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경상병원을 인수하여 지난 3월 1일 개원한 경산삼성병원이 '옛 경상병원 직원들을 고용한다'는 고용보장합의서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야당들이 모여 경상병원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31일 오후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경북도당 당원들과 경상병원 노동자들은 자전거를 타고 경산시내를 돌아다니며 거리연설을 했다. 그리고 선전물을 돌리며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이들은 "경상병원 사태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경산시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돌아간다"며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윤병태 민주노동당 경북도당 위원장은 "경상병원 사태가 빨리 해결돼서 공공병원으로써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조합원들도 생계가 해결되고 직장에서의 제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유성찬 국민참여당 경북도당 위원장도 "경산삼성병원이 경상병원 노동자들을 전부 고용하더라도 경영에 큰 차질을 가져오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경산시의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고용보장합의서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전거대행진과 거리연설을 바라보는 경산시민들은 사태해결이 장기화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경산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김아무개(52)씨는 "원래 약속은 돈 있는 사람이 잘 안 지키는 거 아니냐?"며 이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또 다른 김아무개씨도 "병원이 개원했다는 예기를 듣고 사태가 해결된 줄 알았는데 이렇게 힘들게 싸우는 줄 몰랐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4당 경북도당은 지난 3월 29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상병원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경산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경산삼성병원은 즉각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야당대표들의 면담 요청에도 응하지 않은 채 모든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자세이다. 이에 야4당은 정당과의 면담조차 거부하는 것은 명분도 없을 뿐 아니라 병원 측 주장의 신뢰마저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을 촉구하고 경산시민들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홍보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날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자전거행진에 이어 오는 4월 5일에는 민주당과 진보신당이 경산시청과 경산시장 등을 돌며 거리연설 및 선전전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