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날마다 추위가 지속되기는 100여 년 만이라고 하니 참 별난 겨울입니다. 유난히 눈이 자주 내리고 추운 날이 지속되니 빙판길이 되어 자동차 사고도 많고,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힘들게 합니다. 며칠 전엔 아파트 벽에 달린 고드름을 떼어내던 소방관들이 사다리에서 떨어져 순직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고드름의 위험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송곳처럼 날카로운 고드름이 시민들의 머리를 노리는 아찔한 현장들이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횡단보도 위에 달린 신호등에 주렁주렁 매달린 고드름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신호등 위의 고드름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특이한 현상입니다. 눈이 오더라도 다음 날이면 따스한 햇살에 다 녹아내렸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올해는 유달리 자주 오는 눈과 지속되는 한파가 무서운 송곳 고드름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신호등 위에 쌓인 눈이 녹는 속도보다 추위가 더 매섭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겠지요.
신호등에 달린 그깟 고드름 몇 개가 뭔 대수냐고요? 만약 저 고드름이 누군가의 머리에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고드름 하나는 힘이 없지만, 높은 신호등에서 떨어지며 위치 에너지가 더해지면 누군가에게 치명상을 입힐 날카로운 흉기가 되는 것입니다.
도로에서 만난 신호등 고드름은 어쩌다 한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운전 중에 만난 모든 신호등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습니다. 어릴 적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은 낭만적이었지만, 신호등에 달린 고드름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섬뜩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신호등이 행단보도 위에 설치되어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햇살이 조금 따스해져 우수수 떨어지는 순간, 그 밑을 누가 지나간다면 그저 운이 없었다고 말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길을 걷는 사람은 물론이요, 만일의 하나 달리는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떨어진다면 대형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아파트 벽에 달린 고드름이 가져올 위험에 대비해 힘겹게 고드름을 잘라내듯이,도로 행단보도 위의 고드름을 쓸어내는 관심이 필요하다 생각되었습니다. 신호등의 고드름 제거 작업은 아파트 벽에 달린 고드름 제거처럼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고드름이 작기 때문에 빗자루로 한 번씩 훑어 주기만 하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고드름에 찔려 다쳤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전에 미리미리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사람살기 좋은 세상이겠지요. 미리미리 안전을 고려하는 관계당국의 배려를 기대해봅니다.
여러분, 지금 길을 걷고 계신가요? 잠깐 멈춰 머리 위 신호등에 송곳 고드름이 달려있는지 확인한번 하시고 길을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