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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사이버대학 신입생 입학전형이 12월 1일부터 시작된다. 올해 총 입학정원은 학사 2만9580명, 전문학사 3180명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 10월 31일 신규 설립인가를 받은 건양사이버대학교까지 포함 총 21개 사이버대학이 입학전형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이버대학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처음 9개 학교였던 사이버대학이, 불과 11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각 대학의 공시정보를 담고 있는 '대학알리미'에 등록된 16개 사이버대학 재적학생 숫자만 해도 이미 10만 명(10만3917명)을 훌쩍 넘어섰다.

KT 사장 출신 조백제 총장에게 물었더니...

 조백제 서울디지털대학교 총장
 조백제 서울디지털대학교 총장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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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이버대학의 미래는 어떨까. 지난 14일 조백제(73세) 서울디지털대학교 총장을 만나 답을 구해봤다. 서울디지털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사이버교육시스템을 외국에 수출한 곳, 일본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일본 최초 사이버대학인 '사이버유니버시티'를 2007년 설립한 바 있다.

규모 면에서도 국내를 대표할 만 하다. 사이버대학 중 전공 숫자가 25개로 가장 많고, 교수진 역시 307명(비전임교원 포함)으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2011년 현재 재적학생 숫자는 1만3158명, 국내 최초로 재학생 1만 명 시대를 연 곳이기도 하다.

조백제 총장의 이력도 독특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부교수, 서강대학교 경상대학 부교수, 중앙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및 교수, 명지대 부총장 등 학계 이력에 현대상선 및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한국전기통신공사(KT) 사장 등 CEO 경력도 겸비하고 있다.

'산학(産學) 전문가'로 손색없는 프로필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서울디지털대학교 제휴 협력기관은 다양하다. KT, SK텔레콤, 롯데쇼핑, 하이닉스 등 국내 유수 기업뿐 아니라 서울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정부와 공공기관까지 840여 기관과 산학협력을 맺고 있다고 한다.

'수능 소감' 묻자 "소금은 짜고 설탕은 달아야 제 구실"

"공부 잘하는 것이 능력으로 인정받는 풍조는 고쳐져야 한다. 학문적으로 가치 있는 것과 실제 사회에서 적용 가능한 지식, 그 의미는 별개다. 핵심은 창의력이다. 선진 사회는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양하다. 소금은 짜고 설탕은 달아야 제구실 하는 것 아닌가."

아무리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또 변치 않을 것 같은 '수능 뉴스', 그 소감을 조 총장은 위와 같이 풀어냈다. "참 어려운 문제"라고 되풀이하면서도, 답답함 또한 자주 내비쳤다. 어찌 보면, 사이버대학교 총장으로서 당연한 반응이리라.

조 총장은 사이버대학의 "폭발적 성장"을 "오프라인 대학이나 현 입시체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시공간적 제약에서 자유로운 장점이 평생 교육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사회 변화, 그리고 '모순'과 맞물리면서 극대화됐다는 해석이다.

조 총장은 한국형 사이버 강의의 우수성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식과 달리 한국식 모델은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화면과 강의 보조자료를 동원하여 실시간으로 녹화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강의와 같이 현실감이 나고 지루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 총장은 '반값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서도 "사이버대학이 등록금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오프라인 대학에도 사이버강좌가 많이 만들어지면 그만큼 코스트가 줄어들 것이고 등록금도 낮출 수 있을 것"이란 말로 사이버대학의 '전파 효과'를 강조했다.

조 총장은 "빌 게이츠는 5년 안에 온라인 교육이 기존 대학 교육을 앞지를 것이라 예상했다"면서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평생 교육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는데, 기존 학교 교육으로는 신규 수요를 감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란 말로 사이버대학의 미래를 낙관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우리나라처럼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조백제 서울디지털대학교 총장
 조백제 서울디지털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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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외형적으로 사이버대학 성장 속도가 빠른 것 같다.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사이버대학을 평생교육법에서 고등교육법 기반으로 전환했다. 사이버대학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발전하는데 큰 계기가 됐다. 세계적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 망과 인터넷 이용률이 토대가 됐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를 일반 대학 교육 시스템이 100% 수용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사이버대학이 설립된 지 11년이 됐다. 오프라인 대학에 비하면 물론 역사가 일천하고, 학생들의 연령이나 수준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지난 11년 간 사이버대학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건, 결국 오프라인 대학이나 현 입시체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 그 이유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오프라인 대학처럼 비싼 건물이나 운동장 등 하드웨어 투자가 필요 없다. 대학 운영의 코스트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사이버대학, 언제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다. 학생 위주의 학습시간이나 장소 활용, 또한 교수 위주의 강의 시간과 장소 활용도 가능하다.

전체 재학생의 80%가 직장인이다. 사이버대학 학생하면, 학사학위 취득을 위해 진학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재학생 50% 이상이 전문대학 포함 대졸자 출신이다. 그 비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하면서 공부하는 학창 생활을 동시에 영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사이버대학이다.

