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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의 대안 중 하나로 청년 인턴을 이야기했는데 탁상공론 같다. 청년 인턴의 20%만 정규직으로 전환되는데 바꿔 말하면 80%는 실업자가 되는 것이다."

"판을 뒤흔들어 보는 이야기를 하자고 했는데 그런 이야기는 안 나오는 것 같다."

"이 자리에 청년들이 많이 안 온 것 같다. 정말 청년실업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인가."

 

18일 오후 2시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청년실업을 주제로 '둘공둘공 천기누설, 곽승준의 미래토크 2' 토론회가 열렸다. 그러나 '정부 주도의 일방적 정책기획, 집행에서 벗어나 수요자, 현장 중심의 미래 정책을 발굴'한다는 토론회의 당초 목적과 달리 방청객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사회를 맡고 청년 측 패널로 조성주 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 박미현 사회적기업 '터치포굿' 공동대표, 취업준비생 서유란씨가 참석했다. 정부 측 패널로는 이민재 고용노동부 청년고용기획과장, 배영일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 사무관, 최대술 고용노동부 근로개선정책과 사무관이 참여했다.

 

이들은 청년실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한 것인가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패널로 참석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은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여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방청객의 반응은 차가웠다. 특히 이슬아(28)씨는 정부가 만든 청년사업단이 잘 관리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만든 청년사업단에서 3년간 일했다. 즐겁게 아이들을 만나면서 일했고, 괜찮은 일자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사업이 지자체로 넘어가며 예산이 삭감됐고, 조만간 실업할지도 모른다. 정부에서 일자리를 만들었으면 잘 관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정부가 일자리 늘릴 수 없다면 일자리 창출이란 말 쓰면 안 돼"

 

신정경(27)씨 역시 청년사업단 문제를 이야기하며 정부가 일자리를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는지 의문을 표했다.

 

"몇 개월 후에 사업이 없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청년사업단을 만든 이유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거 아니냐. 일자리 만든 후 3년 동안 정부가 얼마나 지켜보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곽 위원장은 "이 의견을 꼭 보건복지부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배영일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 사무관의 답변은 실망스러웠다. 배 사무관은 전체 정부 차원에서 사업을 조정하다 보면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정부에서 만드는 일자리는 예산이 있어야 지속 가능하다. 정부에서 만드는 일자리는 한시적이라는 것만 알아 달라."

 

토론회가 끝난 후 기자는 청년사업단 문제를 지적한 두 방청객에게 정부쪽 답변이 만족스러웠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슬아씨와 신정경씨 모두 "당황했다"며 "정부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늘릴 수 없다면 일자리 창출이란 말을 쓰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곽 위원장은 토론회를 마치며 "이야기해보면 (고용노동부나 청년이나 다들) 생각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의 한계를 드러냄으로써 청년 실업 문제를 바라보는 고용노동부와 청년들의 시각 차만 확인시켜준 토론회였다.

덧붙이는 글 | 김경훈 기자는 <오마이뉴스> 15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청년실업#미래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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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15기 인턴기자. 2015.4~2018.9 금속노조 활동가. 2019.12~2024.3 한겨레출판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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