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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국 8쌍이 결혼하는 이주민들의 합동결혼식
 6개국 8쌍이 결혼하는 이주민들의 합동결혼식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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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토) 오후 2시, 경북 구미역사컨벤션웨딩홀에서는 한국,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의 6개국 총 8쌍의 결혼이주민 부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결혼식장에는 친구들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이주민노동자들과 이들을 돕는 다수의 한국인들이 참가했다.

이날 행사는 구미 마하이주민센터(센터장 박재수)가 주관하고,  구미불교전통사찰협의회(회장 법성스님)에서 주최했다. 또한  사랑이야기(대표 정태영), 구미역사 컨벤션웨딩(대표 강준모), G-ZONE 쇼핑프라자(대표 이호), 꿈을이루는사람들(대표 진오) 등이 후원했다.

올해로 3회째가 된 이주노동자 합동결혼식은 본국으로 돌아가 결혼식을 올리기 힘든 이주노동자 부부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스리랑카 출신인 남편(붓띠끄)와 부인(사치)가 식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왕과 왕비가 입었던 전통 복장을 스리랑카에서 빌리면 한달 월급에 해당한다고 한다. 아이가 하나 있지만 그 동안 돈이 없어 결혼식을 못 올리고 있다가 이번 기회에 식을 올렸다
 스리랑카 출신인 남편(붓띠끄)와 부인(사치)가 식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왕과 왕비가 입었던 전통 복장을 스리랑카에서 빌리면 한달 월급에 해당한다고 한다. 아이가 하나 있지만 그 동안 돈이 없어 결혼식을 못 올리고 있다가 이번 기회에 식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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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산 테러로 화상을 입은 환자에 대한 소식을 듣고 왕복 항공료를 부담해 방글라데시에서 입국해 성형수술을 하도록 도와준 진오스님이 압둘러웊 부부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염산 테러로 화상을 입은 환자에 대한 소식을 듣고 왕복 항공료를 부담해 방글라데시에서 입국해 성형수술을 하도록 도와준 진오스님이 압둘러웊 부부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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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동결혼식은 결혼식만 한 게 아니다. 비록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경주로 신혼여행을 떠남으로써 원만한 결혼생활과 일상생활의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날의 결혼식은 부부로서의 결속력뿐만 아니라 한국문화의 긍정적인 인식제고에도 도움이 됐다.

구미 마하이주민센터는 2000년부터 국내 이주민 인권보호와 인식개선 캠페인, 한국문화체험, 따뜻한 겨울나기 일일나눔과 송년행사 등 이주노동자를 위하여 복지활동을 펼치고 있다. 비영리민간단체인 '꿈을이루는사람들'은 대둔사 주지인 진오스님이 대표를 맡고 있다.

 신랑측 부모석에 앉은 구미 마하이주민센터 센터장인 박재수씨 부부. 이날의 행사를 주관했다
 신랑측 부모석에 앉은 구미 마하이주민센터 센터장인 박재수씨 부부. 이날의 행사를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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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를 주관한 마하이주민센터 박재수 센터장으로부터 행사를 하게 된 연유를 들었다.

"구미 지역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약 5천명 일하고 있어요. 이들 중에는 결혼하거나 동거하면서도 돈이 없어 식을 못 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  이주노동자 동거부부에게 결혼식을 통한 정서적 지지와 심리적 안정감 향상, 이주민과의 친밀감 증진, 다양한 문화교류 장소 및 동기부여를 위해 합동결혼식을 준비 했습니다."

이번 행사를 후원한 사랑이야기 정태영 대표는 웨딩숍을 운영하며 결혼식에 참가한 8쌍의 부부에게 결혼식 화장을 선물했다. 그에게 후원하게 된 동기를 들어봤다.

"G-ZONE 쇼핑프라자 이호 대표가 후원하고 있는 예비사회적기업 "다존"의 모습을 보고 저도 무언가 도움을 주고자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행사를 통하여 이주노동자들이 행복한 가정을 꾸밀 수 있기를 바라며, 이주노동자들의 인식 변화와 더불어 구미지역의 웨딩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6개국 8쌍의 이주민노동자들이 합동결혼식을 마치고 도와준 사람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6개국 8쌍의 이주민노동자들이 합동결혼식을 마치고 도와준 사람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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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루손섬에서 살다 3년 전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는 그레첸은 구미지역에서 남편(레간 7년거주)을 만나 동거 중에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돈이 없어 결혼식을 못 올리고 있다가 이번 결혼식에 초대받았다. 그녀에게서 결혼식 소감을 들었다.

"한국에 와서 남편을 만나 아이를 낳았는데 돈이 없어 결혼식을 못했어요. 임신했을 때 꿈을 이루는 사람들의 대표인 진오스님께서 병원비도 대주고 결혼식까지 해주니 고맙고 행복해요."

 웨딩숍인 '사랑이야기'에서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신부들. 대표인 정태영씨가 경비를 부담했다
 웨딩숍인 '사랑이야기'에서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신부들. 대표인 정태영씨가 경비를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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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행사를 위해서 구미지역에서 메이크업 봉사를 하는 자원봉사자 7명이 모였다. 구미시에서 주최하는 메이크업 경연대회에서 3등을 하기도 했다는 문주송씨의 얘기다.

"그동안 다문화에 대해서 배운 것을 실천하게 돼 좋아요. 검은 피부를 처음 대했는데 색감 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들의 피부가 부드럽고 탄력이 좋네요. 특히 눈 화장을 하고나니 훨씬 아름답습니다."

또한 구미역사 컨벤션웨딩홀 강준모 대표는 "장소와 식사제공을 후원해드리는 것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필요하다면 구미지역의 연중행사로 하여 이주노동자들을 돕는 것에 동참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지속적인 후원을 약속했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각국의 웨딩 복을 차려입은 결혼식장은 흡사 유엔 결혼식 같은 분위기를 냈다. 이들을 돕는 아름다운 손길이 우리사회를 포근하게 한다.

덧붙이는 글 | '희망제작소'와 '문화촌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합동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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