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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문화공간인 극장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까지, 과거에는 주로 야외에서 공연이 이루어졌다. 20세기 초 생기기 시작한 극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1차 목적인 예술작품 관람 외에도 만남과 교류의 공간,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 서비스를 제공받는 공간 등으로 점차 그 기능이 확대됐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후반부터 지역문예회관과 아트센터라는 공공극장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공공예술과 지역민과의 접근성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부평에도 2010년 4월 아트센터가 문을 연 후, 인천과 서울 등지에 입소문이 나 부평의 대표적 문화예술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헌데, 보는 극장에서 체험하는 극장으로, 또한 문턱이 낮은 다양한 공연예술을 펼치고 있는 아트센터의 운영과 관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그 중심에 있는 '하우스매니저(극장 서비스 총괄 매니저)'의 역할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상(上)편'에서는 하우스매니저의 정의와 역할을 알아보고, '하(下)편'에서는 부평아트센터 하우스매니저의 일상을 통해 실제 운영상황을 살펴보겠다.    <기자 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모습. 이곳에서는 오페라ㆍ뮤지컬ㆍ연극ㆍ무용ㆍ실내악ㆍ풍물 등의 공연이 진행된다.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모습. 이곳에서는 오페라ㆍ뮤지컬ㆍ연극ㆍ무용ㆍ실내악ㆍ풍물 등의 공연이 진행된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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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좋아하고 남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니저가 부와 명예를 얻는 화려하고 편안한 직업은 아니다. 화려한 조명과 박수는 무대 위의 배우들이 받지만, 무대 밖에서 배우들이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하우스매니저의 역할이다"

1993년부터 국립극장 하우스매니저를 하며 경험을 쌓아온 김명수 매니저가 2007년 국회방송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하우스매니저(House manager·이하 매니저). 이름마저 생소한 이 직업에 대해 문화관광부에서 펴낸 책자에 설명글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극장에서 사용하는 하우스(House)라는 말은 극장 전체를 통칭하는 말이다. 따라서 하우스를 매니지먼트(Management: 경영)한다는 것은 극장 전체를 관리하고 운영한다는 뜻이므로 (하우스매니저는) 극장의 모든 운영 부분과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부연 설명하면, 우리가 흔히 공공극장에 가서 공연을 보려고 대기하고 있을 때 객석과 로비·매표소 등의 편의시설과 부대시설 등에서 관객을 안내하고 서비스를 책임지는 사람을 통칭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문예회관협회 관계자는 매니저의 직업 전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매니저는 관객과 서비스가 다양화·전문화됨에 따라 그 수요가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연장의 관객집단이 일반적인 일부 성인뿐만 아니라 장애자나 외국인·노인이나 어린이·사회취약계층 등으로 다양해짐에 따라 집단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과 관련 있는 전문적인 서비스가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그는 덧붙인다. "단 한 명의 관객이라도 섬세하게 배려하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적인 하우스매니저의 역할은 기관의 이미지를 높이고, 바람직한 서비스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장경영과 하우스매니지먼트의 중요성     

 극장경영과 하우스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부평아트센터 지하1층 로비에 입점한 커피하우스.
 극장경영과 하우스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부평아트센터 지하1층 로비에 입점한 커피하우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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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나 문예회관으로 불리는 공공극장의 경영분야는 크게 공연기획팀·공연장운영팀·무대기술팀으로 나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시설운영·무대지원·프로그래밍(공연기획, 대관 등)·프로덕션(예술감독, 연출 등)·영업(홍보, 마케팅 등)·공연진행·관리(인사행정)·이사회, 상주단체 등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하우스(극장)의 필수 고용인원으로써 매니저는 공연장운영팀에 속하는 경우가 많으며,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04년에 결성한 매니저그룹의 적극적인 홍보와 인식 전환을 위한 노력으로 수도권과 각 지역의 대표적 극장에 전문 매니저가 활동하고 있다. 그 수는 2007년 기준 100여 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예술가가 만든 공연작품과 관객이 만나는 공간인 하우스(극장)에서 매니저의 효과적인 운영관리는 공연의 완성도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는 극장이 예술작품의 실연공간이라는 차원을 넘어 문화예술 사업으로써 서비스 공간이라는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용자 중심의 예술경영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만 고객만족을 통한 장기적인 수익과 이미지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매니저는 이로 인해 전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팀워크에 신경을 써야하며,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감이 있어야 한다. 또한 매니저 자체가 공연장 이미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기 발전과 이미지 관리를 할 수 있어야한다. 즉, 자신만의 철학과 비전을 바탕으로 고객만족을 위해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하며, 성숙한 공연관람문화의 정착에 힘써야한다.

매니저의 기본 철학으로는 ▲수평적 사고를 받아들여라 ▲서비스 비전을 만들어라 ▲서비스를 혁신하라 ▲고객의 다양성을 인정하라 ▲파트너십을 형성하라 ▲기본에 충실하라 ▲창조적으로 서비스하라 ▲현장에서 실천하라 ▲공연장 서비스의 모델이 되라 ▲위기관리를 위한 순발력을 키워라 등이 주요하게 강조되고 있다.

매니저의 주요 업무 중 공연 진행관련 극장상황 체크포인트로는 ▲예상관객 수(전체 매표상황) ▲관객 특이사항 파악(vip·단체장애인 유무) ▲티켓 배부 방식(유료티켓 또는 이벤트) ▲일정한 시점의 미 수령티켓 매수 ▲특이한 주변 상황(교통 상황이나 날씨) ▲공연관련 부대행사(리셉션이나 팬사인회) ▲그외 관련 정보(공연 러닝타임·녹화·중계·무대 특성) 등이 있다.     

정확한 지식과 따뜻한 리더십이 중요

 부평아트센터 지하1층에 설치된 수유실과 유아놀이방.
 부평아트센터 지하1층에 설치된 수유실과 유아놀이방.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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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는 관객이 다시 극장을 방문하고 공연을 보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때문에 공연예술 전반에 걸친 지식을 연구하고 이해해야한다. 또 자신의 극장이 속해 있는 지역의 사회문화적 특성, 주요관객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야한다. 이를 토대로 수준 높은 서비스 기준을 만들고 철저한 관객중심의 서비스로 극장에 오는 관객들을 꾸준히 관리해야한다.

논문 '하우스매니저 역할연구' 외에 다수의 책을 펴낸 김영신 전 아르코예술극장 매니저는 "참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근무하면 할수록 어렵구나 싶다. 서비스의 모든 직업군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그러하듯 부단한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단순히 잘하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신뢰를 줄 수 있는 정확한 지식과 순간순간 원칙에 기초한 판단력, 따뜻한 리더십과 무엇보다도 다른 이들로 하여금 서비스의 모델이 되어주는 일이 중요한데, 이러한 일들은 시간이 갈수록 많은 책임이 따르는 어려운 것이라 여겨진다"며 "매니저의 역할은 기관의 이미지를 높이고, 바람직한 서비스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평아트센터#하우스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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