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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타임오프제 등 노동계 현안에 대한 질의를 듣고 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타임오프제 등 노동계 현안에 대한 질의를 듣고 있다. ⓒ 남소연
[3신 : 26일 오후 6시 40분]
 
"이 후보자는 지경부 장관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이 후보자는 지경부 장관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이 이채필 후보자의 답변을 듣더니 이렇게 꼬집었다. 이 후보자가 유성기업 노조의 파업이 국민경제와 자동차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들어 사측의 직장폐쇄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유성기업의 직장폐쇄를 "공격적 직장폐쇄"로 규정했다. 그는 "75%의 조합원이 노무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해서 2시간 부분파업을 했는데 바로 직장폐쇄에 들어갔다"며 "고용노동부는 그것을 공격적인 직장폐쇄라고 판단하지 않고 있는데 그것은 노동자를 대변해줄 고용노동부가 없어졌다는 것을 말한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그런 고용노동부의 태도는 노동자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기업의 요구, 기재부의 요구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국무회의에 장시간 노동문제를 들고 가서 기재부의 양보를 얻어내는 게 고용노동부장관의 역할인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 반노동장관이 들어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사측의 직장폐쇄가 노조의 쟁의행위보다 시기적으로 앞서야 공격적 직장폐쇄인데 노조의 파업이 먼저 있었고 직장폐쇄는 사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공격적 직장폐쇄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자가 계속 '유성기업 사측의 직장폐쇄가 적법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하자, 홍영표 민주당 의원도 "역시 이명박 대통령의 '노동 아바타'고 영포라인의 후보자"라며 "답변을 들을수록 분노가 치민다"고 반격에 나섰다.
 
홍 의원은 "유성기업의 파업이 적법해도 산업현장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 수단과 방법을 불사하고 그 파업을 탄압해야 한다는 논리"라며 "노사간 대화와 타협, 자율적 해결 등은 법과 자치를 외치는 이 후보자의 머리에 없다"고 공세를 폈다.
 
홍 의원은 "이 후보자의 머리에는 이명박 대통령처럼 법과 질서만 있다"며 "대재벌과 기득권의 편에 서서 노동정책을 펴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기 임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이에 이 후보자는 "저를 왜 영포라인으로 지목하는지 모르겠다"며 "법과 자치가 모두 중요하다는 제 주장이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연봉 7000만원의 귀족노조'라는 주장와 관련해서는 "월급을 얼마 받는냐를 가지고 귀족노조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7000만 원이 넘는 연봉을 받으면서 파업한 유성기업을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며 '귀족노조론'을 펼친 바 았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8년차 조합원이 66시간 일해서 받은 돈이 250만원"이라며 "그런데 이를 귀족노조 조합원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신 : 26일 오후 5시 20분]

 

"쌍용차 무급휴직자 문제 챙기겠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쌍용자동차의 무급휴직사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후보자는 "지난주 쌍용차 임원과 평택시청 담당 국장, 고용노동부지청장 등을 만났다"며 "우선 무급휴직자 문제를 전향적인 방향에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쌍용차 사측에 '회사 소속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몇 대를 생산하면 무급휴직자가 돌아올 수 있는지 예측가능하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무급휴직자들이 직업훈련도 받게 하고 생계비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자는 "무급휴직자 처지이기 때문에 다른 혜택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법을 개정해서라도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사측에 얘기했더니 사측도 공감했다"고 전했다.

 

쌍용자동차 노사는 지난 2009년 8월 '48% 1년 무급휴직 뒤 복직, 52% 희망퇴직'이라는 '8․6합의안'에 합의하면서 77일간의 '옥쇄파업'을 끝낸 바 있다. 하지만 무급휴직자들은 지금까지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지체3급 장애인인 이 후보자는 장애인 고용 촉진 방안과 관련해 "장애인 고용의무제가 시행된 1991년에는 0.4%였지만 현재는 2.24%"라며 "사업주의 인식을 개선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사업주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장애인 고용에 나서게끔 직접 뛰겠다"고 말했다.

 

 

[1신 : 26일 오후 2시 40분]

 

26일,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 622호실. 질의자로 나선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스마트폰에 저장된 녹음파일의 재생버튼을 눌렀다.

 

"정신적으로 엄청나게…. 특히 젊은 친구들이 밤에 술 마시고 전화를 해요. 서른 몇 살, 마흔한두 살…. 엉엉 울어요. 통곡하면서 울어요. 밤에 (그런 전화를) 받으면 잠을 못 자요. 어떤 친구는 '누나 내가 죽으면 내려오겠나?, 나 한 사람 죽으면 끝내겠나?' 그런 얘기를 막 해요. 그런 얘기 들으면 끔찍하죠. 쌍용차에서도 겪은 바가 있는데. 그래도 우리 조합원들이 이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으니까 버티는데 지금은 못 내려가요."

 

<소금꽃 나무> 저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목소리였다. 그는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며 한진중공업 고공 크레인에서 141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23일 현장으로 내려가 고공크레인에 올랐고, 전화를 통해 그와 조우했다.  

 

최근 노동문제에 천착하고 있는 정 의원은 김 고문을 "여성 전태일"이라고 지칭한 뒤 "김진숙씨는 정리해고 사태가 끝날 때까지 내려갈 수 없다고 한다"며 "장관이 되면 현장에 가볼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한진중공업 사태는 대단히 안타깝다"면서도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진단하는 중요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현장에 간다, 안 간다를 밝히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의원조차 노동운동 부정하는 후보자를 문제 삼지 않았나?"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사청탁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추궁받으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사청탁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추궁받으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정 의원의 '이채필 비판'이 시작됐다. 그는 "지금 노동자들은 이 후보자가 반노동이어서 걱정이 많다"며 "오죽하면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조차 노동운동을 부정하는 이 후보자의 철학을 문제 삼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한진중공업사태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하는데도 고용노동부는 움직이지 않았다"며 "당사자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정부가) 조력해서 해결해야 하는데 한진중공업 사태에서 노동부는 보이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이 고용노동부 장관을 대신해서 여러 차례 현장에 갔고, 여러 차례 노사를 접촉했다"며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았지만 역할을 못한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다만 "장관이 되면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책을)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의원은 "한진중공업 사태는 현장에 가서 보면 얼마나 절박한 문제인지 알 수 있다"며 "이 후보자가 인사말에서 '노동권은 기본권리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는데 (그게 진심이라면) 현장에 직접 가보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 의원은 "한진중공업 사장과 면담했을 때 사장에게서 '회사는 노동자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경악했다"며 "이것이 바로 한진중공업 사태의 핵심이구나 하는 것을 느껴서 현장을 방문해 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 의원은 "엊그제 (경찰력이) 유성기업을 전격적으로 진압했는데 한진중공업 점거농성에도 경찰력을 투입하는 옳으냐?"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질문의 취지는 잘 알겠지만 저는 결코 반(反)노동 인사가 아니라 친(親)일자리 인사"라며 "노사관계에서 균형을 잡는 게 제 소임"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노조가 쟁의행위를 할 때는 주체, 목적, 수단과 방법 등에서 정당성을 갖추어야 한다"며 "(유성기업의 경우) 주체와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할 수 있지만 시설검거라는 수단과 방법에서는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후보자는 "이 후보자가 사용자 편에 치우쳐 노동행정을 하는 것 같다는 주장이 있다"는 김용구 자유선진당 의원의 지적에 "노사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으로 일해왔다"며 "노사관계도 중요하고 노동운동도 중요하지만 저의 역할은 균형을 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채필#고용노동부장관 #정동영#김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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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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