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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2일 오전 10시 40분]

 지난 12월 2일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사건 내용을 전혀 모릅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은 것처럼 황당한 심정"이라며 "만약 제가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2일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사건 내용을 전혀 모릅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은 것처럼 황당한 심정"이라며 "만약 제가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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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이 10·26 재보궐선거 당일 발생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과 관련해 탈당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가 최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한 지 일 주일 만이다.

최 의원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 조사) 결과가 어떠하든 간에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감당해 나가려고 한다"며 탈당 사실을 알렸다. 그는 이어,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하여 제가 알고 있는 것은 한 치 숨김없이 있는 그대로 설명했다"며 "앞으로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검찰과 법원의 엄정한 조사와 현명한 판단을 믿고 기다리면서 그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신이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과 연루된 바가 없다는 점은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제가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관련이 없다는 것은 조상과 천지신명 앞에 맹세할 수 있다"며 "저를 공격하는 사람들도 이 사건에 제가 연루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결과적으로 저의 직원의 일 때문에 한나라당에 누를 끼친 것을 생각하면 그 심정 형언할 길 없다"며 "당을 위하여 저를 버릴 때가 됐기 때문에 오늘 한나라당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또 검찰 수사 결과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무관함이 밝혀진다면 복당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당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은 마음에 일이 터진 직후 당직을 사퇴했고 탈당까지 생각했지만 일단 보류했다, 이제 검찰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음으로써 수사 과정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다했기에 떠날 때가 왔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지금은 당을 떠나지만 무고함이 밝혀지면 돌아갈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당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복당했던 기억도 반추했다. 최 의원은 "피눈물 흘리며 떠났다가 천신만고 끝에 돌아온 당을 또 다시 떠나야 하는지 생각하면 기가 막힌다"며 "사랑하는 당을 위해 당을 떠나지 않을 수 없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다시 뵙게 될 날까지 건승하시라"고 밝혔다.

최구식 탈당했지만... 야당 공세 거세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 사실을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 직전에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영철 대변인은 "최 의원이 이날 오전 전화를 통해 '본인의 입장을 정리했다'고 알렸다,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에게 자신의 충정을 잘 전해달라고 했다"며 "비대위 회의 직전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또 최 의원이 탈당을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린 이유에 대해 "최 의원 본인은 당의 결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역의 한나라당 당원들, 최 의원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탈당하지 말라'는 의견이 90% 이상이었다고 했다"며 "최 의원은 이들에게 (탈당에 대한) 이해를 구하느라 오늘에서야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앞서 최 의원은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치고 나와 "진주(지역구) 어른들과 상의해서 합당한 사실 규명이 되고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고 나서 거기에 따라 (거취에 대한) 합당한 선택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의원이 '자진 탈당'이란 당의 극약 처방을 받아들였지만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에 대한 야권의 공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연루된 최 의원의 비서 공아무개씨 체포 사실을 미리 최 의원에게 알려주는 등 청와대의 축소·은폐 의혹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검찰이 (선관위)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IT업체 황아무개씨로부터 '최구식 의원의 전 비서 공아무개씨가 공격 당일 '이름 세 글자만 들어도 알 만한 사람이 뒤에서 책임질 것'이라고 얘기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민주통합당은 검찰 수사 결과가 미흡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특별검사제도 도입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상황이다.

이용선 민주통합당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은) 청와대 행정관, 국회의장 비서관 등 깃털만 건드리는 등 실체적 진실에는 접근 못하고 있다"며 "국기문란 행위인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을 김 빼기 하는 중이다, 민주통합당은 1월 임시국회에서 디도스 특검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구식#한나라당#디도스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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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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