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바람 불면
나뭇가지 흔들리고
여름이면 불어오던 훈풍
제비 따라 강남으로 갔는가?
동지섣달 매서운 바람은
아내의 코트 속으로 파고들어
나를 더욱 슬프게 한다.
밤도 이슥한 삼경
구름 속 달 헤치고 나오면
칠흑 같은 어둠 걷히고
새벽 동 터오면 밤길 밝히던
가로등 꺼지는 것 당연하건만
아내의 슬픈 눈망울은
그러께 이맘때처럼 변함이 없다.
따가운 뙤약볕
그늘이 되어 주겠다던
밤길 밝히는
가로등이 되어 주겠다던
동지섣달 매서운 바람
바람막이가 되어 주겠다던...
아내의 손 움켜쥐고
철석같던 25년 전 그 약속
꿈엔들 잊으랴 만은
동짓달 매서운 바람은
새벽 아스팔트 위를 걷고 있는
내 등허리를 사정없이 도리깨질 한다.
당신의 허풍쟁이 趙相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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