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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자동차판매(주) 부평 본사 광고탑에 부착된 정리해고 철회 현수막. 대우자판은 1월 31일 260명의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금속노조 대우자판지회는 23일 현재 본사 점거 농성을 59일째 진행하고 있다.
 대우자동차판매(주) 부평 본사 광고탑에 부착된 정리해고 철회 현수막. 대우자판은 1월 31일 260명의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금속노조 대우자판지회는 23일 현재 본사 점거 농성을 59일째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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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해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한 인천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 진보정당 등이 이번에는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 상태에 놓인 대우자동차판매주식회사(이하 대우자판)의 정리해고 문제 해결에 팔을 걷고 나섰다. 주인 없는 회사라고 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인천지역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낼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 진보정당 등이 함께하고 있는 인천지역연대와 금속노조 대우자판 지회는 23일 '대우자판 경영정상화와 노동자 고용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대우자판 부평 본사 정문 앞에서 개최했다. 이날 현재 대우자판지회 조합원들의 본사 점거농성은 59일째다.

이들은 "대우자판은 자산 가치 3조 원에 이르고 IMF 시기에도 1000억 원이 넘는 흑자를 계속 기록했던 인천지역의 초우량 기업임에도, 경영진들이 회사를 개인소유물처럼 각종 불법행위와 부실 경영으로 파탄냈다"며 "이런 상황에서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특정 기업에 과도한 특혜를 주면서 분할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경영진의 부도덕과 무능한 경영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현 경영진은 즉각 사퇴하라"며 대우자판 공중분해 작업 중단과 체불임금 지급을 촉구했다.

GM대우 비정규직문제 해결한 인천지역사회, 이번엔 대우자판 연대

 인천지역연대는 금속노조 대우자판지회와 공동으로 23일 대우자판 부평 본사 정문에서 경영 정상화와 고용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인천지역연대는 금속노조 대우자판지회와 공동으로 23일 대우자판 부평 본사 정문에서 경영 정상화와 고용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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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연대 공동대표인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로 조합원과 가족 14명이 자살했다. 정리해고는 노동자에게 살인 선고"라고 한 뒤 "부실 경영으로 회사가 워크아웃 상태지만, 경영진은 회사를 3개로 쪼개 나눠먹고, 열심히 차를 판매한 노동자들은 체불임금도 받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이은주 진보신당 인천시당위원장도 "우량기업이었던 대우자판의 부실에 대해 경영진에게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며 "송영길 시장은 시장 선거 출마 후 대우자판을 살려야한다고 했다. 시와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GM대우 비정규직 투쟁을 승리로 이끈 경험을 모아 대우자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필 대우자판 지회장은 "대우자판 경영진은 10년 동안 노동조합을 탄압해왔다. 그러면서 안으로는 자신의 잇속만 채우려다가 결국 회사를 망하게 해, 열심히 일한 조합원들이 정리해고 됐다"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자판 부실은 경영진의 부도덕한 경영 탓"

 대우자판 부평 본사에 내걸린 현수막.
 대우자판 부평 본사에 내걸린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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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판지회는 IMF 시기에도 1000억 원 이상의 판매 흑자를 기록한 회사가 워크아웃 상태에 들어간 이유는 경영진의 부도덕한 경영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회의 설명을 들어보면, 대우자판 법인은 1993년 대우자동차와 분리돼 설립됐고, 종업원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부실을 초래한 전·현직 경영진이 2000년부터 경영권을 쥐면서 견제세력인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왔다. 회사 내 견제세력이 사실상 없어진 전 경영진은 차량판매사업을 소홀히 하면서 비자금 마련이 용이한 건설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또한 문어발식으로 계열사를 확대했고, 2008년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더욱이 판매대금 2000억 원 유용을 이유로 GM대우(현 한국지엠)가 총판권(=차량 판매 권한) 계약해지를 통보한 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대우자판은 28일 주주총회를 개최해 회사를 3개로 분할할 계획이다. 차량판매부문은 대우버스(영안모자)에 매각하고, 건설부문은 송도유원지 개발사업과 송도지역을 제외한 기존 건설부문으로 나눠 매각할 계획이다.

3개 법인으로 나눠 매각한 후 송도지역은 현 박상설 대표이사가 맡고, 송도지역을 제외한 건설부문은 대우자판 자금을 담당했던 지건열 상무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판매부문은 현 자동차판매부문장인 유태기 전무가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들은 부실경영 때문에 거리로 쫓겨나고 있지만, 워크아웃에 이르게 한 경영진들은 회사를 쪼개 하나씩 나눠 가지는 꼴이라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더욱이 이를 산업은행이 사실상 용인해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진숙 인천지역연대 사무처장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기업이 회생하고 최소한의 정리해고를 위한 방안을 선택해야 함에도, 대우자판 매각 과정에서 특정 기업에 과도한 특혜를 줬다"며 "800억 원을 투자해 차량판매부문의 모든 인력을 인수하겠다는 기업을 배제하고 불과 300억 원을 투자해 차량판매부문 중 버스판매부문만 인수하겠다는 영안모자 측에 매각하는 것은 산업은행과 대기업 간의 유착관계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대우자판#인천지역연대#산업은행#정리해고#이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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