교수진 구성에 있어서도 유능한 전문가나 현장 실무자, 또 유명교수까지도 용이하게 초빙할 수 있다. 꼭 전임으로 부임해야만 강의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해외 교수 초빙도 쉬워진다. 결국 시공간적 제약을 완전한 극복한 것, 이것이 사이버대학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식 사이버 강의, 리얼하고 "지루하지 않아"

- 오프라인 대학 강의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질적인 측면에서 아무래도 떨어지지 않을까.
"전혀, 그 반대다. 사이버대학 강의는 동영상으로 녹화, 학생들 필요에 따라 재방송된다. 따라서 강의 콘텐츠를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구조적으로 살아남기 힘들다. 때문에 오프라인대학 강의보다 오히려 강의 질이나 밀도가 더 높다고 본다. 보통 오프라인 대학 6시간 정도 강의 분량이라면, 사이버대학에서는 1시간 30분 정도면 끝난다. 강의 밀도가 높으니 학생들의 집중도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 그럼 아무래도 강의 재미는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세계교육시장에서 주로 통용되는 사이버교육 모델을 보면, 대체로 인터넷으로 강의콘텐츠를 학생에게 문자로 전달하는 방식, 그리고 비디오-동영상으로 방식으로 나뉜다. 전자 모델이 미국식, 후자 모델이 바로 한국식이다. 한국식 모델은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화면과 강의 보조 자료를 동원하여 실시간으로 녹화한다. 때문에 오프라인 강의와 같이 현실감이 나고 지루하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 요즘 교육계 최대 화두가 반값 등록금 문제다. 오프라인대학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사이버대학은 일반 대학 등록금과 비교했을 때 1/3 또는 1/4 수준이다. 그런 점에서 사이버대학은 등록금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오프라인대학들도 사이버 강좌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이버강좌가 많이 만들어지면 그만큼 코스트가 줄어들 것이다. 등록금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 사이버대학 정부 정책에 대한 문제 의식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사이버교육 정책에 있어서는 우리 정부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고등교육법 규정을 보면 오프라인 사고로 제정됐다는 생각이다. 그에 따라 사이버대학에 대한 일부 지휘 감독이 오프라인 사고에 따라 실시되고 있어, 대학과 감독관 사이에 필요 없는 불협화음이 나는 일이 자주 있다. 사이버대학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사고에 기반한 규정 제정이나 지원이 필요하다. 

다만 충분히 이해 가고도 남는 문제다.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 사이버대학 역사는 아직 일천하다. 그에 따른 시행착오로 이해하고 있다. 또 대학 일선 운영자나 정책 부서 감독자 모두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 앞으로 규정 수정이나 입법 개정 등을 통해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보고 있다."

"사이버대학 발전 가능성 커" "국내 사이버대학 안주하지 말아야"

 조백제 서울디지털대학교 총장
 조백제 서울디지털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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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버대학 전망은?
"빌 게이츠는 향후 5년 안에 온라인 교육이 기존 대학 교육을 앞지를 것이라 예상했다. 메릴 린치는 새롭게 늘어나는 고등교육 수요의 절반 가량인 4천만 명은 인터넷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미국 명문대학들도 일부 과정을 온라인으로 전환, 학위를 수여하는 등 인터넷 교육을 평생교육 차원이 아닌 엘리트 교육에 도입하려는 시도까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존 학교 교육으로는 신규 수요를 감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평생 교육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는데, 일반 대학 교육시스템으로는 이런 변화를 수용하는데 한계가 따른다. 따라서 현재 교육 시스템 상당 부분을 사이버대학 또는 온라인교육이 점진적으로 대체할 것이라 전망한다. 사이버대학의 발전 가능성은 클 것이라 본다."

- 그렇다면 사이버대학 스스로는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나.
"애플의 아이폰은 뛰어난 소프트웨어로 성공을 거뒀다. 이제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경쟁해야 하는 시대다. 대학에서 소프트웨어란 곧 강의 콘텐츠다. 소프트웨어를 경시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국내 사이버대학이 세계 최고 수준일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

더구나 교육시장 개방에 따라 미국 스탠포드나 중국 북경 대학 등 해외 명문대학 온라인 과정이 우리나라에 진출하고 있다. 국내 사이버대학들은 현재 발전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해외 기업이나 학교들을 교두보 삼아 향후 전 세계로 교류를 확대해 나아가야 한다."

"아시아 넘어 세계적인 사이버대학으로 성장할 것"

- 끝으로 학교 자랑을 한다면?
"일단 사이버대학 중 가장 많은 25개 학과를 개설하고 있다. 각 전문분야에서 실무로 성공한 초빙교수 350여 명이 강의에 참여하고 있다. 매 학기 강의 평가에서 콘텐츠 만족도가 대단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우리 대학 재학생 재등록율은 80% 이상으로 매우 높다.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간 40억 원 이상 규모의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또 우리 대학은 사이버대학 최초로 출석을 인정받는 강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학 모바일 홈페이지 역시 대부분 대학들이 특정 통신사나 기기에서만 접속이 가능한 것과 달리, 우리 경우는 모든 휴대기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모바일 캠퍼스를 구성함으로써 수강, 출석, 퀴즈, 과제, 토론 등 학교 생활을 학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더불어 국제교류 분야를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이미 일본 최초 사이버대학인 '사이버 유니버시티'를 설립했고, 최근에는 포스코ICT와 함께 U러닝 중국 교육 서비스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서울디지털대학교는 이런 사업들을 기반으로 아시아를 넘어 미주나 유럽까지 진출해 세계적인 사이버대학으로 성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학업 기회를 놓쳤거나 일시적으로 연기한 학생들의 동기부여가 어느 누구보다 강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또한 바쁜 시간을 쪼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집념과 소중한 뜻을 높이 평가한다. 그런 점에서 질 높은 콘텐츠를 제공하여 만족도 1위 대학이란 명성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으면 명문이란 타이틀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겠는가."


#사이버대학#원격대학#조백제#서울디지털대학교#소프트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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