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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실종 사망자로 수십 여 년을 살아온 60대 할머니가 극적으로 가족과 상봉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제50회 아산 성웅 이순신축제 첫 날 행사가 마무리 될 즈음인 지난달 28일 밤, 한 할머니가 술을 마신 후 쓰러져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한 아산경찰서 온천지구대(대장 하우용 경감) 소속 조성익 경사와 현창익 경장은 아산시 온천동 소재 행사장으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이들 경찰은 할머니를 관내 H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한 후 돌아왔다. 그러나 얼마 후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신원이 확인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병원을 다시 찾아 이들이 확인한 결과 김아무개(64) 할머니는 법적 실종 사망자였다. 1980년 6월30일자로 법원으로부터 실종선고 심판 확정을 받아 사망처리된 사람이었다.

조성익 경사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생활고 등 피치 못할 가정 문제로 집을 나와 가족들과 이별한 후 31년간 신분은 없는 유령으로 살아왔다. 사회적인 보호와 배려도 받지 못했다.

조성익 경사는 "김 할머니는 법적으로 사망처리가 돼 있다 보니 의료보험이나 금융거래를 하지 못하는 등 사회적,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지내왔다"며 "생활비는 허드렛일을 하며 번 적은 돈으로 근근히 살아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김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조성익 경사와 현창익 경장은 경찰전산망을 통한 조회, 그리고 법원과 동주민센터 등 공공기관을 끈질기게 탐문해 인적사항을 확인했다. 그리고 아들 한아무개씨와 딸 등 가족을 수소문해 연락처를 확인한 끝에 지난 9일 낮 12시께 가족과의 극적인 상봉을 이끌어냈다. 이들 가족에 따르면 김 할머니의 남편도 아직 살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경사는 "가정사에 대해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31년 간 사망자로 살아온 김 할머니가 이제라도 소중한 가족의 품에 안길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라며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김 할머니는 조만간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 지난 인고의 세월을 뒤로 하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자녀들이 실종선고 심판등본을 발급받으려 우편신청을 한 상태로 추후 이를 발급받게 되면 법원에 실종선고 취소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아산경찰서 온천지구대#조성익 경사#현창익 경장#아산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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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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