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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광주광역시 수완중학교 학생들의 특별한 '수요시위'에서 흥겨운 음악과 퍼포먼스, 학생들의 환호성이 만들어 낸 공연이 한 동안 계속됐다.

'유일한 스카 밴드', '라이브의 강자', '인디씬 최고의 스타'로 불리우며 대형 록 페스티벌에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는 스카(Ska) 전문밴드 킹스턴 루디스카(Kingston Rudieska)의 공연 때문이었다.

멤버 9명의 연주가 어우러져 만들어 낸 흥겨운 리듬과 장난기 가득한 퍼포먼스에 스카 특유의 '즐거운 슬픔'이라는 역설적 애잔함이 묻어나기도 했던 무대였다.

20여 분 동안 이어진 킹스턴 루디스카의 무대는 열광 그 자체였다. 밴드의 공연 도중 학생들은 무대 앞으로 달려가거나 의자에 올라 열렬한 호응을 보냈고 일부 학생들은 무대에 올라 킹스턴 루디스카와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1960년대 자메이카에서 레게 이전에 태동한 장르인 스카. 이 스카 전문밴드 킹스턴 루디스카는 2004년 결성된 이후 2개의 정규 앨범과 싱글 앨범 2개를 발매했다. 지난 8월 정규 3집 앨범 발매에 앞서 디지털 싱글 '너 때문이야'를 발표해 사랑받고 있다. 가끔 김종서 등 유명 뮤지션이 스카에 기반한 곡을 발표해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밴드 결성 당시 스카라는 장르 자체가 한국에선 생소한 상황이었다.

킹스턴 루디스카는 음악성 등이 인정받으며 한 해 100회 이상의 공연, 단독 정기 공연, TV 음악 프로그램, 지산 록 페스티벌과 팬타포트 록 페스티벌 등 각종 록 페스티벌 등에 참여하면서 '인디 스타'로 자리 잡았다.

수완중학교의 특별한 수업 '딸들의 아리랑' 가상 수요시위에 '재능기부 공연'에 나선 킹스턴 루디스카 리더 최철욱(트럼본·보컬)과 오정석(트럼펫)을 만났다.

최철욱씨는 "프로그램(딸들의 아리랑)을 통해 더 큰 관심을 갖게 되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이런 점에 공감해 (무료)공연을 오게됐다"고 말했다.

 스카 전문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사진 오른쪽부터 두번째가 밴드 리더 최철환(트럼본·보컬), 네번째가 오정석(트럼팻).
 스카 전문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사진 오른쪽부터 두번째가 밴드 리더 최철환(트럼본·보컬), 네번째가 오정석(트럼팻).
ⓒ 킹스턴 루디스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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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일문일답.

- 재능기부(무료공연)를 하게 된 계기는.
"(최철욱- 이하 최) 김태은 교사가 일제 강점기 근로정신대와 위안부 등과 관련된 수업과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메일을 보내 저희를 초청했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역사 문제를 주제로 한 의미있는 프로그램이라는데 멤버들이 동의해서 참여하게 됐다.
(오정석- 이하 오) 저희 공연과 음악에서 긍정이랄까 이런 것을 느끼셨던 것 같고 취지에 공감이 가서 같이하고 싶었다."

- 특히 어떤 부분에 공감이 갔나.
"(최)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근로정신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어내 힘을 모아야 하는데 오늘 행사가 그런 취지를 가지고 있다. 사실 오래된 역사라는 점에서 이에 대해 잘 이해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다.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이런 프로그램(수요시위)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을 보고 의미 있다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 더욱 관심을 갓게 되는 계기가 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 공감이 갔다. 우리가 해야할 몫이 있다고 생각하고 해결되기를 바란다."

- 멤버 수가 적지 않아서 참여가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오) 멤버들의 일정이 허락한다면 의미있는 행사에는 언제나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재능기부(?)라는 말이 어색하기도 하고, 이런 생각보다는 공감가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돼서 기쁘다는 마음이 더 많다.
(최) 오히려 저희가 여행하는 기분으로 와서 좋은 마음을 보고 가는 것 같다. 지리산에도 다녀오고 여행하는 마음으로 왔다."

- 학교 강당에서의 공연은 경험하기 힘들 것 같다.
"(최) 학생들이 강당에 모여 아픈 역사를 배우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이런 교육은 꼭 필요한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즐거웠다."

- 공연내내 학생들의 호응이 대단하더라.
"(최) 공연문화에 대해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이런 경험이 학생들 스스로 나중에 즐길 것을 찾아가는데 잊지 못할 공연과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 학교라는 곳이 딱딱할 수 있고 저희 세대에게 '강당'이라면 조회하고 입학식, 졸업식하고 혼나고 하는 곳이었다. 이런 곳이 학생들과 공감을 만들어내는 곳으로 바뀐 것 같다. 학생들의 호응에 우리도 신났다."

- 멤버 수가 9명인데 어떻게 결성하게 됐나.
"(오) 2004년 트럼본을 연주하는 철욱 형과 트럼팻을 담당하는 제가 먼저 자메이카 음악인 스카를 전문적으로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 레게 음악은 많이들 알지만 그 이전에 생긴 스카라는 장르에 대해서는 생소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뮤지션이 없었다. 둘이서 뜻을 모은 이후에 음악적 취향은 다르지만 한 명, 한 명 영입하면서 9명이 됐다."

- 밴드 이름은 어떻게 만들었나.
"(오) 스카는 자메이카 음악으로 레게 이전에 생겨난 것이다. 우리는 스카 전문 밴드다. 킹스턴(Kingston)은 자메이카 수도 이름이고 스카 음악의 뿌리가 이 곳이다. 루디(Rudie)는 자메이카 말로 '건방진', '악동'이라는 의미다. 우리 음악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이기도 하고 악동처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겠다는 의미도 있다.

- 스카 전문밴드인데 밴드의 매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최) 스카 전문밴드이지만 멤버들 각자가 좋아하는 것(장르)는 다르다. 즐거움 속에 슬픔이 녹아있는 스카에 뿌리를 두되 한국적 정서도 담아내고 재즈적 요소도 담겨있다. 우리는 한 가지 장르에 갇히지 않고 스카를 토대로 여러 장르의 음악적 요소를 조화시키는 음악을 하고 있다. 이런 점이 매력 아닐까.
(오) 멤버들이 좋아 했던 장르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지만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음악을 한다는 것이 재미있다."

- 인디밴드를 고집하나.
"(최) 평론가, 소비자, 뮤지션이 정의하는 인디밴드라는 의미가 다른 것 같다. 그런 경계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고 저희 음악을 하면서 활동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인디펜던트(independent)한 것은 맞다. 앨범 작업은 멤버들이 음악적 작업 외에 자켓 디자인 등을 직접 작업하고 있고 자체 레이블 '루디 시스템'을 통해서 앨범을 발매하고 있다."

- 공연은 주로 어디서 하나.
"(최) 주로 홍대에서 많이 하는데 요즘에는 지방 행사도 많이 다니고 있고 록 페스티벌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킹스턴 루디스카#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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