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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경기·인천권 비전설명회에서 대표 후보자들이 손을 맞잡고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권영세, 홍준표, 남경필, 박 진, 유승민, 나경원 후보.
2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경기·인천권 비전설명회에서 대표 후보자들이 손을 맞잡고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권영세, 홍준표, 남경필, 박 진, 유승민, 나경원 후보. ⓒ 남소연

2일 마지막 유세전을 끝으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한나라당 7·4 전당대회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오후 경기도 부천시 중동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권 비전발표회에는 각 후보 지지자 4000여 명이 모여 이번 전당대회 마지막 유세전의 열기를 반영했다. 후보 간 공세와 사과도 엇갈렸다.

남경필 "원희룡 태생론 사과하라'... 박진 "손학규 꺾었다"

기호 4번 남경필 후보는 청중을 향해 큰절을 한 뒤 원희룡 후보에 대한 공세를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TV 토론회에서 원 후보가 "여기 홍준표 후보만 빼고 대부분이 국회의원의 아들, 의사의 아들, 부잣집 아들, 학원재벌의 딸로서 유복한 집에서 자라나서 서민의 체험으로 눈물 젖은 빵을 먹은 기억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공세를 편 것에 역공을 펼친 것.

남 후보는 "태생론이라니 말이 되느냐, 그러면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이고 정주영 회장의 아들도 그런데, 이게 한나라당 대표 후보가 할 소리냐"며 "야당이 할 소리를 하는 후보는 안 된다. 원희룡 후보에게 시간을 드리겠다.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후보는 "내 아버지는 국회의원이고 97년에 한나라당 승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셨다. 나도 그렇다. 타고난 한나라당 사람이다.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기호 5번 박진 후보는 경기도고속철 3개 노선의 조기 착공과 완공을 공약했다. 박 후보는 "어느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고 자유로운 박진이 대표가 돼야 한나라당이 통합될 수 있다"며 "그래야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고, 그래야 정권 재창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또 "(18대 총선에서)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물리쳤다"며 "손학규를 꺾은 박진이 당 대표 돼야만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기를 꺾고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홍준표, 평소에 잘하지"... 홍준표 "총풍·세풍·안풍·BBK 막았다"

기호 6번 유승민 후보는 홍준표 후보에게 각을 세우며 친박 표심에 호소했다. 유 후보는 "한나라당 대선 필승 카드는 박근혜 전 대표 밖에 없지 않느냐, 그러면 박근혜 전 대표를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며 "박 전 대표와 싸울 사람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가 박 전 대표를 비판했던 발언들을 끄집어 내 "평소에 잘하지, (박 전 대표를 향해) '탈당하라' '유신의 잔당'이라고 했다가 당 대표 선거가 되니 지키겠다고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홍준표 후보는 '박 대표를 맹종하는 사람만 데리고 어떻게 대선 치르겠느냐'고 했는데 그 말이 옳다"며 "나 유승민 맹종하지 않고 할 말 다 했다. 누구처럼 언론 앞에 마이크 대고 언론 플레이 하지 않았다. 조용히 박 대표 만나서 할 말 다했다"고 강조했다.

기호 3번 홍준표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게 공세를 펴거나 반박하는 대신 '대세론'과 '대야당 투쟁형 대표론'을 내세웠다. 홍 후보는 "2007년에 대선 후보 경선에도 나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차례가 아니라고 봤다"면서도 "내년 총선에서 지면 대선(승리의 가능성)이 없다. 그래서 총선을 맡아서 승리로 이끌어보자는 생각에서 전당대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나는 이주영 의원과 함께 총풍·세풍·안풍을 막아냈고, BBK 맡아서 막아냈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유력 대선 후보들에 대한 공세를 막아낼 경륜과 정치력, 전투력이 홍준표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남경필에 사과"... 권영세 "당 대표가 맞장 뜨는 자리냐"

