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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자료사진)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자료사진) ⓒ 남소연

이재오 특임장관을 중심으로 한 일부 친이(명박)계가 '개헌관철'에 뜻을 모은 가운데, 한나라당 지도부에선 현재 개헌을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최고위원은 자신은 15대 국회 때부터 개헌을 주장해 왔고, 이 문제는 지난 17대 국회 말 모든 정당이 18대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주지시키면서도 현재 이뤄지고 있는 개헌논의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 정부의 임기 후반기에 돌입한 지금에 와서, 또 차기(대권)주자들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개헌 문제를 다뤄서 과연 성사될 수 있느냐"며 "상당히 의문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최고위원은 "'87년체제'가 들어올 때는 국민적 열망을 바탕으로 개헌했다"며 '이 시점에서 개헌이 국민적 열망의 대상이 돼 있는가, 나는 부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분위기가 안 돼 있다"고 덧붙였다.

 

홍 최고위원은 "개헌 문제 때문에 당 내 계파갈등의 불씨를 지피는 모임들이 계속되는 것도 걱정스럽다"고도 했다. 지난 18일 이재오 특임장관이 친이계 의원 40여 명과 회동, 당내 개헌특위 출범을 관철시키기로 한 일을 겨냥한 것.

 

홍 최고위원은 "당이 집권 후반기의 이명박 정권에 국정운영의 추동력을 불어넣어줘야 하는데 개헌 문제 때문에 당 내 계파갈등의 불씨를 지피는 모임들이 계속되는 것이 걱정스럽다"며 "(개헌 실패 시엔) 이 정부가 국정운영의 추동력을 상실하게 되고 당은 또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차라리 개헌을 하려면 차차기 대통령제부터 헌법을 바꾸자고 하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며 "차기 (대권)주자가 가시화되고 국민적인 열망이 붙지 않은 시점에서 (개헌논의로) 당을 계파간의 갈등으로 몰아넣는 것이 과연 이명박 정부를 위해 옳인 일인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노무현의 '원포인트 개헌'도 거부했다, '줄세우기' 우려"

 

나경원 최고위원도 홍 최고위원의 의견에 동조했다. 나 최고위원은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17대 국회에서 약속한 것은 맞지만 18대 국회의 이 어려운 시기에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도로 보일 수 있다"며 "(이 시점에서의 개헌 논의는) 매우 부적절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원 포인트 개헌' 제안도 (한나라당이) 거부한 일이 있다"고 주지시켰다.

 

나 최고위원은 이어 "개헌 논의가 사실상 우리끼리, 우리를 위한 개헌이 될 수 있고 '줄 세우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개헌 논의는 국민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홍 최고위원이 차차기부터 적용하는 내용의 개헌을 말씀했는데, 이 시점에는 그런 논의조차도 어렵지 않느냐"고 말했다.

 

나 최고위원의 발언이 끝난 뒤 안상수 대표가 친박근혜계 서병수 최고위원을 향해 "서병수 최고위원은 할 말이 없냐"고 묻는 것에 대해 서 최고위원은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을 (홍준표·나경원 최고위원이) 다 말씀하셨다"고 말해 동의를 표했다.

 

안상수·김무성 "개헌 의원총회 예정대로 열 것"

 

그러나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는 25일 개헌논의 의원총회를 예정대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18대 국회에서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개헌이) 빠르고 늦고, 가능하고 가능하지 않고는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열기로 결정한 이상 의원총회에서 의논하면 되는 일"이라며 "미리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 원내대표도 "개헌이 차기 (대권)주자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다른 의도' '줄세우기' 등 '(개헌을 추진하는) 어떤 목적이 있다'고 서로 자극적인 용어는 삼가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부분(개헌논의)은 워낙 요구가 많아서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할 일이 아니고 의원총회에서 한 번은 걸러야 한다"며 "지난 번 '세종시 토론회에서 보여줬듯이 이번 개헌 논의가 수준 높은 토론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예정대로 25일 9시부터 개헌 관련 의원총회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오 주축 친이계 40여 명 개헌추진 결의

 

친이계는 개헌추진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뜻을 모은 상태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함께 내일로' 소속 의원 등 친이계 인사 40여 명은 지난 18일 서울 홍은동의 한 호텔에서 회동하고 개헌추진 절차를 논의했다.

 

이들은 당 내에 개헌을 논의할 기구를 구성하고, 국회에도 개헌특위를 만들어 개헌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25일 열릴 개헌 논의 의원총회에서도 강력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이재오 장관은 한 단체가 주최하는 개헌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개헌의 내용과 추진계획을 제시할 예정이다.


#개헌#홍준표#나경원#안상수#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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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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