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민주노동당 소속 문영미 남구의회 의원이 여성당원과 함께하는 '연꽃축제'에 나와 평소에 좋아하는 함석헌 시인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시를 읊으며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5일 오후 5시, 추위가 한층 꺾인 푸근한 날씨가 그대로 전해진 '아트홀 소풍(남동구 간석오거리 근처)' 공연장에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여성당원들이 모여 소박한 문화제를 열었다.
마치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나는 듯한 설렘을 안고 앉아 있는 여성당원들은 첫 무대인 남성중창단의 공연에 이내 웃음폭탄을 터뜨리며 즐거움을 발산했다. 평소 대학교수로, 유명한 성악가로 진중했던 중창단원들은 '축배의 노래'부터 '닐리리 맘보'까지 장르의 파격을 시도하며 코믹 댄스와 행위예술까지 선보였다.
이어진 아마추어 여성 통기타 동아리 토마토의 '7080 콘서트'는 애잔한 추억을 되불러오며 감성의 로맨스를 선물했다. 안치환의 '귀뚜라미', 김광석의 '나의 노래', 나무자전거의 '내안에 깃든 너', 그리고 추억의 노래를 묶은 메들리송이 울려 퍼지자 모두가 한결같은 맘으로 무대 속 주인공이 됐다.
축하공연이 끝나고 이번 연꽃축제의 하이라이트가 된 의원단 공연이 세 번째 무대로 등장하자 당원들은 숨을 죽이며 집중했다. 문영미 의원과 박윤주 동구의회 의원이 무대에 올라 음악과 시낭송으로 잔잔한 화음을 맞춰갔다. 재선의원과 초선의원의 아름다운 동행을 담은 이 공연은 관객들과 함께 지역정치활동의 궤적을 반추해보는 시간을 가져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한층 공연이 무르익을 무렵 등장한 와인 행렬이 또 다시 여성당원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이어 민노당의 상징이 된 주황색의 '희망'이라는 두 글자가 무대에 아로새겨지면서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당신이 선거기간 내내 물들인 것은 색이 아니라 희망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여성으로 시작해서 정치를 바꾸고, 동네를 바꾸고, 삶을 바꿔가면서 어느새 정치인이 되어 버린 나를 의식해봅니다. 거짓과 오욕의 진흙탕 같은 정치판에서, 모든 것을 맑게 정화시키는 연꽃을 닮아가며 희망의 정치세상을 열어나가겠습니다" (의원단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