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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8일 "당 내외 인사로 재창당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1차 쇄신안을 발표한 뒤 당사 기자실을 나서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8일 "당 내외 인사로 재창당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1차 쇄신안을 발표한 뒤 당사 기자실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기사 대체 : 8일 오후 5시 18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혁명적 공천 개혁, 내년 2월 중 재창당, 범여권 통합 등을 골자로한 1차 당 쇄신안을 발표했다. 홍 대표는 이같은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내년 총선을 대비한 총선기획단을 조기에 구성하는 한편, 당내외 인사들이 참여하는 재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당 쇄신안에 대해 홍 대표의 퇴진을 요구해오던 당 쇄신파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당내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게됐다.

홍준표 대표는 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쇄신의 목표는 한나라당을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게 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며 당 쇄신안을 공개했다.

"현역 의원 기득권 인정 안해... 혁명에 준하는 총선 준비할 것"

홍 대표는 먼저 내년 총선 공천에 대해 "혁명에 준하는 총선 준비를 하겠다"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홍 대표는 이를 위해 예산 국회 종료 직후 곧바로 총선기획단을 발족시키기로 했다.

홍 대표는 "현역 의원 전원 불출마를 배제하지 않는 자기 희생적이고 과감한 인재영입을 추진하겠다"며 "장애인과 빈곤층 등 소외계층과 20~30대 젊은 세대의 정치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천 기준에 대해 "우리 정당사에서 일찍이 보기 어려운 수준의 기준을 설정해 국민의 시각으로 볼 때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자질이 미달할 경우 원천적으로 공천심사에서 배제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선수와 관계없이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을 기준으로 똑같이 재심사를 받도록 하겠다"며 "당외 인사로 재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공천심사위 추천 전 부적격 인사를 배제하는 2단계 공천 심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재창당 로드맵도 밝혔다. 방식은 지난 1996년 대대적인 새피 수혈을 통해 민주자유당의 5, 6공 이미지를 지우려 했던 신한국당 창당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이를 위해 홍 대표는 재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14년 전통 한나라당 허물고 재건축하겠다"... 내년 2월 중 재창당

홍 대표는 "내년 2월 중순 재창당을 통해 14년 전통의 한나라당을 허물고 당을 완전히 새롭게 재건축하갰다"며 "새 당은 단지 이름만 변경하는 게 아니라 당의 구조, 운영 방식, 역할 등이 21세기 변화된 시대에 맞고 미래를 선도할 수 있도록 백지 위에서 새로운 정당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창당하기 위해서는 공천 절차가 일찍 완료돼야 한다"며 "1996년도 민자당에서 신한국당으로 재창당할 때 이미 공천이 완료돼서 재창당 대회를 공천자대회와 겸해서 했다"고 설명했다.

쇄신파들이 요구하고 있는 당 해체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홍 대표는 "당을 해체하고 창당하게 되면 지방의 시당에서 수십년동안 내려온 자산과 건물 등 당의 재산들이 모두 국고로 귀속된다"며 "돈이 한푼도 없는 상태에서 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헌당규 중 대권 주자의 경우 대선 1년 6개월 전 당직 사퇴를 규정한 당권대권 분리 조항의 개정도 추진된다. 홍 대표는 "당의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내년 총선에 실질적으로 전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관련 당헌당규를 개정하겠다"며 "현재 당이 굉장히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어 대선 주자들이 총선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밖에 성장과 복지가 조화를 이루고 사회적 정의가 구체적으로 반영된 새로운 당의 정강정책 마련, 범여권의 대동단결 추진 등도 약속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원희룡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일부와 쇄신파들이 요구하고 있는 대표 사퇴에 대해서는 "당 대표로 있는 동안 쇄신 작업에 전력하겠다"며 다시 한번 거부의사를 밝혔다.

그는 "자리에 연연하는 게 아니라 대안 없이 무책임하게 대표를 그만두면 당에 대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며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는 정상적으로 대표직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쇄신파들의 퇴진 요구를 "당내 권력 투쟁"으로 규정한 홍 대표는 이날 오전 당내 소장파 모임인 '민본21'에서 다시 한번 퇴진 요구가 나온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취재진이 '인명진 목사 등 외부 인사들도 홍 대표 체제에 비판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을 하자 "밖에서 말하는 사람들 중 특정 정치인과 연계된 분들의 말씀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자기 희생 차원에서 불출마를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자기 희생이 꼭 불출마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불출마 포함해서 모든 사람이 자기 희생을 할 각오를 해야 당이 살 수 있다는 뜻"이라고 피해갔다.

홍 대표 퇴진 거부에 쇄신파 반발... "대표직 유지 연명책"

홍 대표가 의원총회에서의 재신임을 근거로 당 쇄신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당내 갈등은 더 증폭될 조짐이다. 쇄신파들은 "홍 대표도 쇄신 대상 중 하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이번 쇄신안 발표는 홍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기 위한 연명책에 불과하다"며 "홍 대표가 물러나고 쇄신 논의는 새로운 기구를 통해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홍 대표가 동문서답을 했다"며 "대표직을 물러나는 게 지금 홍 대표가 할 일이다, 그래야 창조적인 새 질서가 탄생하고 그 토대 위에서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새 길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남 최고위원은 쇄신안의 내용에 대해서도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본인 주도로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기존 인식을 버리지 못한 듯 하다"며 "내용 면에서도 새로울 것이 별로 없다"고 혹평했다.

정두언 의원은 "아무리 훌륭한 얘기도 메신저가 누구냐에 따라 빛이 나기도 빛이 바래기도 한다"며 "어떠한 쇄신과 변화도 홍반장(홍 대표 별명)이 주도하면 빛이 바랠수 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홍준표#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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