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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맞아 지난 7월 9일부터 8월 12일까지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주최하는 '월드프랜즈코리아, 2011 대한민국 IT 봉사단'의 일원으로 아프리카 북서단에 위치한 모로코왕국Kingdom of Morocco에 대한민국의 앞선 정보기술과 우리의 문화를 전하고 왔다. 

그 과정에서 지브롤터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지척인 아프리카로서 왕국이라는 정치적 정체성과 99%가 이슬람교인 종교적 특징이 조화되어 빚어진 독특한 현지문화를 깊숙이 경험했다. '모로코에서의 한 달'은 그 경험의 일부이다. <기자 말>

컴퓨터 수업을 하는 것 외에도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것이 우리 IT봉사단원의 임무이기도 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가 모로코까지 와서 봉사활동을 하는 만큼 우리가 어떤 나라에서 왔는지 알리는 일도 반드시 필요했다.

 힙잡과 한복의 기막힌 조화. 모로코에 한국문화는 이미 긴 뿌리를 내리고 있다.
 힙잡과 한복의 기막힌 조화. 모로코에 한국문화는 이미 긴 뿌리를 내리고 있다.
ⓒ SympaTIC Coree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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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에 도착하기 전에는 지레 이렇게 멀리 떨어진 나라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서 혹은 아시아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일본의 만화가 인기가 많고 모로코의 공중파 방송에서 한국의 드라마를 방영하기도 한다. 우리 수업을 듣는 교육생 중에서도 특히 한국에 관심이 많은 마즈다는 한국에서 2005년에 방영된 <슬픈 연가>라는 드라마를 굉장히 재밌게 봤다고 한다. 또 우리가 '오나라~오나라~'라고 노래만 불러도 교육생들이 단번에 대장금을 외치곤 했다.

 장난꾸러기 드리스가 여자 한복을 입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아하메드는 태권도복을 입고 한 컷
 장난꾸러기 드리스가 여자 한복을 입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아하메드는 태권도복을 입고 한 컷
ⓒ SympaTIC Coree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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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번 있는 한국문화 수업에서 우리는 첫 수업으로 태권도, 한복, 전통놀이를 소개하기로 했다. 우선 문화수업을 하면서 교육생들과 재밌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태권도는 모로코에서도 굉장히 유명하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태권도가 한국의 무술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태권도의 기원을 설명하고 기본자세를 보여준 다음 가장 기본인 1장을 함께 배웠다. 처음에는 교육생들이 쭈뼛쭈뼛 하며 부끄러워하더니 막상 같이 배우니 발차기를 가르치는 나보다 높이 찬다.

 나는 태권도를 가르치고 나서부터는 동네아이들에게 발차기 세례를 받곤했다.
 나는 태권도를 가르치고 나서부터는 동네아이들에게 발차기 세례를 받곤했다.
ⓒ SympaTIC Coree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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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 아저씨는 그날 저녁 이 마을만 해도 태권도장이 네다섯 개나 있다면서 저녁에 우리를 태권도장으로 데려 가셨다. 모로코 국기와 한국 국기가 있어서 알아본 태권도장의 간판은 특이했다. 국기와 태권도를 하고 있는 사진은 그렇다 해도 체조를 하고 있는 소녀들 사진은 왜 태권도장 간판에 있는 건지 웃음이 났다.

태권도장은 시설이 굉장히 좋았다. 도장을 운영하는 사범님은 태권도 3단 보유자이고 그 분의 아버지 또한 태권도 사범님이셨다고 한다. 사실 나는 태권도 3단 보유자이지만 대학에 들어와서는 수련을 계속하지 않아 품새 동작조차 아련했지만 그 전날 벼락치기로 1장과 고려를 다시 연습해 갔다. 마침 사범님이 고려를 해보라고 해서 뻔뻔하고 당당하게 어제 저녁 다시 외운 대로 하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신다. 벼락치기이긴 해도 어제 연습해두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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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mpaTIC Coree 팀

한복소개는 문화수업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우리 팀 단원들이 직접 한복을 입고 나오니 교육생들의 눈이 초롱초롱 해졌다. 한국의 명절과 절하는 법을 소개 해주었다. 교육생들도 직접 절을 해보았는데 아빠다리를 하면서 앉는 게 익숙지 않아서 앉다가 땅에 코를 박기 일쑤였다. 기관장 아저씨의 쌍둥이 동생인 장난꾸러기 드리스는 여자 한복을 입고 나타나서 한참을 웃게 만들었다. 수업이 끝나고도 교육생들이 직접 한복을 입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히잡과 한복이 묘하게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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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mpaTIC Coree 팀

전통놀이 시간에는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공기를 준비해갔다. 윷놀이의 규칙을 설명해주고 윷을 던질 때는 "모야!"라고 외쳐야 한다고 설명을 하니 교육생들이 폭소를 한다. 영문을 몰라서 물어보니 아버지를 부를 때 쓰는 아랍어와 비슷해서 그렇게 웃었다고 한다.

 모로코에도 공기놀이가 있다.
 모로코에도 공기놀이가 있다.
ⓒ 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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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차기를 소개할 때는 시범을 보인 우리보다 5 분정도 연습하더니 우리보다 훨씬 잘 차는 교육생이 있어서 민망해지기도 했다. 팽이치기는 시범을 보여줄 때부터 교육생들이 폭소를 했는데 팽이를 치는 모습이 재미있었나 보다. 다른 한구석에는 공기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 보였다. 알고 보니 공기놀이는 규칙은 조금 다르지만 모로코에도 있다고 한다. 가위바위보 또한 바위를 낼 때 주먹을 쥐는 대신 엄지와 검지를 모아 원으로 만들고 나머지 세손가락을 펴서 내는 것 외엔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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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ympaTIC Coree 팀

비록 나는 이 날 이후로 동네아이들에게 발차기 세례를 받았지만 한국 문화수업을 통해서 교육생들과 더욱 가까워지고, 교육생들에게도 한국문화를 조금이라도 알게 해준 시간이었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포스팅됩니다.



#모로코#한국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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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행복한 만큼 다른사람도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세계의 모든사람이 행복해 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세계에 사람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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