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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때마다 뭘 먹어야 할지? 어느 식당을 골라야 할지? 고민입니다. 이런 건 행복한 고민이지요.

 

지난 연말 둘째 딸을 결혼시킨 지인과 함께 식당 탐험에 나섰습니다. 어머니가 불의의 사고를 당해 결혼식에 못 간 탓에 뒤늦게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탐험에 앞서 어디로 갈지 고민했습니다.

 

"곱창 어떠세요?"
"좋지. 어디로 갈까?"

 

그렇게 선택한 곳이 '덕양'이었습니다. 이곳은 예전에 꽤 큰 우시장이 열려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과거 명성만 기억할 뿐 썰렁합니다. 대신 곱창 골목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습니다.

 

 

젊은 날 친구들과 자주 드나들었던 곱창 거리

 

점심시간이라 차량이 즐비합니다. 덕양 곱창거리의 명성을 증명하는 게지요. 한 할머니가 가게 앞에서 내장을 손질하는 모습도 눈에 띠더군요. 반가움이 앞서더군요.

 

저도 이곳 곱창집과 얽힌 추억이 있습니다. 대학시절, 고향에 내려오면 친구들이 불러내 맛있는 것 사준다고 자주 왔던 곳입니다.

 

젊은 시절,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며 맛있게 먹었던 풋풋함이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 지금은 어느새 40대 후반에 접어들었네요. 인생무상이네요~ 우후 훗!

 

맛집을 찾아 온 가족, 연인 등 여전히 손님이 많았습니다. 소곱창, 돼지곱창, 새끼보, 막창구이 중 소 곱창 2인분을 시켰습니다. 갓김치, 배추김치, 콩나물무침, 동치미 등 밑반찬과 상추, 고추, 마늘, 된장 등 싸먹을 거리가 나오더군요. 여기에 소주가 빠질 수 있나요.

 

 

우시장의 추억으로 먹는 소 곱창도 기막힌 맛

 

드디어 기다리던 소 곱창이 나왔습니다. 버섯, 잡채, 양배추, 시금치, 양념 등과 함께 소 곱창 등 내장이 듬뿍 들었더군요. 침을 삼키며 익기를 기다렸지요.

 

지글지글 끓는 음식이 입맛을 살리더군요. 앞 접시에 더 맨입으로 먹다가 상추에 올려서 먹다가를 반복했습니다. 질기지 않고, 누린내가 없는 것이 예전 맛 그대로더군요. 고소한 질감이 입안에 가득했습니다.

 

소 곱창을 다 먹자 "밥은 어떻게 먹겠냐?"고 묻더군요. 두 말할 필요 있나요. 비벼 달라 했지요. 이것마저 후다닥~, 해치웠습니다. 지인이 곱창 집을 나오면서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옛 추억 속으로 안내해줘 고마웠다."

 

저까지 흐뭇했습니다. 이심전심이었습니다. 역시, 추억으로 먹는 맛도 기차게 좋은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게재합니다.


#소 곱창#곱창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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