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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독재자 카다피가 "리비아를 가가호호 청소하라"며 "쥐"(시위대)를 공격할 것을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촉구한 가운데(관련 기사 : 42년 독재자의 광기 "시위대는 쥐... 공격하라") 리비아 시민에 대한 학살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분위기다.

 

아랍 언론 <알 자지라>와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 시각) 수도 트리폴리의 한 여성은 현장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용병들이 도처에 있다. 창문도, 문도 열 수 없다. 저격수들이 인간사냥을 하고 있다."

 

이 여성은 지난밤에도 총성이 계속돼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트리폴리에서는 무장한 카다피 지지자들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으며, 카다피 지지자들과 민병대가 카다피의 거처와 라디오 방송국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트리폴리 이외 지역에서도 시민들이 카다피에게 여전히 충성하는 이들에게 학살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이로 인해 리비아 내 희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최소 300명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리비아 내 희생자 수와 관련, 이탈리아 외무장관 프랑코 프라티니는 적어도 1000명 이상 사망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카다피, 학살 강도 높였지만 입지는 점점 좁아져

 

이처럼 카다피가 내전 불사 의지를 천명하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카다피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형국이다. 벵가지(리비아 제2의 도시로 이번 봉기가 시작된 곳)와 토브룩 등을 이미 장악한 시위대는 제3의 도시 미스라타에서도 카다피 세력을 몰아낸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미스라타 현지의 의사 파라즈 알 미스라티의 말을 인용해 지난 며칠 동안 카다피 지지자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6명이 사망하고 20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또한 시위대가 장악한 미스라타에서는 자동차에 탄 주민들이 승리의 경적을 울려대고 있으며, 카다피가 무너뜨린 리비아 왕정의 깃발을 흔들고 다니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스라타에 있던 리비아군이 "시위대에 대한 완전한 지지"를 선언하고 반카다피 대열에 합류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리비아군 내부에서 카다피에 대한 충성을 철회하는 움직임은 미스라타 이외 지역에서도 전해지고 있다. 두 명의 조종사는 시위대가 장악한 벵가지를 폭격하라는 명령을 수행하는 대신, 러시아제 수호이 전투기를 불시착시키고 낙하산으로 탈출하는 길을 택했다.

 

또한 시위대가 미스라타에 앞서 장악한 토브룩에서도 리비아군은 시위대 편에 섰다. 토브룩의 군 책임자인 술레이만 마흐무드 소장은 <알 자지라>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시민 편에 섰다. 과거엔 카다피와 함께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카다피는 폭군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반카다피 세력이 점점 더 많은 지역을 장악하고 카다피에게 등을 돌린 군인들도 늘고 있는 가운데, 시위대가 "트리폴리를 해방시키겠다"고 선언하고 24일과 25일에 트리폴리에서 반정부 집회를 열 계획임을 밝혀 긴장이 더 고조되고 있다. 트리폴리로 향하는 시위대와 이를 막으려는 카다피 지지 세력의 대규모 충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인디펜던트>는 트리폴리에서조차 일부 주민들이 카다피 지지 세력을 막고자 콘크리트 블록, 돌 등을 이용해 바리케이드를 쌓았다는 반카다피 활동가의 말을 전했다.

 

한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리비아의 이번 시위와 관련해 처음으로 태도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정부의) 폭력은 중단돼야 한다"고 카다피를 비난했다.


태그:#리비아, #카다피, #아랍 민주화, #시민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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