남경필 후보가 '태생발언'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기호 1번 원희룡 후보는 깨끗이 사과했다. 원 후보는 "나는 가난한 농민의 아들이라 한이 있다. 그래서 울렁거릴 때 뜻하지 않은 말이 나온다. 여기서 공식 사과드린다"며 남 후보를 향해 사과했다. 원 후보는 "나 같은 농민의 아들과 남경필 후보 같은 부잣집 아들이 서민을 위해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한나라당 사상 처음으로 40대 당 대표를 내세우자"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40대들이 나서서 정책 경쟁하고 인물 경쟁하니까 좋지 않으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나 캐머런 (영국) 총리같이 국민들이 원하는 확실한 변화를 보여줄 총선 필승의 카드, 40대 기수를 여러분들이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기호 2번 권영세 후보는 직전 지도부에 속했던 홍준표, 나경원, 원희룡 후보 책임론을 강조했다. 권 후보는 "홍준표 후보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맞장을 뜰 사람이 자신 뿐이라고 해서 나왔다는데, 대표가 맞장뜨는 자리냐"고 반문했다.

나경원 후보를 향해서는 "인기가 높아서 나왔다고 하는데 그러면 유세단장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고, 원희룡 후보에게는 "지역구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재보선 패배) 책임지고 대표직을 포기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권 후보는 "이런 무책임한 사람들은 절대 안 된다"며 "일관되게 중립을 지키고 중도보수의 입장을 지켜온 권영세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확실한 가교가 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날 뽑는 게 한나라당 편견 깨는 일"

기호 7번 나경원 후보는 자신이 국민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높은 점에 근거해 자신을 당 대표로 만드는 게 한나라당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언제까지 젊은이들의 투표를 두려워할 것이냐"며 "수도권이 위기이고 4·27 재보선이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나경원은 서울 중구청장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한나라당에 대한 편견을 이번에 확실히 깨달라"며 이미 "민심은 편견의 벽을 깼다. 이제 당심이 변할 때다. 나경원을 선택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새로운 도전이고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날 비전발표회가 끝난 뒤에도 원희룡·유승민 후보는 행사장 밖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는 등 기세를 이어갔다.

당헌 재의결로 전당대회 예정대로, 3일 전국 선거인단 투표

 한나라당 7ㆍ4 전당대회 관련 당헌 개정안을 의결하기 위해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2차 전국위원회에 황우여 대표최고위원 권한대행과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 이해봉 전국위원회 의장이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한나라당 7ㆍ4 전당대회 관련 당헌 개정안을 의결하기 위해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2차 전국위원회에 황우여 대표최고위원 권한대행과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 이해봉 전국위원회 의장이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지난달 7일 전국위원회의 선거 규칙 관련 당헌 개정이 법원에서 무효 결정을 받음에 따라 전당대회 연기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당헌 개정을 재의결함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되게 됐다.

이날 전국위원회에 대해선 당호 의사정족수 미달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재적 741명 중 578명이 참석, 의사정족수 미달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이해봉 전국위 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사퇴를 선언, 당헌 무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졌다.

'선거인단 21만 명'과 '국민 여론조사 30%' '선거인단 1인2표제'의 전당대회 규칙을 내용으로 하는 당헌 개정안은 찬성 467명, 반대 47명, 기권 56 명으로 가결됐다. 

당헌은 가결됐지만, 이번 전당대회가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의 여지는 남겼다. 이군현, 조해진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선거인단 명부에 이미 죽었거나 자신이 한나라당 당원 혹은 대의원으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유령당원'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KBS 등의 보도를 근거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서울·인천·경기 비전발표회를 끝으로 후보들의 유세전은 마무리되고, 이날 오후 1시부터 실시된 국민 여론조사를 필두로 한나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민 여론조사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시작, 3일 오후 9시까지 이틀 간 실시된다. 전국 시·군·구 단위 선관위 사무소나 지자체 청사에서 실시되는 20여만 명의 선거인단 투표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된다.

1만여 명의 대의원 투표는 4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실시된다. 여기서 21만여 명의 선거인단 투표를 70%, 국민 여론조사를 30% 반영한 결과로 당 대표를 뽑는다.


#한나라당#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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