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 e시민기자'는 한 주간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린 시민기자 중 인상적인 사람을 찾아 짧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인상적'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고요? 편집부를 울리거나 웃기거나 열 받게(?) 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편집부의 뇌리에 '쏘옥' 들어오는 게 인상적인 겁니다. 꼭 기사를 잘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경력이 독특하거나 열정이 있거나... 여하튼 뭐든 눈에 들면 편집부는 바로 '찜' 합니다. [편집자말] |
<오마이뉴스> 편집부 기자의 하루 일과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전화 받기다. 다른 언론사도 비슷하겠지만 참 전화가 많이 온다.
어느 날 '독특한' 전화를 받았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다. 말이 매우 느리고 발음이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곧 알아차렸다. 본인이 쓴 기사를 설명하려는 전화임을….
곧이어 통화를 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뇌성마비로 말하기에 어려움이 많을 텐데도 지금껏 그가 여러 '화제의 인물'를 인터뷰해 온 것이다.
'불편한 몸으로 어떻게 인터뷰를 했을까?'
이 궁금증에서 시작한 이번 주 '찜! e 시민기자', 주인공은 이영광 시민기자다.
이 인터뷰는 지난 15~18일 이메일로 진행했다.
- 본인 소개를 해주세요.
"저는 제 소개 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웃음). 제 소개를 하자면 2009년부터 <오마이뉴스>에 인터뷰 기사를 쓰는 시민기자 이영광입니다.
2009년 CBS 변상욱 대기자를 시작으로 김현정 앵커, <나꼼수> PD인 김용민 교수, 최문순 강원도지사, 민주통합당 신경민 대변인, 배우 김여진씨, 개그맨 노정렬씨 등 정치계와 언론계 등 핫이슈가 있는 곳을 찾아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독자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어떻게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게 되었나요?"음, 이거 말해도 말해도 되나 모르겠네요(웃음). <뉴스앤조이>에서 시작했어요. 왜 <뉴스앤조이>에 처음 올렸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요. 2008년 12월쯤부터 올리기 시작했어요. 쭉 올리고 있었죠. 5월쯤 CBS 김현정 앵커를 인터뷰 해서 올렸어요. 그런데 <뉴스앤조이>측에서 기사를 안 실어주더라고요. 나름 열심히 인터뷰 한건대 기사가 그냥 폐기되면 아깝잖아요.
그때 마침 <오마이뉴스>가 떠오른 거예요. 그래서 바로 가입을 하고 기사를 올리게 되었죠. 어쩌면 <뉴스앤조이>에서 기사를 그때 실었더라면 <오마이뉴스>에 올릴 생각도 못 했을 뿐더러 인터뷰 대상도 기독교 인물에 한정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나님의 은혜죠."(웃음)
- 조심스럽습니다만, 뇌성마비로 말씀하시는 데 불편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사쓰기에 어려운 점이 있을 텐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습니까?"언어 때문에 불편한 것은 특별히 없어요. 다행히도 인터뷰이들이 제 말을 잘 알아 들어주셔서 불편은 없어요. 혹 못 알아들으시면 글씨 써드리면 되죠. 다만 어려운 점이 있다면 인터뷰 한 것을 텍스트로 푸는 데에 타자가 남들보다 늦기 때문에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는 겁니다. 그 외 다른 것은 전혀 없어요."
- 주로 인터뷰 기사를 쓰시는데요, 어떻게 인터뷰 대상을 섭외하시나요? 인터뷰이가 쉽게 인터뷰에 응하나요? "사실 이건 잘못된 측면이 있어요. 제가 인터뷰 기사를 주로 쓰는 건 아닙니다. 주로 쓰는건 칼럼인데, <오마이뉴스>에서 거의 '킬'시키셔서 그렇지 전 인터뷰보다 칼럼을 더 많이 쓰는 편입니다.
그건 그렇고요. 인터뷰 섭외요? 세가지 방법이 있어요. 첫 번째는 트위터를 통한 거에요. 트위터는 중간을 거치지 않고 인터뷰이와 직접 대화가 가능하잖아요. 트위터를 통한 섭외를 가장 많이 하고 섭외 확률도 높죠. 그리고 두 번째는 전화에요. 무작정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라면서 연예기획사나 의원실에 전화해서 섭외하는데 섭외율은 낮죠. 세 번째는 인맥이에요. 그동안 인터뷰를 좀 해서 인맥이 좀 됩니다(웃음). 제가 인터뷰 한 분들은 인터뷰 후에도 연락을 가끔 드리거든요. 일종의 인맥관리죠(웃음). 그 분들에게 말 좀 건네달라고 요청해서 섭외하는 것이죠, 이것도 섭외률이 높은 편이에요."
