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을에 출사표를 던진 '촌철살인 클로징 멘트'로 유명한 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 신경민 후보는 24일 "영등포을은 정권심판을 상징하는 지역"이라며 "영등포을 지역을 진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니, 나라가 바로 서기 위해 이길 수 있도록 꼭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영등포구 신길동에 마련한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다.
이 자리에는 당원과 지지자들 수백 명이 몰려 발 디딜 틈 없이 성황을 이뤘다. 특히 통합민주당 한명숙 대표, 정동영 상임고문, 김원기 상임고문(전 국회의장), 정동영 의원, 박영선 의원, 청년비례대표인 김광진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해 신경민 후보의 위상과 이 지역에 당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상징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 지역구 상대 후보는 권영세 새누리당 사무총장이다. 전날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연 권 후보는 서울지검 검사 출신으로 2002년 8월 영등포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8대까지 내리 3선을 한 터줏대감으로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이 지역은 2002년 당시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로 사퇴해 보궐선거를 치렀다.
개소식에서 신경민 후보는 "영등포을 지역은 세 차례에 걸쳐 여당 후보가 당선됐으나, 지난 10년간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며 "이번 영등포을 선거는 원칙과 정의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돼야 하며, 이 지역을 이김으로써 영등포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신 후보는 특히 "영등포을 지역은 단순히 246개 지역 중 한 곳이 아니다. 정권 심판을 상징하는 지역"이라며 "영등포을 지역을 진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다. 정치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것을 지난 4년간 여러분들은 눈으로 보고 느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영등포을이 꼭 이길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개소식이 한창 진행되는 도중에 참석한 한명숙 대표는 "영등포을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이렇게 소박할 줄 몰랐다. 꽉 들어찬 여러분의 모습과 열기에 깜짝 놀랐다"며 감사를 표시하면서 "촌철살인, 개념앵커에서 영등포의 희망, 국민의 희망으로 거듭날 신경민 후보의 개소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신 후보는 자신의 철학을 지키면서 개념앵커로서 국민을 대변하는 준엄한 모습으로 남아 있었고, 선거철에 대변인으로 모시려 하니까 그 무게가 너무 커, 제가 신 후보를 영입할 때 쉽지 않았다"며 "4.11총선과 정권교체를 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결단을 내려 준 신경민 후보가 (권영세 후보를) 확실히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있어 기어코 모셨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특히 "신경민 후보는 앵커로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분이다. 마지막 (촌철살인) 클로징 멘트로 얼마나 많은 탄압을 받았느냐. 하지만 국민들은 답답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단비처럼 시원해했다. 신 대변인은 탄압 받으면서도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며 "이제 MB심판을 위한 수도권 지역의 축으로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영등포을은 여의도를 포함하기 때문에 서울의 중심지다. 신 대변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때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신 대변인이 이명박 정부 심판에 앞장서서 여러분과 함께 이길 것"이라며 "신 대변인이 권영세 사무총장을 물리친다면 수도권 선거에서 우리는 대승을 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사회자로부터 신경민 후보의 전주고 선배라고 소개받은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의 최대 수확은 신경민 후보 영입이었다고 당 안팎에서 이야기하고 있다"며 "신 후보는 정치권이 오래 전부터 탐내던 인물이다. 총선과 보궐선거 때마다 영입을 노력했으나 이번에 당에 들어와 오랜 소원을 푼 것 같다"고 신 후보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전 의장은 "신 후보를 참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능력 있고 대중적 인기도 있으면서도 경쟁관계에 있는 동료들로부터도 존경받고 있다. 그래서 신경민 앵커를 정치권에서 영입하려 했던 것"이라고 칭찬했다.
그는 "MB 권력의 언론장악이 가혹했다. 신 후보가 정치권 유혹을 거절하다가 온 이유는 '군사독재 DNA를 갖고 있는 이 권력이 지속돼서는 안 된다. 권력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이유로 큰 결심을 한 것으로 안다"며 "신 후보가 앞으로 당선된다면 단순히 이 지역만의 국회의원이 아니다. 앞으로 정권교체에 누구보다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나아가 "신 후보의 영등포을 승리가 서울 전체 나아가 수도권 전체의 승리가 되는 견인차가 되길 바란다. 정권교체의 견인차가 역할이 되길 바란다"고 선거 승리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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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부터 김원기 전 국회의장, 청년비례대표 김광진 최고위원, 김민석 전 의원 |
ⓒ 신종철 | 관련사진보기 |
김광진 최고위원은 "저는 대한민국에 '정의력'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정치를 시작했다. 국회의원이 되실 신경민 후보께서 '진실의 힘'을 발휘해 달라"고 짧게 응원했다. '진실의 힘'은 신경민 후보의 선거 플래카드에 적힌 문구다.
과거 이 지역구 출신인 김민석 전 의원(국제변호사)은 "이번 선거는 이긴다. 뭉쳤기 때문이다. 신경민 후보가 권영세 후보보다 확실히 낫다. 원래 여당 사무총장은 깨지는 자리다. 4년 전 경남 사천에서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이 (강기갑 후보에게) 깨졌다. 대통령도 (새누리당) 국회의원들도 한 일이 없기 때문에 이번에 신 후보가 확실하다"며 신경민 후보의 당선을 확신했다.
한명숙 대표의 참석으로 개소식이 무르익을 무렵, MBC에 함께 근무했던 앵커와 기자 출신인 정동영 의원과 박영선 의원이 뒤늦게 참석해 자리를 빛내 줬다.