희정 지사와 입장이 같다"고 밝히고 있다. 또 충남도재검토특위도 행복도시 인근에 건설되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금남보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완공한 후 모니터링을 하자는 안을 내놓아 사실상 규탄집회를 할 이유가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 안희정 충남지사는 8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4대강(금강) 사업에 대한 도내 시군에서의 충남도 규탄집회 등과 관련 "재검토특위가 합리적 중재안을 내놓은 만큼 서로 싸울 일이 아니다"며 "다 같이 더 좋은 금강을 만들자는 것으로 이후 서로 입장을 존중해 논의를 통해 풀어나가면 된다"는 말로 일방적 찬반 논쟁을 경계했다.


태그:#4대강, #금강, #충남도, #부여군, #금강하구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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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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