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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생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생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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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치에 대한 바람이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 돈도 없다. 선거운동 자금과 캠페인 모두 시민참여로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선거법상 제한이 너무 많더라. 시민들의 분출하는 참여 욕구를 제한하는 것 같다. 어쨌든 선거법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방안을 고민하려 한다."

평생 인권변론과 시민운동에 헌신해온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 그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본인이 그동안 생각해온 방식의 새로운 행정을 실현할 방법을 궁리 중이다. 선거운동부터 혁명적으로 하겠다는 포부다.

박원순 변호사는 8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안철수 원장도 '청춘콘서트'를 하셨지만 저도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 강연을 다녔다"며 "일자리 문제 등 대학생의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자금마련은 '유시민펀드'를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박 변호사는 "펀드는 사적인 채무 관계로 규정돼서 선거법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모금이 가능하다"며 "그런 방식을 동원하면 충분히 선거비용을 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시정이 정치적 도구로 전락해선 안 된다"
한편, 박 변호사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의 잘못된 행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강행과 관련해서도 그는 "딴 문제보다도 오 전 시장이 대권에 대한 욕망이 있었지 않나 싶다"며 "서울시장직을 다음 대선으로 가는 지렛대처럼 생각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서울시정이 정치적 도구로 전락해선 안 된다"며 "서울시가 새로운 모델이 되면 대한민국을 바꾸는 지름길이 되고 그것이 바로 새로운 정치"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박원순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추석 이후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 일단 선거가 시작되면 '박원순식 선거운동'이 주목될 것 같다. 시민운동을 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지 않았나. 지금도 아이디어가 샘솟고 있나?
"그렇다. 그런데 미리 공개하면 안 되지 않나? (웃음) 일단, 새로운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이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제가 돈도 없는 사람이라서 선거운동 자금 및 캠페인 모두 시민들의 참여 속에서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선거법상 너무 많은 점들이 제한되더라. 물론 선거법은 그동안 우리나라 선거에서 고질적으로 문제됐던 금권선거를 나름대로 제한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왔다. 그러나 현재 시민들이 분출하고 있는 참여 욕구는 제한하는 것 같다. 어쨌든 그 선거법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방안을 고민하려 한다."

- 박 변호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역동적으로 활용하는 분이라 거기에 기대가 많다. 늘 끼고 사시지 않나.
"사실 저희 시민사회가 (지원받을 만한) 언론이 없죠. 물론 <오마이뉴스>가 가끔 보도해주기도 하지만. (웃음) 우리의 활동을 전폭적으로 알려주는 곳이 없어서 스스로 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SNS를) 자연히 하게 됐다."

- 한 트위터리안은 '서울시장이 된다면, 오 전 시장이 벌여놓은 일 중 가장 먼저 중단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딴 문제보다도 오 전 시장이 대권에 대한 욕망이 있었지 않나 싶다. 대개 정치권에서 서울시장직을 다음 대선으로 가는 지렛대처럼 생각하지 않나. 오 전 시장도 그랬던 것 같다. 이처럼 서울시정이 정치적 도구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서울시가 새로운 모델이 되면 대한민국을 바꾸는 지름길이 된다. 그게 새로운 정치다.

서울시정을 다음 목표를 위해 이용하는 건 용납되기 어렵다. 또 서울시의 재정부채가 심각하다. 고건 전 시장 때는 9조 원이었던 부채가 이명박 시장 때 13조 원이 됐다. 작년에는 그 두 배에 가까운 25조5천억 원으로 불어났다. 서울시의 이 같은 거대 적자 상황을 시민들이 잘 모르고 있다. 이부터 시작해 (서울시정에) 많은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시민의 소통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 25조 원을 상회하는 서울시 부채 문제부터 접근하겠다는 답변인데. '박 변호사가 서민·진보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이쪽에 치우친 정책을 하는 것 아니냐, 강남 사람들도 같이 포용하면서 시정을 펼 수 없냐'는 의견도 있다.
"제가 서울시장이 된다고 강남주민들에게는 시장이 아닌가? 우리 사회는 너무 갈등이 많다고 생각한다. 본래 정치가 다른 계층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고 공평하게 만들어가는, 설득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현재의 정치는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그 진원지가 돼 왔다.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이 특정 계층의 이익을 대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공공선은 분명히 존재한다. 얼마든지 그 공공선을 향해 협력하고 대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정 마련? '유시민펀드'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생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생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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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트위터리안이 '서울시장이 된다면 가장 첫 번째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고 물어왔다.
"그동안 제가 살았던 것처럼 하면 될 것이라고 본다. 지난 2006년 '희망제작소'를 만들면서부터 전국을 다니며 인터뷰를 해왔다. 그렇게 해서 최근 이렇게 책 '마을생태가 답이다'가 나왔다. '희망찾기'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인 셈이다. 이처럼 모든 문제의 답은 그 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공무원, 주민, 전문가를 만나면 된다. 그들이 문제의 본질과 그 해답도 다 알고 있다. 거기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소통과 주민참여, 거버넌스 방식으로 세상 모든 문제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시민사회 진영에서 돕고 싶다는 분들도 많을 것 같다.
"그렇진 않다. 우선 제가 연락이 잘 안됐다. 예전에 쓰던 핸드폰도 백두대간 종주 전에 없어지고. 물론 제가 시민사회 진영에서 이런 저런 경로로 알게 된 분들은 많다. 시민사회가 저의 기반이 됐던 곳이니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리라 믿는다. 하지만 시민사회도 정치영역과 별도로 아주 중요한 영역이다. 시민사회가 정부와 협력적 관계를 맺기도 하지만 그를 감시하는 기능도 한다. 그 기능이 온전히 살아있어야 하는데 제 곁에 다 오시면 되겠나. (웃음)"

