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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석 앞에서 남혁이...
 수석 앞에서 남혁이...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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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화나 침식 등의 자연적인 작용으로 이루어진 여러 모양의 작은 돌을 '수석'이라 부른다. 인간의 손길 없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수석'이다.

그런 줄 알지만 몇몇 수석들은 그렇다고 하기에는 미심쩍다. 인간의 손길이 가미되지 않았다고 하기에는 그 모양이나 문양이 너무도 다양하고 화려해 인간의 손길이 닿은 것만 같다.

수석을 취미로 삼는 이들은 그런 시선에 대해 "무식한 소리"라고 일축한다. 마치 누군가에 의해 빚어지고 만들어진 것 같은 모양과 문양을 가지고 있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인 것이 수석이기 때문이다.

석촌수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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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미경

광주에서 화순 방면으로 칠구재를 지나 화순도곡온천지구 인근 천암리 아름다운 숲 끝자락에 위치한 '석촌 수석관'은 그런 수석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곳이다.

전시관은 오기배 관장이 사재를 털어 지은 곳으로 오 관장이 40여 년간 모은 수석과 자연과 벗하며 손으로 일일이 다듬어 만든 목각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오기배 관장은 지금은 영산강환경유역청이 관리 운영하고 있는 화순 남면에 위치한 돌집 '물사랑배움터'를 지은 이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현재 물사랑배움터로 운영되고 있는 돌집은 오기배 관장이 돌과 나무를 절묘하게 어울려 20여 년 가까이 뜯고 부수고 다시 쌓기를 반복하며 지은 돌집이었고, 당시 그의 유별난 집짓기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도곡에 위치한 석촌수석관은 남면에 있던 돌집을 영산강환경유역청이 매입하면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수천여 점의 수석들이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있다. 도저히 자연 그대로라고는 믿기지 않는 형상을 하고 있는 수석들도 상당하다.

전시관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의자 모양의 수석이나 전시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자리잡은 사람 얼굴 형상의 수석들은 마치 누군가에 의해 다듬어진 것 같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들이다.

전시관 1층에 들어서면 전시관 중앙에 떡 버티고 있는 네 개의 나무 기둥과 오기배 관장의 손길에 의해 다듬어진 탁자며 의자 등 목각작품들이 시선을 끈다.

한껏 푸르름을 자랑하다가 생명을 다한 나무도 오기배 관장의 손에 닿으면 새로운 생명을 부여 받고 작품이며 예술이 된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새끼를 꼬아 여백을 만들고 오묘한 형상의 나무로 장식한 오기배 관장 특유의 벽화들은 볼거리다.

1층 탁자에 둘러앉아 오기배 관장이 직접 끓여 주는 차를 마시며 수석과 목각작품에 얽힌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2층 전시관으로 향하는 계단 양쪽에는 중절모를 눌러 쓴 신사의 형상을 한 수석들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저마다 각기 다른 표정의 신사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수백마리의 거북이가 웃음짓고 있다.

전시관 안의 거북이 발 모양의 좌대에 얹혀 있는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수백개의 돌들은 마치 거북이들이 행진을 하고 있는 듯하다.

전시관 안에는 바람에 패이고 물길에 깨지며 수많은 세월을 이겨 낸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돌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독수리와 공작, 참새 등 새 모양, 호박이나 오이 등 야채 모양을 하고 있는 수석들은 자연사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한 폭의 동양화인 양 매화며 국화, 소나무 등의 문양이 새겨진 돌들은 그 오묘함에 절로 감탄이 나게 한다. 외계인을 연상케하는 돌들도 있다.

오기배 관장은 "변화하는 자연, 그러면서도 영원한 자연 속에서 누군가에게 의미로 다가오는 수석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어 수석관을 열게 됐다"며 "석촌수석관을 통해 누구나 부담없이 수석의 아름다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석촌수석관에서는 매월 한 차례 수석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객관적인 가격으로 수석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수석경매도 진행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디지탈화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화순#오기배#석촌수석관#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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