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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중 강한 풍랑으로 좌초된 바바리아 요트를 알바니아 해군이 인양 작업을 펼치고 있다.
여행중 강한 풍랑으로 좌초된 바바리아 요트를 알바니아 해군이 인양 작업을 펼치고 있다. ⓒ 이진기

"제게 이번 사고는 요트여행보다 알바니아 정부와 국민의 친절함에 끝을 볼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제가 늦었지만 최초로 <오마이뉴스>에 이 사실을 알리게 된 것은 사고 보도가 목적이 아닙니다. 알바니아와 우리나라가 정식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알바니아의 정부 조직이 여행 중 사고를 당한 한국인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마치 자국민처럼 움직였다는 사실 자체가 큰 사건이라고 봅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면 그 정도까지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일면식도 없는 '바바라아 49' 요트 갑판장 이진기(54)씨가 기자에게 보낸 온 소식이다. 요트 여행 중 강한 풍랑으로 조난사고를 당했으나, 알바니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무사히 구조되었다는 것이다. 알바니아는 20년 전 독립했지만 우리나라와는 정식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미수교 국가다.

요트 '바바리아 49'를 타고 세계일주에 나선 한국의 마도로스들이 높은 파도와 풍랑으로 좌초를 당했다. 이들은 캡틴인 형의 요트여행을 돕기 위해 동생이 하던 사업을 그만두고 요트로 여행에 합류할 정도로 '의좋은 형제'다.

49피트 크기의 바바리아 49호는 세계일주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보스니아에서 계속적으로 훈련을 해왔다. 이후 <오마이뉴스>를 통해 요트 타고 세계일주, 1년 6개월 뒤에 봐요란 제목을 시작으로 여행기가 연재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승선원이 바뀌었다. 최근에는 부선장인 김정선씨가 하선하고 또다시 이진기씨가 합류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이들은 세계일주를 마치고 여수엑스포 개막 즈음인 2012년 5월경 여수항에 도착할 예정으로 여행이 진행 중이다.

바바리아 49호 풍랑으로 좌초되다

기나긴 침묵을 깨고 바바리아 49호는 지난 1월 19일 지중해 연안인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닉 항구에서 출항했다. 이어 그리스 산트리노로 가기 위해 23일 알바니아 듀르레스 항구에 도착해 1박을 했다. 이후 시속 4.5~5.5노트의 속력으로 그리스로 가는 중이다. 어둠 속에 갑자기 기상은 악화 되어갔다. 너무 멀리와서 되돌아 갈 수도 없는 상황. 힘든 야간항해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목적지인 20마일을 남겨두고 6m가 넘는 높은 파도와 풍랑을 만났다. 이 과정에서 항로를 잘못 수정해 수심이 낮은 지형에 배가 얹혀 요트가 좌초되어 조난사고를 당한 것.

 구조요청후 한국해양경찰에서 알바니아에 구조를 요청했다고 회신된 문자메시지
구조요청후 한국해양경찰에서 알바니아에 구조를 요청했다고 회신된 문자메시지 ⓒ 심명남

갑판장 이진기씨는 "그날 밤 알 수 없는 1.5m의 수심에 요트의 킬이 박혀 꿈쩍도 못하게 요트가 좌초되었고 높은 파도가 배를 덮쳤다. 이후 배에 전원을 공급하던 배터리가 폭발해 선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긴박했던 과정을 설명했다.

"파도가 요트를 때릴 때마다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바닷물이 배를 덮쳐 배의 주전원인 배터리가 폭발해 모든 전원이 꺼져 천지가 암흑으로 변했습니다. 2대의 휴대폰 중 1대의 휴대폰은 바닷물이 유입되어 무용지물이 되었고 마지막 남은 것은 갤럭시 탭뿐이었죠. 휴대폰의 배터리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갤럭시 탭이 우리를 살린 것입니다."

 바라비아 49 요트를 인양하기 위해 나선 알바니아 해군 인양선의 모습
바라비아 49 요트를 인양하기 위해 나선 알바니아 해군 인양선의 모습 ⓒ 심명남

이후 사고가 난 후 10시경에 이곳에 구조를 요청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하는 수 없이 휴대폰으로 한국에 전화를 걸어 119에 구조요청을 했다. 그러자 한참이 지나 한국 해양경찰에서 연락이 왔고 GPS좌표를 알려 주었다. 그후 새벽 4시경에 알바니아 해경에서 구조활동이 이루어 질 것이란 연락을 받았다. 배가 좌초된 지 6시간 만이었다.

좌초 12시간만의 구조 "알바니아 국민들께 감사합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은 계속되었다. 4시간이 지나 아침 9시 30분경에 구조선이 도착했다. 높은 파도와 낮은 수심으로 접근이 어려웠으나 해경 고무보트로 극적인 인명구조가 이루어진 셈.

이후 요트를 인양하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알바니아 해양경찰이 투입되었지만 장비 부족해 알바니아 해군에서 작전을 넘겨 받았다. 해군제독은 직접 현장을 지휘한 지 3주만에 요트 인양작업에 성공했고 현재 요트는 해군부대에서 수리 중에 있다고 전했다

 알바니아 언론에 주목을 받은 바라리아호 캡틴(위쪽)과 아래부분 뉴스24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엔릭과 이진기(좌)씨의 모습
알바니아 언론에 주목을 받은 바라리아호 캡틴(위쪽)과 아래부분 뉴스24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엔릭과 이진기(좌)씨의 모습 ⓒ 심명남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은 알바니아 방송과 언론에도 대서특필 되었다. 또한 인양과정에서 해군제독은 물론 알바니아 해양부장관이 헬기를 타고 현장을 직접 시찰하는 일도 벌어졌다. 특히 24시 뉴스채널인 <뉴스24시>에서 2번이나 다루어졌고 이곳 주요 일간지에서도 주요기사로 실렸다.

그는 "알바니아 국민들의 친절함의 끝을 볼 수 없다"며 이번 사건으로 알게 된 <뉴스24시> 프로듀서인 엔릭 메흐매티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한 "협력을 아끼지 않은 한국의 해양경찰과 알바니아 해양경찰 그리고 구조가 있기까지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고 전해왔다.

덧붙이는 글 | 바라리아 49 여행기사 이어집니다.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바바리아 49#요트#알바니아#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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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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