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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서는 30일 저녁에도 제26차 천주교 '월요 시국기도회 -거리미사'가 거행되었습니다.

 

서울교구, 의정부교구, 원주교구, 청주교구, 마산교구, 작은형제회, 마리안힐, 예수회 등에서 오신 14분의 사제가 공동 집전을 했고, 150명 정도의 신자들이 참례했습니다. 또 의정부교구 덕정성당 주임 김성길 신부님이 주례를 했고, 금촌성당 주임 김인석 신부님이 강론을 맡았습니다.

 

김인석 신부님은 강론 중에 5월 초순 금촌성당 사무실 옆 벽에 벼락이 떨어져 인터넷이 마비되었던 사실을 소개했습니다. 그때 한반도 상공에서 발생한 벼락이 4만 번 이상이었다고 하더군요.

 

다음날 의정부교구 신부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벼락 얘기가 화제가 되었는데, 한 신부님이 한 마디 하시더랍니다. 요즘 들어 갑자기 천둥 번개가 많아진 것은 인터넷 업무를 마비시키려는 북한 소행임이 틀림없다고. 그 소개에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폭소로 뒤덮였습니다.

 

미사 중 영성체 후에는 '4대강 범대위'와 '생명의 강 연구단' 등에서 공동으로 실시한 '4대강 홍수대비 현장조사' 결과를 '녹색연합' 황인철 팀장이 현장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해 주었습니다.

 

공동 조사단은 조사 결과로 지천의 역행침식, 재퇴적, 보 건설의 문제점(주변 접합부의 취약성), 하상보호공 설치의 문제점(효용성 의문), 공사현장 안전문제(가물막이의 유실, 침수 등) 등을 지적했습니다.

 

역행침식에 대해 정부는 "100여 개 지천에 하상보호공을 설치했거나 계획 중이다"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계획 중인 지천에 하상보호공은 설치되지 않았고, 호우기 때 유실될 가능성이 크며, 수로의 콘크리트화로 반 생태적이라고 합니다.

 

강바닥의 모래를 파내어도 계속해서 재퇴적이 된다고 합니다. 정부는 계획단계에서 준설의 재퇴적 문제를 고려하지 못했고, 지속적인 유지준설에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답니다. 아직도 보 관리 주체가 정해지지 않았고, 운영방안과 예산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번 조사는 5월 12일부터 29일까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현장 답사로 실시되었는데, 공동 조사단의 결론은 '부실설계', '부실시공', '불필요한 공사', '끝낼 수 없는 사업' 이라고 했습니다.

 

'녹색연합'의 슬라이드 사진 상영과 설명이 끝난 다음 사회를 보시는 김인국 신부님(청주교구 금천성당 주임)이 오는 6월 13일 저녁에는 최병성 목사님이 오셔서 오늘의 강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와 '희망'을 주는지를 설명해 주기로 했다는 공지를 하셨습니다.

 

다음에는 내가 제대 앞으로 나아가 시를 낭송한 다음 세 가지 구호 선창을 했습니다. 미사의 마지막 순서인 강복과 파견기도 전에는 세 가지 구호를 외치는데, 이번에는 내가 구호를 선창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구호를 선창하기 전에 시를 읊은 것이지요. 왜냐하면, 시의 마지막 연 세 구절이 세 가지 구호로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니까 시의 마지막 연을 신자 모두의 구호 제창으로 장식한 것이랍니다.

 

시는 고장 문학지 <태안문학> 제26집(2011년 상반기호)에 발표되었습니다. 29일(일요일) 저녁 태안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출판기념회에서 일차 낭송을 했던 시입니다. 거기에서도 나는 시의 마지막 세 구절을 큰 소리로 외쳤지요. 참석자 거의 모두가 박수로 호응해주어 고마운 마음 컸습니다.

 

내가 고장의 문학지 <태안문학> 26집에 우선 발표한 다음 29일 저녁의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또 30일 저녁의 여의도 '거리미사' 자리에서 낭송한 다음 마지막 연을 구호 제창으로 장식했던 시를 소개합니다.

 

 

 

          나는 생각하고 행동한다, 고로 존재한다

 

          

나는 그리스도교 신자다

매주일 성당에 가고

평일에도 자주 미사참례를 하며

늘 묵주를 쥐고 사니

천주교 신자임이 분명하다

허나 편안히 앉아 기도만 하는 신자이기는 싫다

인간의 오만과 탐욕으로

하느님의 창조질서가 대학살처럼 유린되는

참혹한 자연파괴 현상 앞에서도

눈을 감고 사는 신자이기는 싫다

그래서 오늘도 여의도를 간다 

 

나는 명색 문인이다

시도 짓고, 수필도 쓰고, 소설도 지어내니

글쟁이임이 분명하다

허나 천하태평인 문사이기는 싫다

현실문제에 둔감하거나 무관심하거나

아무것도 모르는 캄캄한 문인이고는 싶지 않다

그래서 오늘도 여의도를 간다

 

나는 충청도 태안 사람이다

말마디 속에서 토박이 사투리가 흙냄새를 풍기고

지면에 글을 올릴 때마다 고장 이름도 밝히니

누가 봐도 태안 사람임이 분명하다

허나 나는 "아버지이, 돌 굴러가유"하는 사람이기는 싫다

불과 수년 전 유조선 원유 유출 사고로

엄청난 환경재앙을 겪었으면서도

처참한 환경파괴를 보고 듣는 가운데서

태연하게 사는 태안 사람이기는 싫다

그래서 오늘도 여의도를 간다

 

여의도 '거리미사'에 참례할 때마다

전국 방방곡곡에 울려 퍼지도록

누구보다도 큰소리로 외친다

천주교 신자로 외치고

대한민국 문인의 한 사람으로 외치고

충청도 태안 사람으로 외친다

 

고로 세 번을 외친다

 

"4대강 댐 헐어내서 모든 강에 생명을! 생명을! 생명을!"

"남북화해 되살려서 온누리에 평화를! 평화를! 평화를!"

"민주정부 수립해서 만민에게 인권을! 인권을! 인권을!"

 


#4대강 사업#천주교 월요 시국기도회#여의도 거리미사#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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