- 새로운 선거운동 방식으로 대학가 강연을 고민하고 있단 얘기도 들었다.
"그렇다. 안철수 원장도 '청춘콘서트'를 하셨지만 저도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 강연을 다녔다. 일자리 문제 등 대학생의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고민하고 있다. 지금 다 얘기하면 재미없으니 천천히 보시라. (웃음)"

- 박 변호사의 선거현장에서도 '청춘콘서트'를 볼 수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 안철수 원장이 더 도와주길 원하지 않나. 예를 들어 유세현장에 와주다던가.
"저로서는 (안 원장이) 도와주시면 좋지만 염치없는 일이다. 그 일(단일화)만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지원을 해주셨다고 본다. 나머지는 제 책임이다."

- 선거운동은 돈이 필요하다. 참여연대 활동 당시 회계장부 투명화 운동 등 많은 감시활동을 하셨는데 이제 '플레이어'가 되신 이상, 모범도 보여야 할 것 같다. 모금 방법은 생각해봤나.
"선거법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선거법이 엄격하게 돼 있어서 마음대로 모금하는 것도 어렵게 돼 있다. 또 모금 한도도 있고 절차 역시 까다롭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가 워낙 광역단위에서 진행되는만큼 현실적으로 돈은 필요한 것 같다. 우선 돈은 최소한 쓴다는 원칙은 있지만 재정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은 느낀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지난 6.2 경기지사 선거 때 썼던 '유시민펀드'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펀드는 사적인 채무 관계로 규정되서 선거법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모금이 가능하다고 하더라. 그런 방식을 동원하면 충분히 선거비용을 댈 수 있을 것 같다. 또 선거결과, 제 지지율이 15% 정도 되면 선거비를 보전받을 수도 있지 않나. 그래도 15% 정도까진 가능하진 않을까 싶은데.(웃음)"

"나는 시민들을 믿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생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생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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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제작소에서 '좋은 시장 학교'를 열기도 했다. 수강생이 어느 정도나 되나?
"한 300명 정도 수료했다. 사실 더 많은 분들이 왔으면 좋겠다고 싶었는데."

- 실제 '좋은 시장 학교' 출신 시장이 탄생하기도 했나?
"그렇다. 현재 50여 명의 시장·군수들이 '목민관클럽'을 구성해 함께 좋은 정책이나 성과를 교류하고 있다."

- 박 변호사 자신도 현직 시장에게 지방행정에 대한 컨설팅을 하지 않았나.
"희망제작소가 지방정부의 정책 콘텐츠를 생산하는 곳이다. 그와 관련된 컨설팅을 했다. 심지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사도 만들었다. 그동안 공무원들이 해외 외유 간다고 욕 많이 먹지 않았나. 사실 저는 공무원들이 나가서 제대로 보고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욕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위한 여행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 같아서 만든 것이다."

- 지방단체장에게 컨설팅까지 했던 분이 이제 직접 출마하려고 한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최강일 것 같다. 자신 있나.
"물론 제가 많은 아이디어 갖고 있지만, 저보다 더 많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계신다. 저는 시민들을 믿고 있다. 시민이 각자 삶과 직무 속에서 이렇게 바꾸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실제로 구현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정책콘텐츠다.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 시민이 정책이다?
"모든 시민이 정책 입안자죠."

- 참여연대나 희망제작소 등에서 함께 일을 해본 사람들은 '박 변호사가 일을 너무 많이 시킨다'고 했다. 공무원들이 긴장할 수도 있겠다.
"각오 좀 하셔야 할 것 같다. (웃음) 하지만 오세훈 전 시장이나 이명박 대통령도 일을 많이 시켰다고 들었다. 일을 많이 시키는 게 문제 아니라 일의 질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떨어지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개혁하고 추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야 진정으로 그 일이 창조적으로 된다. 시키는 일만 하다 보니 시장 바뀌면 시정의 모든 것이 바뀌지 않나."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도 사실 새로운 삶의 길을 가면서 참 여러 가지 혼란스럽다. 그렇지만 새로운 길이 저절로 열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삶과 동일하게 살아간다면 새로운 길도 잘 갈 수 있지 않을까 용기를 스스로 가져본다."


태그:#박원순,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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