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울산지역 급식종사자의 절반가량이 근무 중 다친 경험이 있으며 이중 73%가 개인부담으로 치료하고, 10%는 그냥 참고 일하는 등 83%가 자기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울산지부가 울산 전체 235개 초중고교 중 92개 학교 521명의 급식 종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중 13%(34명)만이 산재 처리됐고 5%는 공상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의회가 울산시교육청을 상대로 진행 중인 행정사무감사에서 민주노동당 소속 이은영 의원은 16일 이같은 자료를 공개하고 "직업병과 관련한 지속적인 검사를 실시하고 정확한 역학조사를 통해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안전과 응급상황 대처 등 교육을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울산시교육청이 이은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는 달랐다. 울산시교육청이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답변을 위해 올해 10월 울산지역 전체 235개 초중고교 학교급식종사자 18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1개교에서 32명의 산재환자가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영 의원은 "교육청 자료에 의하면 산재신청자는 32명이며 실제 직업병으로 분류된 사람은 거의 없다고 했다"며 "하지만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의 실태조사는 근무 중 다친 경우 개인적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73%이고 그냥 참고 일한다는 사람이 10%에 달하며 직업병으로 인한 증상이 난청 30%, 어깨·손목결림이 86%, 허리통증이 41% 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은 "실제 학교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분들이 근무 중 다친 것에 대해 산재로 처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교육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고, 실제 산재신청을 해도 산재자로 판정받기가 쉽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교육청과 노조 간 조사에서 산재환자 수가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이은영 의원은 "학교비정규직노조와 함께 동구, 북구 등 울산지역 일부 학교 급식종사자를 대상으로 면담 조사한 것으로, 공상을 산재로 잘못 알고 말했을 수도 있어 일부 차이가 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급식 종사자들이 근무 중 다쳐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31개교에서 32명이 적법하게 산재처리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급식종사자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인당 급식인원 하향조정으로 산재 위험 줄여야"

 

이처럼 교육청과 노조의 조사결과가 격차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산재기준이 까다로워 산재로 처리될 확률이 낮고, 산재로 인정되지 못할 정도의 부상과 질환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아무런 조치도 받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은영 의원은 "이같은 교육청의 자료는, 울산교육청이 급식종사자들의 건강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현장의 이야기를 들은 결과 지금은 일을 하면서 적은 돈이라도 벌고 있지만 나중에 오히려 이보다 더 큰돈이 들어갈까 봐 걱정된다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며 "사용자(교장)는 종사자의 건강을 지켜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법에도 명시되어 있지만 건강보험상의 건강검진이 고작"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건강검진에서는 실제 직업병과 관련한 검진이 포함되지 않고 있다"며 "흔히 골병이라고 하는 근골격계질환(어깨, 손목결림, 허리 등)은 조사자의 86% 이상이 있고, 화상도 한 학교에 1~2명 정도 있는데, 이는 뜨거운 음식을 조리하다 다치기도 하지만 독한 약품으로 인해 눈이나 피부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은영 의원은 "이처럼 일하던 중 다쳤을 경우 자기가 알아서 해결하는 경우가 83%에 해당한다"며 "화상의 경우 병원비가 한 번에 4~5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급식종사자들의 현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은 병을 키우지 않도록 병가 확대 및 대체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1인당 급식인원 하향조정으로 직업병 및 산재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학교급식종사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