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2일 오후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 측이 선관위에 등록하지 않은 전화홍보팀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강릉시 한 펜션에서 엄기영 후보측 미등록 선거운동원들이 얼굴을 가린 채 밖으로 나와 강릉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다.
22일 오후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 측이 선관위에 등록하지 않은 전화홍보팀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강릉시 한 펜션에서 엄기영 후보측 미등록 선거운동원들이 얼굴을 가린 채 밖으로 나와 강릉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다. ⓒ 이승훈

엄기영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측의 '불법 콜센터' 운영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아무개(37)씨와 권아무개(39)씨가 콜센터 운영은 "(엄 후보의 조직특보를 지낸) 최아무개씨의 지시를 받아서 한 일"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엄기영 후보가 평창동계올림픽유치지원 민간단체협의회(민단협) 회장을 지낼 당시 조직특보로 활동했고 현재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확보에 나선 인물이다.

25일 김씨의 변호인에 따르면 이날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열린 영장 실질심사에서 두 피고인은 "(엄 후보의 최측근인) 최아무개씨의 지시를 받아서 한 일일 뿐이니 선처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강릉의 한 펜션을 임대해 불법 선거운동 사무소를 설치하고, 전화 홍보원을 모집해 일당과 식사 등의 편의를 제공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89조 유사기관 설치 금지 등 위반)를 받고 있다.

"엄기영 측근 지시로 한 일, 김씨와 권씨는 자원봉사자"

김씨의 변호를 맡은 고광록 변호사는 영장 실질심사 변호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홍보전화를 돌릴 명단도 최씨로부터 전달받았다"며 "김씨와 권씨는 자원봉사자였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김씨는 '동계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동사모)에 가입해 활동하던 중 동사모 사무처장인 최씨를 만났다"며 "하사관으로 8년 동안 근무한 김씨가 천안함 사태를 보며 (최문순 후보에 대해) 실망감을 느꼈고, 동계올림픽에 대한 염원 또한 높다 보니 최씨의 얘기에 수긍해 (불법 선거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김씨는 전화 홍보원에게 일당 5만 원을 약속했다고 인정했다"며 "식비 등에 대한 부분은 (모집책이었던) 전아무개씨가 담당해 잘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불법 콜센터'로 쓰인 펜션 임대 기간에 대해서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고 변호사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펜션을 18일부터 10일간 임대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한나라당 내 강원도지사 후보 경선 때부터 불법선거운동 사무소를 운영했다는 민주당의 주장과는 배치된다.

그는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경선 때 상대 후보가 강릉 사람이었는데 당시 엄기영 후보는 강릉에 발도 못 붙일 정도였다"며 "만일 따로 선거 사무소를 차려 이런 일을 했다면 즉각 발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지청장 "4~5일 정도 불법 선거운동"... 민주당 "꼬리자르기 수사 안돼"

경찰과 검찰 역시 이들이 18일부터 4~5일 정도 불법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오전 이기동 춘천지검 강릉지청장을 만난 백원우 민주당 의원은 "이 지청장이 '18일부터 4~5일간 선거운동을 벌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선거 이후에야 검찰 조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사안을 경미한 것으로 보는 안이한 태도"라며 "수사당국이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태도로 수사하는 것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간접적 선거 운동"이라고 항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민단협 비서실장 조아무개씨의 관련성을 철저히 수사할 것를 촉구했다.

의원들은 또한 "엄 후보의 불법적인 콜센터 운영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꼬리 자르기식 수사를 하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원우 조사단장은 면담 뒤에 한 기자회견에서 "전화홍보에 가담한 명단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는데 4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각각 5만 원씩 일당을 받기로 했고, 초기에 며칠 하다가 그만둔 사람은 이미 일당을 받아 돈이 집행됐다"고 주장했다.


#엄기영#불법콜센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