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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유러피언 드림> 다섯 번째 이야기는 교육 강국 핀란드에 관한 이야기다. 인구 530만 명의 핀란드는 수준 높은 복지와 교육제도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핀란드는 1960년대부터 40년 동안 꾸준히 '누구에게나 질 좋은 교육을'이라는 목표를 실현시켜 왔다. 그 결과는 2000년부터 국제학력평가시스템(PISA) 4번 연속 최상위권 기록으로 나타났다. 경쟁과 획일적인 시험이 거의 없지만,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핀란드. 그들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복지제도와 삶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편집자말]
 '누구에게나 질 좋은 교육'은 과연 가능할까?  핀란드 평등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헬싱키 반따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핀란드인들의 모습.
'누구에게나 질 좋은 교육'은 과연 가능할까? 핀란드 평등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헬싱키 반따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핀란드인들의 모습. ⓒ 임정훈

글 : 박수원 기자
공동취재 : <오마이뉴스> '유러피언드림 핀란드편' 특별취재팀

"빌 게이츠 같은 천재 한 명이 수십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대한민국의 현재 교육 시스템은 그렇지 못하다."  12월 7일 자 <조선일보> 사설 중 

<조선일보>는 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09년 국제학력평가시스템(PISA)에서 한국은 34개 회원국 가운데 읽기와 수학 과목에서 1위, 과학은 3위를 기록했지만, 최상위권 비율은 미미하다며 천재를 키울 수 있는 엘리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ISA는 OECD가 회원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의무교육을 마친 만 15세 학생의 읽기, 수학, 과학 영역의 성취수준을 평가하는 제도다.

그러나 한국과 함께 PISA에서 좋은 성적을 얻은 핀란드 교육현장에서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강조되고 있다.

"우리는 1명의 낙오자도 만들지 않는다." 

천재 양성보다는 낙오자 없는 교육을 강조하는 핀란드는 2000년, 2003년, 2006년에 이어 2009년에도 또다시 PISA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핀란드는 학생과 학교 간 학력 격차가 가장 적은 나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핀란드와 한국은 PISA 결과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교육방법이나 교육을 둘러싼 시스템은 판이하다. 세계는 경쟁 중심이 아닌 평등교육을 통해 최고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핀란드에 주목하고 있다.

교육 순례자들(핀란드 교육 현장을 방문하는 이들을 핀란드에서는 이렇게 부른다)이 세계 각지에서 매년 수백 명 넘게 이 나라를 방문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PISA 결과는 핀란드 교육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을까? 왜 사람들은 핀란드 교육에 주목하는 것일까.

왜 핀란드 교육에 주목하나

 핀에어가 파업을 벌이고 있는 핀란드 헬싱키 반따 공항.
핀에어가 파업을 벌이고 있는 핀란드 헬싱키 반따 공항. ⓒ 임정훈

7일 오후 1시 30분, <오마이뉴스> 유러피언드림 핀란드 취재팀이 핀란드 반따 공항에 도착했을 때 주변은 온통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핀에어 파업 탓에 16시간 가까이 비행기를 갈아타고 피곤하게 달려왔지만 이곳은 평화로워 보였다. 공항에서 헬싱키 시내로 들어오는 곳에서 눈 덮인 자작나무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핀란드의 겨울은 길고, 땅은 척박하다. 핀란드는 스웨덴과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겪었고, 독립을 쟁취했다. 현재는 교육과 노키아로 대표되는 IT강국으로 불리지만, 60년대까지만 해도 '유럽의 문제아'이자 가난했던 나라다.

1960년 이후 종합학교(우리나라 초등학교와 중학교 통합) 개혁을 기반으로 의무교육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고, 여기에다 교사가 교육개혁의 주도자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자율성을 강화해 주었다. 또한 종합학교 개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이후에는 고등교육개혁에 착수해 직업교육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물론 외풍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0년 초반 구소련 붕괴로 인한 수출 부진으로 핀란드는 엄청난 위기를 겪었다. 1991년부터 1993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은 12% 감소했고, 실업률도 20%까지 치솟았다. 당시 교육 예산이 대폭 줄어들면서 위기를 겪었지만, 1990년대부터 시작한 지방분권화를 통해 학교와 교사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고, 재정도 지방자치단체에서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교육개혁이 일관성 있게 추진된 배경에는 정치적 입김에 흔들리지 않는 합의정신과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의 직접적인 참여가 커다란 힘이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어린이나 학생에게 차별 없는 교육이 제공될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가 뒷받침되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무상급식을 포함한 무상교육뿐 아니라, 아동수당·학생수당 등을 지급해 교육받는 이들의 생활을 뒷받침해주고 있으며, 학생들이 원거리에서 이동할 경우 교통비도 지원한다. 아울러 무상 의료 등 학생들의 건강권 유지를 위한 사회복지정책들은 경쟁력 있는 교육을 떠받치는 기둥 역할을 한다. 이러한 복지 혜택은 이주민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어서, 핀란드에 사는 외국인들도 동일한 복지와 교육을 제공받는다.

자유로운 교육은 어떻게 가능한가

<오마이뉴스> 유러피언 드림 핀란드편 취재팀이 핀란드 교육에 대해 취재를 기획한다고 하자, 핀란드에 사는 한 한국 교민은 사회보험기관(KELA)을 취재해 보라고 제안했다. 그는 "임신했을 때부터 아이에 대한 지원금을 받았고, 아이가 둘인 지금도  계속 한 달에 210유로(첫째 100유로, 둘째 110유로)씩 KELA에서 지원을 받는다"면서 "핀란드에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교육이 가능한 이유는 촘촘한 사회 안전망이 밑받침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핀란드편 취재팀은 현지시각 7일부터 11일까지 핀란드 헬싱키 주변을 돌며 교육을 경쟁력 있게 만든 복지시스템 KELA, 주택정책 등을 취재하고, 그 복지 정책이 구체적인 교육 현장에서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는지 종합학교 교장과 교사, 그리고 학생들, 교원노조 실무자, 헬싱키 교육국의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 또한, 핀란드와 독일 대학생 커플을 통해 EU 젊은이들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를 들여다보고, 핀란드 중산층 가정이 체감하는 교육과 복지, 한국 교민이 느끼는 생생한 생활 속 이야기도 소개할 계획이다. 

오마이뉴스 '<유러피언 드림> 핀란드편' 특별취재팀 : 박수원 기자(팀장), 임정훈 시민기자, 윤정현 해외통신원



#유러피언드림#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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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2022년 4월부터 뉴스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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