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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세워진 친일파 김백일(본명 김찬규, 1917~1951) 장군의 동상에 검정색 천이 덮어지고 쇠줄로 묶어 놓는 일이 벌어졌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20일 오후 동상을 차양막으로 덮어버렸다.

김백일 장군 동상은 지난 5월 27일 (사)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가 세웠다. 당초 이 동상은 강원도에 세우려고 하다가 시민단체의 반발로 거부 당하고 거제에 세워진 것.

김백일 장군은 친일 행적이 드러나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동상 철거 주장이 제기되었다. 시민단체가 동상 철거를 요청하고 나섰으며, 거제시의회도 만장일치로 동상 철거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일부 거제시의원들은 동상 철거를 요구하며 1인시위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20일 오후 친일파 김백일 장군의 동상을 차양막으로 덮어버렸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20일 오후 친일파 김백일 장군의 동상을 차양막으로 덮어버렸다. ⓒ 거제타임즈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20일 오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있는 친일파 김백일 장군 동상을 검정색 천으로 덮고 쇠줄로 묵어버렸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20일 오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있는 친일파 김백일 장군 동상을 검정색 천으로 덮고 쇠줄로 묵어버렸다. ⓒ 진휘재

거제포로수용소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돼 있다. 문화재 안에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영향검토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거제시가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던 것. 이에 경상남도는 지난 4일 거제시에 공문을 보내 동상 철거를 요구했다.

거제시도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에 동상 철거를 요청했지만, 이 단체는 거부하고 있다.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는 '철거처분취소가처분' 등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함북6·25작전기념사업회(회장 황현찬), 함경북도 중앙도민회(회장 안철호), 함경남도 중앙도민회(회장 홍성윤), 흥남철수작념기념사업회(회장 홍덕호)는 최근 '김백일 장군 동상 철거 준동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극히 이념적이고 편향된 견지에서 만들어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 됐다는 이유만으로 김백일 장군을 매도함은 너무도 맹목적이고 비논리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며 "경고하노니 어리석은 굿판을 이제 집어치우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우를 즉시 집어치워라"고 주장했다.

지난 6월 15일 거제지역 시민단체들은 김백일 장군 동상에 계란 100개를 투척하기도 했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오는 8월 15일까지 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제철거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단체는 이날 '친일파 김백일의 동상을 덮으면서'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가 포로수용소에서 동상을 건립하여 흥남철수작전의 영웅이라 치켜세웠던 김백일 장군이, 사실은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된 악랄한 친일파로서 항일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무장투쟁 하던 독립군의 전문토벌대인 간도특설대의 핵심 장교였다"고 밝혔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20일 오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있는 친일파 김백일 장군 동상을 검정색 천으로 덮고 쇠줄로 묵어버렸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20일 오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있는 친일파 김백일 장군 동상을 검정색 천으로 덮고 쇠줄로 묵어버렸다. ⓒ 진휘재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20일 오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있는 친일파 김백일 장군 동상을 검정색 천으로 덮고 쇠줄로 묵어버렸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20일 오후 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있는 친일파 김백일 장군 동상을 검정색 천으로 덮고 쇠줄로 묵어버렸다. ⓒ 진휘재

또 이들은 "더욱이 동상 건립의 목적이었던 흥남철수작전의 은인이라는 공적도 사실은 철수작전의 총 지휘관이었던 알몬드 소장의 문관이었던 현봉학 박사의 인간관계가 본 민간인 철수동의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였다"며 "동상의 건립취지와 성격도 특정단체의 특정인물에 대한 미화작업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8월 15일을 한도로 당사자들이 직접 철거하지 않는다면 시민의 이름으로 직접 철거하겠다고 천명하였기에 지금의 논란 과정에도 불구하고 철거는 미루지만, 더 이상 친일파의 동상을 거제시의 얼굴인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서 두고 볼 수 없어, 우선 동상 덮어씌우기를 한다"며 "8월 15일까지도 자진철거하지 않을 경우 직접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 측은 명분 없는 주장을 되풀이 하지 말고 본인들의 주장대로 정말 칭송하고 추앙해야 할 만한 인물이라면 본인들의 회관이나 건물에 모시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친일파 김백일#거제포로수용소 유적공원#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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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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