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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강하는 남재영 목사
열강하는 남재영 목사 ⓒ 홍경석

어제(12월 23일)는 대전 시민 아카데미 건물 내(內) 책방에서 지난 12월 5일 별세하신 고(故) 리영희 선생의 추모 강연회가 있었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된 이 강연회의 연사는 남재영 대전 빈들교회 목사가 맡았다.

 

먼저 남 목사는 리영희 선생과의 만남의 계기부터 시작하였는데 <우상과 이상>이란 리영희 선생의 저서를 일독한 후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리곤 학교에서 그간에 배운 가식에 대하여 통분하고 자책하면서 "나는 여태껏 헛살았다!"라고까지 이실직고했다. 아울러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하여도 일갈(一喝)하였는데 요지는 이렇다.

 

"자본주의는 최대 이윤의 법칙만이 통용되는 정글과도 같다. 고로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탐욕의 넝쿨이 창궐한다. 또한 자본주의는 인간의 이기심에 호소해서 물질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고로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다. 또한 결국엔 인간이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게 바로 자본주의의 속성이다."

 

이어 의미심장한 비유도 화두로 던져 더욱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5일 굶은 사람과 개가 있습니다. 이때 먹을 걸 주면 개는 그야말로 '환장을 하고' 먹습니다. 이때 자신의 먹이에 누가 손이라도 대는 경우는 큰 일 나지요! 하지만 사람은 안 그렇습니다. 곁에 있는 3일 굶은 이와 비록 빵 한 조각이되 나눠 먹으려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먼저 발동한다는 얘깁니다..."

 

숙연하고 진지한 분위기의  고 리영희 선생 추모 강연회장 모습
숙연하고 진지한 분위기의 고 리영희 선생 추모 강연회장 모습 ⓒ 홍경석

결론적으로 공동체 문화와 삶의 육성, 그리고 고착화만이 진정 우리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첩경이라는. 이어 참석자와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요즘의 언론(관)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제가 보기론 얼추 다 썩었다고 봅니다. 기득권층에 안주하고, 때론 정권과 자본에 굴복한 그런."

".......!!"

 

순간 묵직한, 그러나 동의(同意)의 적막이 실내를 구름으로 감싸 안았다. 이밖에도 강사의 주장에 내가 적극 동의한 연유는 이러했다.

 

"불과 얼마 전부터 정규직이네 비정규직이네 2분(分)하는 모양새인 듯하나 실은 오래 전부터 비정규직 문제는 심각한 문제를 잉태하고 있었다. 다른 건 차치하고라도 비정규직이 견딜 수 없는 건 차별이란 것이다. 또한 이는 고스란히 모멸감과 수치심으로 직결되는 임계점이다. 아울러 자신이 고작 1회용품이었더냐는 자괴감으로의 함몰은 부차적인 후유증과 상흔이다."

 

이어 나도 질문했다.

 

"저는 사실 리영희 선생님을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전태일 노동대학에서 공부를 하게 되면서부터 비로소 알게 되었지요. 아무튼 이제라도 그분께서 지으신 책을 읽고 이 모순의 세상을 더 배우고자 하오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참 알차고 좋은 '커리큘럼'의 강의가 끝난 뒤 맘이 흡족해진 나는 오늘 대전 시민 아카데미에 신입회원으로 주저 없이 가입했다. 강사님의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세상도 변하지 않는다"는 열변 장면을 기억하면서.

 

강의 시작 전 나눠준 ‘묘한 종이’ -  직선을 곡선으로 보는 현대인들의 착시 현상에 경종을 울리고자!
강의 시작 전 나눠준 ‘묘한 종이’ - 직선을 곡선으로 보는 현대인들의 착시 현상에 경종을 울리고자! ⓒ 홍경석

덧붙이는 글 |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리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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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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