- 기사가 대체로 깁니다. 기사 한 편을 쓰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나요?"이건 그때 그때 달라요. 인터뷰 시간이 다르잖아요. 일단 인터뷰 녹취록 작성하는 데 6시간이 걸려요. 기사의 한 80%정도를 차지하죠. 그럼 그걸 인터뷰이에게 확인을 요청해요. 혹시 제가 잘 못 들을 수도 있고 발음이 부정확해서 잘 안 들릴 수도 있거든요. 인터뷰이에게 답메일이 오면 편집하고 기사 쓰는 거죠. 그게 한 두 시간 정도 걸려요. 편집하는 게 처음엔 어려웠어요. 다 좋은 말이고 뭘 버려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하지만 지금은 흐름에 안 맞거나 쓸모없는 것은 통으로 과감하게 버려요. 그래도 처음 기사보다는 요즘이 짧을거에요(웃음).
- 지금까지 몇 명이나 인터뷰 하셨나요?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는 누구입니까?"음… 지금까지 제가 인터뷰를 41번 했어요. 그중 인터뷰이가 중복된 게 있어서 한 33명쯤 되는 것 같네요.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요? 글쎄요. 다 기억에 남는다면 답변이 식상하겠죠(웃음) 그런데 정말 하나 하나가 다 기억나요. 그래도 굳이 뽑자면 첫 인터뷰죠. 뭐든 처음이 기억에 가장 남잖아요.
앞서 말했듯이 현재 <뉴스타파>에 출연중인 CBS 변상욱 대기자님이에요. 2008년에 라디오를 듣다 변 기자님 싸이를 본 게 생각나서 방명록에 글을 올렸더니 리플을 달아주시는 거에요. 그래서 얘기를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싸이에서 얘기를 이어갔죠. 그때까지 인터뷰의 인자도 모르고 해본 적도 없었는데 무슨 생각으로 했는지 모르지만 인터뷰 해보고 싶다고 했더니 시간날 때 언제든 오라는 거에요. 그래서 하게 됐죠. 지금 보면 졸작이지만 초심을 생각나게 해서 가끔 본답니다."
- 인터뷰를 할 때 어떻게 하시나요? 녹음을 한 뒤 풀어서 쓰시나요? 서면으로 물어보고 쓰시나요? 구체적인 방법을 말씀해 주세요."저는 일단 서면 인터뷰는 별로 하지 않아요. 인터뷰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인터뷰는 미리 보낸 질문 말고도 답변에 대한 일명 꼬리질문과 돌발적인 질문을 해야 하는데 서면 인터뷰는 그것이 어려워서 되도록 안 하고 있어요. 인터뷰는 녹음을 하고 집에 와서 풀어서 기사를 쓰죠."
- 주요 관심사는 무엇입니까?"관심사는 인터뷰 대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주로 정치와 언론문제에요. 특히 언론쪽 문제는 자신감이 있어서 인터뷰할 때도 다른 문제와 달리 더 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노동문제에 관심을 두려고 해요. 이제까지 높은 분들을 만나왔지만 이제는 서민, 노동자, 철거민 등 사회 그늘진 곳에 있는 분들을 만나 알리고 싶어요. 그리고 기사를 쓰려고 하는게 아니라면 연예인들에 대해 관심 있죠. 특히 아이돌?(웃음). 아, 또 프로야구에 관심이 많은 정도?"
- 편집부에 바라는 바는 무엇입니까?"말 하면 다 해주나요(웃음). 편집부에 바람은 하나죠. 기사배치를 좋은 데에 해달라는 것 말곤 없죠. 제가 전주에 사는데 인터뷰는 거의 대부분 서울로 올라와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경비가 만만치 않더라고요. 그래서 좋은 데 배치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죠."
- 그 외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주십시오."제가 바라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원고료인데, 지금 최하가 2천 원이잖아요. 이걸 천 원이라도 올리면 안될까 하는 바람이죠. 물론 저는 개인이고 회사로 보면 큰 액수니까 어렵다는 것 알아요. 그렇지만 어떻게 안될까요?
둘째는 제 인터뷰만 모은 연재 코너가 있으면 좋겠어요. 알아 보니 조회수가 높아야 한다는 것 같던데, 그래도 제 인터뷰 꾸준히 올리니까 연재코너 해주면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