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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3일 반원초등학교 방문모습.
 지난 3월 3일 반원초등학교 방문모습.
ⓒ 김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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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뭇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공약이 빈 공약(空約)으로 끝나지 않고 명실상부하게 실현되는 참 공약(公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친환경무상급식이 그것입니다. 지난 3월 2일, 실시 원년을 맞은 초등학교 급식을 축하하고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강남교육청 관계자들과 함께 서울 강남구의 도곡초등학교와 서초구의 반원초등학교를 찾았습니다.

처음 우려와는 달리 강남지역에서도 급식은 순조롭게 진행이 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입학 2일째를 맞는 1학년 학생들은 배식을 하고 있었는데 아주 조용하고 의젓했습니다. 유치원에서 생활지도가 잘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구석에서 1학년 학생이 혼자 밥을 안 먹고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워 가만히 가서 말을 걸었더니 '으앙~' 울음을 터뜨려 속으로 당황했는데 잠시 후 담임교사가 달래서 울음을 그쳤습니다.

'휴~'

어디나 새로운 환경을 낯설어하는 친구들은 있게 마련입니다. 이럴 때 학급당 인원이 적으면 교사들이 하나하나 학생들을 놓치지 않고 친절히 지도할 수 있는 것이지요. 유치원 교사분들과 초등 교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도 들고 모든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따뜻하게 돌봐달라는 당부가 마음속에 일더군요.

다 알고 계시겠지만 서울은 자치구와 공동으로 초등학교 1~4학년을 친환경 무상급식을 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서울 시내 25개 구청 중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중랑구는 정치적인 이유로 급식예산배정에 인색해 초등 3학년까지만 급식을 실시합니다. 강남 거리에 나붙은 현수막 내용을 보니 "우리도 친환경무상급식 먹고 싶어요"라고 쓰여 있더군요.

서울시와 강남구는 기존 친환경 급식 예산을 학생 1인당 300원씩도 줄였습니다. 쌀값 150원, 친환경 부식비가 서울시에서 75원, 강남구에서 75원 도합 300원이던 것이 삭감되었습니다. 부자동네 강남구 현실입니다. 전남은 전체 초등학교가 무상급식을 실시합니다. 대구는 유일하게 저소득층에만 무상급식을 실시합니다.

이틀 동안 학생들과 함께 친환경 무상급식 먹어보니...

 3월 3일 도곡초등학교 방문 모습.
 3월 3일 도곡초등학교 방문 모습.
ⓒ 김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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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동안 학생들과 함께 직접 먹어본 급식 메뉴는 밥, 김치, 잡채, 미역국, 떡볶이, 코다리찜 등입니다. 특히 코다리찜은 군데군데 가시가 있었는데 저 학년 학생들인데도 제법 잘 먹더군요. 초등 1학생들도 학교에서는 매운 김치도 먹고, 혼자서 가시를 발려 먹어야 하니 앞으로 집에서 엄마들이 아이 스스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기초생활지도를 잘해야겠더라고요. 먹기 힘들다고, 손질하기 힘들다고 손가는 반찬을 기피하다 보면 어묵과 햄 등 인스턴트 반찬만 남기 때문입니다. 급식지원을 마치고 밖에 나와보니 젊은 어머님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오래전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를 기다리던 내 모습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초등 급식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식재료는 쌀과 양파, 감자, 양배추 순이라고 합니다. 무상 급식문제는 한국농업의 생산과 유통의 혁명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대업으로 교육청 혼자만이 전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지난 2010년 12월 이후로 오세훈 시장은 의회에도 출석하지 않은 채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조례를 대법원에 제소해 놓고 일부 단체들이 주민투표를 하기 위해 주민발의를 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지만 무상급식은 한 번 맛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인기가 높아질 것입니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지자체, 농림수산식품부 등 중앙정부가 나서서 접근해야 할 문제입니다.

이제 친환경 무상급식은 첫 단추를 끼웠습니다. 앞으로 구제역으로 높아진 식품비 등에 대처하려면 단가를 낮추기 위해 공동구매도 해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계약재배를 통해 친환경식품의 비율도 점차 높여야 할 것입니다. 올 초 성북구청은 급식지원센터를 개설해 공동구매와 계약재배를 시도한다고 합니다. 무상급식에 관심을 가진 구청장들이 많아서 단계별로 성과들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크게 기대가 됩니다. 무상급식, 혁신학교, 그리고 지방선거와 교육자치 선거의 성과를 그렇게 체감하는 하루하루는 즐겁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김명신 기자는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입니다.



#무상급식 #친환경 무상급식#서울시의회 #도곡초등학교 #반원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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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ngo에서 일합니다 교육현안에대해 대중적 글쓰기를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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